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USCC 동시 경고—소비 역성장과 자본 이탈이 동시에 시작됐다]
중국 경제가 마침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5월 중국 소매판매는 팬데믹 회복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0.2%)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비와 부동산, 투자와 자본 이동이 동시에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의회 산하 USCC는 "단기 충격과 구조적 취약성이 충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성장 모델이 근본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15일, “중국 소비 지출이 팬데믹 회복 이후 처음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중간값 기준 5월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수치가 확정되면 코로나 봉쇄 해제 이후 중국 소비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연초의 깜짝 반등 이후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속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으며, 투자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하고 소비는 취약한 고용시장과 가속화되는 인플레이션에 짓눌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기저 소비 모멘텀이 약하다. 가계의 부채 축소 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재정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경기 안정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5월 한 달간 가계의 단기·장기 대출 상환이 동시에 지속되면서 은행의 가계 대출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USCC 긴급 보고: “단기 충격 + 장기 구조 취약성의 충돌”]
블룸버그 보도 닷새 전인 지난 9일, 미국 의회·행정부의 중국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최신 중국 브리핑에서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단기적 공급 충격이 장기적 구조적 취약성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핵심 경고를 발령했다.

USCC는 이어 “4월 산업생산과 제조업 투자 약화 지표는 이란 분쟁이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중국은 연간 성장률 목표 4.5~5%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7월 정치국 회의에서 어려운 결정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USCC 는 이와 함께 “7월 정치국 회의'를 분수령으로 명시한 것은, 지금의 경제 추락이 이미 정치적 선택을 강제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경제 구조의 균열은 자본 이동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7일, “베이징이 지난 5월 말 해외 증권 거래 '불법' 단속을 전격 발표한 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카이위안증권 추산에 따르면 위험에 처한 자산 규모는 54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투자자는 ‘두 브로커에 보유 중이던 자산 전체를 지난 2주간 청산했으며, 현재는 역외 법인 설립 등 대체 투자 경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본통제 강화는 블룸버그가 5월 25일 별도로 보도한 해외 주식 거래 규제 강화 조치와 맞물린다. 자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잃은 민간 자본이 출구를 찾고 있고, 국가는 그 출구를 틀어막는 형국이다.
[4월의 충격: 소매·투자·부동산 동반 추락]
이 6월의 위기는 4월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CNBC는 지난 5월 18일, “4월 소매판매가 전년 대비 0.2% 성장에 그치며 2022년 12월 이후 40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2.0%를 완전히 밑도는 수치였다”고 보도했다.
CNBC는 이어 “자동차 판매 -15.3%, 가전제품 -15.1%, 건자재 -13.8%, 가구 -10.4%로 내구재 시장 전반이 동반 붕괴했다”고 짚었다.
투자 지표는 더 참혹했다. 로이터는 “1~4월 고정자산투자가 전년 대비 -1.6%로 위축됐으며, 이는 1~3월의 +1.7% 성장에서 급격히 역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투자는 4월 기준 전년 대비 -13.7%로, 3월의 -11.2%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회복이 아닌 가속 추락이다.
[1분기 5%의 정체: 데이터가 숨긴 세 가지 균열]
그렇다면 올해 1분기 공식 성장률 5.0%는 어디서 왔을까? USCC 5월 브리핑은 이에 대해 “내수 소비 부진 지속, 통계 방법론 불일치, 이란전쟁발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세 역풍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성장 수치는 2025년 수치의 하향 수정에 기인하는 부분이 있으며, 소비자 차원에서는 소매판매가 2025년 12월 바닥(0.9%)을 찍고 잠시 반등했다가 3월(1.7%) 다시 둔화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아시아도 “수출이 내수 부진을 상쇄하는 형태로 지탱한 성장이며, 이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1분기 5% 성장 발표는 허수라는 의미다.
[수출 흑자 1조 2,000억 달러: 강점인가, 내수 붕괴의 출구인가]
USCC 2월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무역흑자는 역대 최초로 1조 2,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는 ‘과잉생산과 내수 부진이라는 국내 불균형으로 인해 저가 중국산 상품이 세계 시장을 범람한 직접적 결과’에 불과하다”면서 “내수 수요를 잃은 공장들이 가격을 낮춰 세계 시장으로 밀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정치적 리스크 연구·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그룹은 “이 메커니즘이 '내권화(內卷化)'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다시말해 “너무 많은 기업이 너무 적은 수요를 놓고 경쟁하며 가격을 베어낸다. 마진 붕괴 → 임금·고용 삭감 → 소비 위축 → 수요 재약화의 악순환”이 그것이다. 유라시아그룹은 “부채가 이 사이클의 매 회전마다 더 무거워진다”고 지적했다.
USCC 2025년 연례보고서도 이를 “이중 속도 경제”로 규정했다. “첨단 제조업은 풍부한 정책 지원과 자본 접근성을 누리지만, 광범위한 경제 성장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소비는 정체 임금, 실업, 높은 가계 부채, 취약한 사회 안전망 속에 미온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설명이다.
[나카마에 진단: 재정·통화 수단 모두 소진]
이 구조적 함정을 돌파할 정책 수단은 이미 소진 상태다. 일본의 나카마에 타다시(中前忠) 나카마에 국제경제연구소 대표는 지난 12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 기고한 칼럼 ‘중국 경제는 괜찮은가?’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의 모든 선택지가 이미 고갈됐으며, 균형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M2 통화량은 51조 달러를 넘어 미국(23조 달러)의 두 배를 웃돌지만, 이 유동성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뱅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랜트 펑은 “중국 경제는 기술 주도 강세와 지속적인 주택 부진이 공존하는 이중 속도 경제로 가장 잘 묘사된다”면서 “소비 주도 성장으로의 결정적 전환 없이는, 내수가 경제를 계속 발목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그 이유를 정치에서 찾는다. “2027년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은 소비 부양과 구조개혁보다 정치적 통제와 기술 패권을 우선시할 것이다. 베이징은 위기를 막을 수단을 갖고 있지만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 7월 정치국 회의, 시진핑의 선택이 분수령이다]
블룸버그 6월 14일 보도, USCC 6월 9일 경고, 로이터 6월 7일 자본 이탈 보도가 동시에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중국 경제가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다. 5월 소비의 팬데믹 이후 첫 역성장, 고정자산투자의 마이너스 전환, 부동산 투자 낙폭 재확대, 자본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자금 이탈— 이 신호들이 동시에 점등됐다. USCC가 명시한 대로, 7월 정치국 회의가 분수령이다. 그러나 유라시아그룹의 진단처럼 2027년 당대회를 앞둔 시진핑이 구조개혁이 아닌 정치적 통제를 택할 것이라면, 이 '느린 화재'는 더 오래, 더 깊이 타들어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는 지금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성장 모델 자체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부동산이 무너진 자리를 제조업 수출이 메웠지만, 그 결과는 과잉생산과 무역 갈등의 확산이었다. 소비를 키우려면 가계에 부를 이전해야 하지만, 이는 국가 중심 통제 모델과 충돌한다. 결국 7월 정치국 회의는 경기 부양책의 발표 여부보다 시진핑 지도부가 성장과 통제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정치적 통제가 계속 우선된다면, 중국 경제의 '느린 붕괴'는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될 수 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