
[부동산·지방재정·고용 동시에 흔들, 중국식 성장 모델 한계 직면]
중국이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경제 붕괴의 한복판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지방재정·고용·소비가 동시에 침몰하는 가운데, 베이징이 쏟아부은 모든 부양 카드는 하나씩 소진됐고, 국제 전문가들은 이제 탈출구가 없다는 진단을 공식화하고 있으며, 이제 중국의 문제가 단기 경기 둔화를 넘어 구조적 위기로 진입했다고 경고한다.

블룸버그는 17일, “중국 부동산주들이 2024년 9월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시장 반등을 이끌었던 수준 아래로 완전히 무너지며, 해당 부문에 대한 시장의 뿌리 깊은 비관론을 다시 확인시켰다”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산출하는 개발업체 주가 지수는 16일 장중 최대 2.1%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2024년 9월, 베이징은 금리 인하부터 대규모 미분양 매입까지 전방위 부양 패키지를 투입하며 주가 급등을 끌어냈지만, 시장은 ‘이번엔 다르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베이징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주가 반등은 꺾이기 시작했고, 실망감이 시장 전체를 뒤덮었으며, 그리고 이제 주가는 출발점으로 정확히 되돌아갔다”고 짚었다. 베이징이 꺼낸 마지막 카드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진 것이다.
[실제 성장률은 공식 발표의 절반 — 통계 뒤에 숨겨진 진실]
중국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베이징 스스로 내보이는 통계와 현실의 간극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싱크탱크인 로듐그룹(Rhodium Group)은 “역사적으로 10분기 연속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동시에 5% 실질 GDP 성장률을 기록한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2025년 실질 GDP 성장률이 국가통계국 공식 발표치의 절반 수준인 2.5~3.0%에 그쳤다”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언론인들이 참여하여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니폰닷컴(Nippon.com)은 “2025년 중국 정부 총수입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 충격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이후 5년 만의 첫 감소”라고 짚었다. 니폰닷컴은 이어 “국가 금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베이징이 내세우는 5% 성장 통계는 더 이상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듐그룹의 이코노미스트 카미유 불르누아는 “구조적 개혁 없이는 베이징이 생산자 가격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방법이 바닥나고 있다”면서, “주요 정책 도구들이 이미 사실상 소진 상태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로듐그룹 중국시장 연구 파트너 로건 라이트는 “디플레이션 문제는 구조적”이라며 “단기적인 데이터 이상이나 특정 정책 부양책으로 쉽게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더 심각한 것은 집값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주택 가격은 4년 반째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2008년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가계 자산 파괴에 해당한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달리 중국의 하락은 아직도 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170조 위안의 공백-부동산 붕괴가 경제 전체를 삼키고 있다]
외교전문지인 더디플로맷은 “사실 부동산은 단순한 한 개 산업이 아니라 철강·시멘트·건설·금융·지방재정·가계소비 전체를 관통하는 중국 경제의 중심 기둥이었다”면서 “한때 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부동산 비중은 현재 11.4%로 급락했는데, 중국은 지금 그 자리를 채울 대안은 없다”고 밝혔다. 디플로맷은 이어 “로듐그룹 추산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부문의 총규모는 2023년 2조 9,000억 달러에서 2025년 2조 1,500억 달러로 2년 만에 8,000억 달러가 증발했다”면서 “같은 기간 부동산과 연계된 인프라 지출도 7,600억 달러에서 6,500억 달러로 위축되며 GDP 손실만 합산 약 9,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디플로맷은 이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부동산 시장 손실은 이미 120조 위안(약 18조 달러)을 초과했고, 지금은 170조 위안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미국 2008년 금융 위기나 일본의 거품 붕괴를 능가하는 규모”라고 짚었다.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중국에서 이 같은 손실은 소비 붕괴로 직결된다. 소비가 줄면 기업이 감산하고, 기업이 감산하면 임금이 깎이고, 임금이 깎이면 소비가 더 줄어드는 디플레이션 소용돌이가 이미 작동 중이다.
