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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6-18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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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EPA·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체결할 예정인 양해각서 초안이 공개되며 양국의 영구적 종선 선언과 경제적 보상 조치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14개 조항의 양해각서(MOU) 초안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을 진행하고 현재 치르고 있는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 이번 종전 선언의 범위에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는 레바논 전선까지 포함된다. 아울러 양국은 상대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서로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양측은 이번 서명 이후 최대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후속 협상을 진행하며,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상호 합의 하에 협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었다. 이에 따라 이란 핵 문제를 비롯한 핵심 쟁점들의 세부 내용을 다루는 본격적인 조율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동안 단편적인 언론 보도로만 전해졌던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체계와 대가도 이번 초안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 핵심 내용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다시 허용하고 묶여 있던 동결 자산을 해제하는 한편, 전쟁으로 무너진 이란의 경제 재건을 돕기 위해 최소 3천억 달러(약 453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보장하는 방안이다. 특히 미국이 협약 체결과 동시에 대이란 해상봉쇄를 전면 해제하고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허용한다는 문구가 초안에 명시됐다. 이러한 허용 범위에는 원유 매매와 직결된 금융결제 시스템의 이용은 물론 해상 운송과 보험 등 정상적인 무역에 필요한 전방위적 서비스가 함께 포함됐다.


해상봉쇄가 풀리고 원유 수출을 가로막던 제재가 철회되면 이란은 수출 확대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그간 미국의 고강도 원유 수출 제재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과 타격을 입어온 이란 입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경제적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란이 강하게 요구해온 동결자산 해제 조항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이 자산은 대부분 미국의 제재 조치로 인해 해외 은행에 묶여있던 원유 수출 대금이다. 전체 규모가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이란은 그 자금이 최소 1천억 달러(약 151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다만 동결자산의 해제 시점을 놓고 양국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대립하고 있다. 이란은 협약 서명과 동시에 자산이 즉각 해제되는 것으로 받아들인 반면, 미국은 향후 본 협상의 타결과 이행 상태를 보며 제공하는 대가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개된 초안에는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이란의 동결자산을 해제하고 이란 중앙은행이 지정하는 용도로 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기록됐다. 표현 자체가 다소 모호하게 구성되어 있어 향후 실행 과정에서 양측의 해석 차이로 인한 마찰이 예상된다. 최소 3천억 달러 규모의 이란 경제 재건 기금 조항 역시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미국이 지역 내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이란의 경제 재건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수립하고 자금 조달을 보장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이 자금이 민간 투자기금의 형태로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전체 목표액의 절반이 넘는 자금이 출자 약정된 상태이며 여기에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및 미국의 기업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형식을 민간 기금으로 포장했을 뿐 사실상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배상금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거액의 기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자국 동맹국들을 압박해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사적 조치와 의무 사항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제시됐다. 미국은 최종 합의 체결 후 30일 이내에 이란 주변 지역에 전진 배치했던 자국 군대를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이란이 이행해야 하는 조치는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매설된 기뢰를 제거해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오가는 상선 운항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원한다"는 약속 등 기존에 거론되던 수준에 그쳤다. 미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겨온 이란의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는 향후 진행될 본 협상의 과제로 미뤄졌으며, 최종 합의 전까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수준을 현재 상태로 동결하기로 해 당장은 미국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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