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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8 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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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군산공장 페쇄 철회를 위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지엠은 지난 13일 경영악화를 내세워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GM이 한국에서의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이미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 9곳의 서비스센터도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다. 서비스센터의 외주화는 지난 2009년과 2013년에도 검토되었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수익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한국GM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임금 삭감도 추진한다. 지난 7일 시작된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이미 노조측에 이를 통보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리가 없기에 한국GM의 행보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노조이기주의의 끝판왕 자동차업계

 

한국GM이 결국 단계적 철수로 가닥을 잡은 것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 때문이다. 한국GM이 밝힌 매출 대비 임금 비율(2016)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몰락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국내 완성차 5사 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매출 대비 12.2%에 달한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년 9,104만원으로 7.8%에 불과하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년 8,040만원이면서 비율도 9.5%이다.

▲ [자료제공: 한국GM]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는 계속 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또 임금 상승을 요구한다. 2017년 현대자동차 노조는 24번이나 파업을 했다. 이 파업으로 사측이 추산한 생산 차질액은 17천억 원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2017년 현대차의 여업이익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조원 이하로 떨어져 4.7%를 기록했다.


돈을 많이 받는 만큼 생산성은 높아야 하지만 노조 이기주의는 이와는 정반대로 간다. 그러한 흐름은 결국 일자리의 축소로 이어진다.


전 세계 자동차 공장 148개의 생산성을 비교한 하버리포트’(2016년판)에 의하면 한국GM의 군산공장 생산성은 130위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한국에서의 경영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니겠는가?

 

여기에 친노조성향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조는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래서 사측을 압박한다. 집권 여당은 그럼에도 노조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지금의 법과 제도도 파업은 쉬우나 해고는 어렵게 되어 있어 일방적으로 노조에 유리하다


우리나라는 노조원의 절반만 동의하면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반면 독일은 노조원의 3/4, 미국은 2/3가 찬성하여야만 한다.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 사측은 올스톱 할 수밖에 없다. 대체근로자들을 투입할 수 없도록 법이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업은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일, 미국, 일본은 노조가 파업을 해도 대체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을 해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멍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국GM 철수가 가져올 파장

 

한국의 언론은 아직도 양비론적 성향 보도가 강하다. 노조도 문제있지만 기업도 역시 문제라는 식이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한국GM에 관한한 누가 글로벌 CEO라도 당연히 철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다가 노조에 의한. 노조를 위한 경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GM본사의 입장에서 한국GM’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흑자가 나야하거나 앞으로 긍정적 경영 신호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GM은 둘 다 먹구름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미국 GM회장이 한국을 방문하여 대통령을 면담한 이후 경영 적자임에도 오히려 8조원이 넘는 투자를 결정했다. 이때도 역시 군산공장 철수 논의가 있었었다. 그렇게 GM이 공격적 경영을 하게 된 배경에는 기업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마디로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화경은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친 노조, 반기업 정책이 가져온 결과이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 내에서의 친기업 정책이 결실을 맺게 되면서 미국으로의 회귀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큰 몫을 한다. 과거에는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지만 이제는 미국내에서 경영을 해도 충분히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정세가 비관적인 점도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 군산공장 철수 논의가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미 작년부터 우수협력사들의 미주지역 이전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 그리고 한반도의 정세 불안, 곧 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한국GM의 경우 노조의 임금 삭감 동의가 없으면 결국 철수의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GM의 임금 삭감이 이루어질 경우 이 흐름이 현대.기아차 등의 동종업계에 미칠 영향 때문에 노조가 무조건 반대하고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노동유연성도 좋지 않고 고임금 저효율 구조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GM의 본격적 철수 논의가 두려운 더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한국경제에 끼치게 될 파장 때문이다.


우선 한국GM30만명 일자리 상실은 한국 경제를 충격으로 몰고 갈 것이다. 어쩌면 단순한 30만명을 넘어 한국GM으로 인한 2, 3차 방계산업까지 합친다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경우 문재인정부의 공약 제1호는 완전히 붕괴되고야 만다. 당연히 청와대의 일자리 상황판도 내려야 할지 모른다.


여기에 이미 시작된 트럼프 정부의 한국 경제에 대한 공격적 정책들은 2018년 이후 한국 경제를 암흑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의사결정 체제이다

이번에도 한국GM문제로 GM본사의 배리 앵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한국에 와서 청와대 경제수석,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산업은행 회장, 기획재정부 차관까지 만나 지원을 요청했지만 어느 누구도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부랴부랴 경제부총리 주재로 차관급회의를 열었지만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아마도 장관급 회의를 해도 마찬가지일지 모른다. 지난 정부때 인사에 개입했다며 산업부 국장을 구속시킨 정부이다


이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한국GM에 지원을 누군가가 결정하게 된다면 곧바로 구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정부의 바람잡이 좌파들이 한국GM에 대한 일방적 지원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가 총대를 맬 수 있겠는가?

 

결국은 청와대가 결정할 수밖에 없다. 매사가 지금 그렇게 돌아간다. 그러나 이또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적폐로 몬 중요한 사유 중의 하나가 서별관회의였다. 경제부처장관들이 청와대에 모여 경제수석과 함께 경제에 관한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서별관회의를 문재인정부는 적폐라고 규정했고, 밀실야합’, ‘부실기업에 세금 퍼주기로 엄창난 공격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 한국GM의 경우에는 문재인정부도 그러한 회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때 문재인 정부는 그 서별관회의를 뭐라고 변명할지 두고 볼 일이다. 자신들이 던진 그물에 자신들이 엮이는 형국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노조가 변해야 한국 경제도 희망이 있다.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은 지난 20169월 전 직원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바 있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던 노조를 염두에 두고 보낸 메시지였다.


당시 한국GM의 경영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다. 2014년부터 판매량 감소가 이어지더니 2016년에도 판매 부진이 계속되었다. 9월 판매량은 전달보다 11.1%나 감소한 12773대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당시 노조는 기본급 152050원 인상, 성과급 400%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2017년에도 그러했다. 실적 부진에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전년보다 오히려 높은 기본급 154883원 인상과 성과급 500% 지급을 요구했다. 파업도 5차례나 단행했다. 결국 제임스 강 사장은 중도 퇴임하고 말았다.


GM은 이렇게 말한다. “적자에도 성과급을 달라고 하는 사업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이다. 파업으로 공장을 멈춰도 수입의 80%는 보전된다. 이런 판국이니 원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국GM의 매출액 대비 원가율은 2009년부터 이미 90%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으로는 경영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와중에 GM의 노조간부가 1년 전 채용 대가로 1인당 2500만원에서 7500만원까지 받아 챙긴 사건이 발생해 더욱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 전체 입사자 중 35.5%가 부정입사자라는 소식도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201728, 인천지검은 한 노조간부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화장실 천장에서 돈 뭉치 4억여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간부의 자동차 트렁크에서도 현급 5천만원이 발견되었다. 이 간부는 납품업체들에게서 56천만원의 뒷돈을 받았고, 직원 여러 명에게서 채용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노조가 또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철수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노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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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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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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