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중국해 암초에 中 설치 부유식 구조물 철거돼" 지난 15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호 데 마신록 또는 파나탁 암초)에서 촬영된 중국 측의 부유식 구조물의 모습. [AFP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에 중국이 기습적으로 설치해 양국 간 극심한 갈등을 유발했던 부유식 플랫폼 구조물이 설치 약 2주일 만에 철거됐다.
필리핀 정부에서 남중국해 현안을 총괄하는 '서필리핀해 국가 태스크포스(TF)'는 2026년 6월 17일 공식 성명을 통해 스카버러 암초(필리핀명 바호 데 마신록)에 배치되었던 중국 측의 부유식 플랫폼 구조물이 사라진 사실을 보고했다. 해당 기관은 이 날 오전 일찍 전개된 주변 해역의 해상 순찰과 정밀 감시 작전 과정에서 문제의 시설물이 현장에서 완전히 철거된 상태임을 육안과 장비로 포착했다. 다만 해당 적치물을 물리적으로 치운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와 방식을 거쳐 철거 작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성명에서 세부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국가 태스크포스는 이번 시설물 소멸을 공식 확인하면서도 해당 도서에 대한 자국의 지배권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해당 기관은 "우리는 구조물 제거 사실을 인지하면서 '바호 데 마신록'이 필리핀 영토의 필수 불가결한 일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우리의 원칙적이고 확고한 입장을 재차 강조한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과거의 역사적 행정 기록과 공식적인 국가 문서, 현지 실측 조사 결과 및 끊임없이 이어져 온 실효적 행정 관리 활동 등을 명백한 근거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카버러 암초에 대해 분할할 수 없고 본질적인 논쟁의 여지도 없으며 오랜 세월 확고히 유지되어 온 독점적 주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자국 정부만이 해당 구역 내부에서 인공 구조물을 축조하거나 해양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권리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안보 당국은 이번 철거 조치와 무관하게 분쟁 수역에 대한 군사적 경계 태세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가 태스크포스는 비록 갈등을 유발했던 부유식 기지는 사라졌으나 향후 필리핀 정규군과 해안경비대를 비롯한 유관 정부 기관들이 해당 해역 안팎에서 기획된 정기 해상 순찰 활동을 중단 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달 초 필리핀 군과 정보 당국은 인공위성 촬영 사진을 정밀 분석하는 과정에서 성인 6명이 상주할 수 있고 상부에 대형 통신 안테나가 장착된 가로와 세로 각 6미터 크기의 사각형 부유식 플랫폼이 스카버러 암초 내부에 침투해 있는 상황을 최초로 식별했다. 당시 필리핀 당국은 이를 자국 영해에 대한 심각한 주권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중국 정부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자진 철거를 요구했다.
반면 외교적 마찰의 원인을 제공한 중국 측은 해당 장비가 순수한 학술 목적의 임시 구조물이었다고 반박하며 영토 침탈 의도를 부인했다.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 공식 계정을 통해 "관련 과학연구 임무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명시하며 해당 시설물이 중국과학원 산하 남중국해 해양연구소에서 특정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임시로 가설했던 과학 연구 시설이었음을 뒤늦게 공개했다. 이는 임무 완수에 따른 자발적 철수 형식을 취함으로써 필리핀 측의 강경 기조에 밀려 퇴각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외교적 수사로 풀이된다.
지리적으로 필리핀 북부 루손섬에서 불과 240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한 반면 중국 하이난성에서는 9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의 독점적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해 있어 전통적으로 필리핀 영세 어민들의 주력 조업 기지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2012년 대형 해경선과 해상민병대 무장 선박들을 이 구역에 상시 배치해 통제권을 강탈한 이후 필리핀 민간 어선의 접근을 원천 차단해 왔다. 나아가 영해권을 주장하며 진입을 시도하는 필리핀 관공선과 군 보급선을 향해 고압 물대포를 무차별 분사하는 등 물리적 충돌을 반복적으로 야기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영유권 대립이 양국 군사 지휘부 간의 개인적 제재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며 전방위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그의 직계 가족들을 대상으로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과 마카오 영토로의 입국을 전면 차단하고 중국 내 기업이나 개인이 이들과 상업적 거래나 협력을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 제재를 기습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제재 사유에 대해 테오도로 장관이 그간 다수의 공식 선상에서 중국의 해상 활동과 관련한 허위 주장을 반복적으로 유포하여 중국의 정당한 국익을 훼손하고 양국 간의 외교적 신뢰 관계를 파괴했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이러한 중국의 인적 제재 압박에 대해 당사자인 테오도로 장관은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장관은 "그들이 우리 바다에서 저지르는 사악한 행위에 맞서 나는 그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내 의무를 계속해서 다할 것"이라고 확언하며, 서필리핀해에서 전개되는 중국의 강압적인 군사 행동에 타협 없이 맞서 싸우겠다는 군 수장으로서의 결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