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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21 18:04:29
  • 수정 2018-01-21 18: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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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의한 시장외적인 힘에 의한 독점이 아니라면 대부분 독과점은 소비자의 선택의 결과다

-어떤 독과점도 영원하지 못하다. 다른 기업보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 주는 혁신의 결과일뿐

-생태계란 어떤 기업이 시혜적으로 시장을 할당한 것이 아니고 각자의 장점 내세워 경쟁한 결과

종종 시장 규제를 강화화려는 사람들은 독과점 피해를 과장한다. 그런데 정부에 의한 시장외적인 힘에 의한 독점이 아니라면 대부분 독과점은 소비자의 선택의 결과다.

그리고 어떤 독과점도 영원하지 못하다. 독과점은 해당 기업들이 다른 기업에 비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혁신의 결과다. 그러니 다른 기업이 또 그런 혁신에 성공하면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언제든지 교체된다. 망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이 매우 커서 승자독식 현상이 심하다는 IT만 해도 IBM에서 HP로 그리고 델(Dell)로 애플로 승자가 계속 바뀐다.

반도체는 특허가 많아서 신규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산업이다. 그런데 PC에서 스마트기기로 옮겨가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 속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로 인텔의 지위를 빼았고 있다. 이 땅의 입 가진 자들은 모두 삼성전자가 값싼 메모리 반도체가 아니라 인텔처럼 비메모리 칩을 생산해야 한다고 어설픈 훈수를 두어왔다.

노키아의 몰락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재벌이 영원한 것처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말하지만 재벌의 순위 변화와 몰락도 끊임없이 진행되어 왔다. 2017년만 해도 현대중공업 등은 10대 재벌에서 탈락했고 많은 순위 변화가 있었다.

독립 책방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미국 책방시장을 독점화한 반스앤노블스(Banes and Nobles)는 승리의 축배를 오래 즐길 겨를이 없었다. 가상 공간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선점한 아마존이 등장해 시장의 규칙을 완전히 새로 썼기 때문이다. 골목 시장을 평정하고 백화점을 부도로 몰아넣은 월마트의 혁신 역시 아마존이라는 새로운 경쟁자에 의해 거세게 도전받고 있다.

독과점이라는 것이 마치 영원한 것처럼,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현상을 무조건 나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시장의 경쟁이라는 현실을 묵과한 결과이다. 그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규제론자들이거나 시장의 경쟁이 아니라 권력에 기대어 시장을 할당받으려는 이해집단들인 경우가 많다.

네이버의 독점 또한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6~7개 되는 검색엔진 경쟁자들을 ‘지식인’이라는 혁신 서비스로 일거에 뒤집은 결과다. 네이버의 독점력은 결국 소비자들이 검색엔진은 네이버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데서 오는 결과다. 그것은 결국 소지자의 선택일 뿐이다. 그 네이버는 전세계를 지배하는 구글과 야후를 한국 시장에서 물리치고 오늘의 위치에 선 기업이다. 생태계라는 말을 사람들은 너무 편하게 사용한다. 네이버 운영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바보들이 글로벌 경쟁을 물리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겠는가?

언론이나 국외자들이 말하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네이버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생태계란 어떤 기업이 시혜적으로 시장을 할당해 주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경쟁한 결과가 생태계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대기업이 시혜적으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애플도 페이스북도 그렇게 생태계를 조성하지 않는다. 내 플랫폼에 와서 상호 이익이 되는 서비스가 있으면 협력하는 것이고, 내 텃밭을 빼앗을 것 같으면 방어하고 무찌르는 것이 생태계이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생태계에서 많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라는 생태계 위에서 많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판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판 자체를 장악할 것처럼 위협적인 소프트웨어들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에 대항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공짜로 배포하였고, 킬러앱(Killer App)으로 등장했던 ‘유도라(Eudora)’라는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무력화하기 위해 아웃룩 익스체인지(Outlook Exchange)를 무료로 배포했다.

리얼오디오(Real Audio)가 스트리밍 음악으로 인기를 끌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Windows Media Player)가 공짜로 주어진 것이다. 어디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시장이다. 이런 경쟁의 결과 우리는 숱하게 많은 서비스와 앱을 공짜로 쓰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검색엔진 때문에 네이버에 고객이 오는데 만약 사진과 클라우드(Cloud) 서비스 때문에 다른 회사로 소비자들이 몰려가면 네이버의 가치는 폭락하는 것이다. 그러니 숱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세업자들을 위해 네이버더러 그런 서비스는 하지 말라는 것은 사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시장은 경쟁이다. 이를 자꾸 갑을 관계의 자비의 문제로 치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정부의 기조도 그렇다. 시장은 자비가 아니라 경쟁이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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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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