블룸버그는 “주요 원자재 시장도 이 충격을 반영한다”면서 “태양전지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2년 최고점 대비 5분의 1 이하로 폭락했고, 건설 현장에 필수적인 철근 가격은 8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상장 기업 6,000여 곳을 분석한 결과, 2025년 상반기 손실을 기록한 중국 상장기업 비율이 25%를 넘어 최소 4반세기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완커의 붕괴-국가 지원도 막지 못하는 거인의 추락]
블룸버그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Vanke)의 궤적은 이 위기의 본질을 압축한다”면서 “완커는 2025년 연간 순손실로 사상 최대치인 882억 위안(약 128억 달러)을 기록했고, 2개 회계연도 합산 손실이 1,300억 위안을 돌파했다. 2026년 1분기에도 59억 5,000만 위안의 순손실을 냈으며, 같은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86% 급감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이어 “이 천문학적 손실은 완커의 디폴트 회피 여부가 이제 오직 국유 주주의 지원 의지 하나에만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면서 “그러나 국가마저 지갑을 닫는 순간, 시장에는 연쇄 붕괴의 공포가 퍼질 수밖에 없다. 이미 ‘최악은 끝났다’는 섣부른 선언이 수차례 반복됐지만 모두 틀렸으며, 지난해 11월에는 UBS마저 조기 회복 전망을 조용히 철회했다”고 밝혔다.
[지방 재정 전면 붕괴-모든 성이 스스로 먹고살 수 없다]
2026년 1분기, 데이터를 공개한 28개 성급 행정구역 전체의 재정 자립도가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부유한 경제 대성들마저 자체 세입으로 자체 예산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로듐그룹은 “이 재정 공백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중국 은행권 총자산은 70조 달러에 달하지만, 신규 대출 증가율은 사상 최저인 6.1%로 추락했는데, 2007~2016년 평균 18.1%, 2017~2024년 평균 9%와 비교하면, 경제에 혈액을 공급하는 금융 시스템의 동력이 사실상 바닥난 것”이라고 짚었다. 로듐그룹은 “대출의 58%가 기준금리 이하로 집행된다는 것은 은행들이 이미 수익성을 포기한 채 부실 시스템을 연명시키는 '좀비 금융'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지방정부가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공무원·교사·경찰의 임금 삭감과 체불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철밥통(鐵飯碗)'이 동시다발적으로 깨지고 있다.
[공업의 심장부도 무너진다-FAW의 위기와 자동차 대량 폐업]
위기는 금융시장을 넘어 중국 산업 체계의 심장부까지 파고들었다. 1953년 창립돼 중국 최초의 자동차를 생산한 국영 FAW(第一汽車集團)는 전기차 시대 전환 실패와 내연기관 합작 부진이 동시에 덮치며 창춘 본사를 중심으로 한 거대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 한때 '중국 자동차 산업의 요람'으로 불렸던 이 국영 거인의 위기는 당국에 정치적으로도 치명적인 충격이다.
올해 1~4월 중국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6% 폭락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내수를 포기하고 수출로 연명하는 구조로 전락한 것이다. 지방정부 재정 파탄으로 차량 구매 보조금이 대규모로 삭감된 결과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자금난에 빠진 약 50개 업체가 2026년 안에 축소 또는 완전 폐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강국으로 도약하려던 중국의 야망이 내수 붕괴라는 복병에 걸려 삐걱거리고 있다.
[청년의 절망-공식 통계도 감추지 못하는 고용 붕괴]
공식 청년 실업률은 16.9%이지만, 실제 수치는 40%에 근접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에는 1,26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또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다.
베이징의 AI 전략이 기업들에게 인력 효율화를 강요하면서, 중국 대기업들 사이에서 '조용한 해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고용 안정 압박을 피하기 위해 공식 발표 없이 인력을 줄이고 있다. 공식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실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들은 배달 플랫폼과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3억 2,000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 노동자' 군단의 일원이 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마지막 카드-세뇌 캠페인]
경제 해법이 소진되자 공산당이 꺼낸 것은 사상 통제다. 2026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GDP 성장 목표를 1991년 이후 처음으로 5% 미만인 4.5~5%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 신화를 믿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공산당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당국은 청년들의 '누워있기(躺平·탕핑)' 현상을 이념적 나태함으로, 심지어 외세의 배후 조종으로 규정하며 선전 캠페인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사는 문제 해결은커녕 청년들의 분노와 냉소만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은 “2027년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은 소비 부양과 구조개혁 대신 정치적 통제와 기술 패권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베이징은 위기 그 자체를 막을 수단은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 생활 수준은 계속 악화되고 그 충격은 전 세계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린폴리시는 “공산당이 직면한 위기를 '관리된 쇠퇴(managed decline)”로 규정하면서 “이는 정치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기회·제도적 신뢰라는 약속을 점점 이행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는 붕괴가 아니라 더 위험한 무언가-오랫동안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불안정한 균형이다.
중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률 자체가 아니다. 부동산·지방재정·고용·소비가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도 베이징이 시장 개혁보다 통제를 우선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규모 부양책으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묻기 시작했다. 시진핑 체제는 과연 경제를 살릴 능력이 남아 있는가, 아니면 쇠퇴를 관리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인가. 참으로 한심한 나라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