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6-06-18 05:00:01
기사수정

3월 이란의 공습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가 이란의 해상 봉쇄로 큰 타격을 입었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물류 의존도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 대규모 항만·인프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날 보도를 통해 걸프지역의 대표적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집중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여 독자적인 무역로를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을 발동했다고 전했다. 사니 알제유디 UAE 대외무역장관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와 관계없이 이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제로'(0)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강력한 추진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이 곧 재개될 것이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새로운 계획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영구적인 대안 경로 마련에 무게를 두었다.


그동안 UAE는 원유를 비롯한 주력 석유제품의 수출입 물량을 페르시아만 내부에 위치한 칼리파 항구와 제벨알리 항구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이들 거점 항구는 지리적 특성상 반드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만 외부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어, 최근 발생한 전쟁 기간 동안 극심한 물류 마비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 UAE는 해협 바깥쪽에 자리 잡은 푸자이라 항구와 코르파칸 항구를 긴급 우회로로 동원해 전력 대응했으나,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거대한 물동량을 감당하기에는 인프라의 처리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실책을 절감했다.


이에 따라 UAE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동부 오만만 연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류 지형도 개편을 단행한다. 알제유디 장관은 기존의 푸자이라, 코르파칸, 딥바 항구를 대규모로 확장하는 것은 물론 동부 해안에 최소 1개 이상의 신규 항구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내륙 서부에 집중된 핵심 유전 지대로부터 동부 연안 항구까지 가로지르는 대형 송유관 가설 작업을 포함해, 배후 수송 체계를 뒷받침할 철도와 도로망 등 연계 교통 인프라 혁신에도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미 UAE는 푸자이라 항구를 거치는 원유 수출 역량을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2 송유관 건설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추가적인 수송력 확보를 위한 제3 송유관 신설 안건도 수면 위로 올려 검토를 진행 중이다. 현재 아부다비 유전과 푸자이라 항만을 직접 연결하고 있는 기존 송유관의 수송 능력은 하루 최대 150만 배럴 수준으로, 이는 UAE 전체 일일 산유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연쇄 프로젝트들이 현재 기획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정확한 공사 일정이나 예산 편성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으나, 최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알제유디 장관 역시 "방향성은 이미 정해졌다"며 "추진을 위한 전체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추진 현황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UAE가 호르무즈 해협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액체 상태로 흐르는 원유나 석유제품은 송유관 연장을 통해 동부 항구로 비교적 수월하게 보낼 수 있지만, 저온 보관이 필수적인 액화천연가스(LNG)나 중량이 큰 알루미늄 같은 핵심 원자재의 운송 경로를 통째로 바꾸는 작업은 기술적·비용적으로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조업과 농업 기반이 취약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지로부터의 수입품에 생필품을 의존하는 경제 체제 특성상, 동부의 신설 항구들이 세계적인 컨테이너 허브로 군림해 온 제벨알리 항구의 막강한 처리 능력을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령 동부 항구로 화물을 내린다고 해도 소비처인 두바이나 아부다비 등 핵심 대도시까지 수백 킬로미터 거리를 내륙으로 다시 수송해야 하므로 2차 물류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물류비 통제 지적에 대해 알제유디 장관은 "철도망 확장으로 물류비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대적인 전방위 인프라 확충 속에서도 기존의 대형 무역 거점들이 가진 본연의 가치와 기능은 단절되지 않고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유지될 것임을 함께 시사했다. 그는 이어 "제벨알리, 칼리파 항구는 여전히 재보급 허브 역할을 유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기존 서부 항만의 글로벌 환적 기능과 동부 신설 항만의 지정학적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이원화 전략을 분명히 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666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