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측의 중재를 거쳐 우크라이나 사태를 매듭짓기 위한 3자 종전 협상 테이블에 전격 복귀한다.
크렘린궁은 미국이 판을 마련한 3국 평화 회담 참여 방침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의 사전 언급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는 취재진에게 "러시아 대표단이 10∼11일 아부다비에서 3자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로써 교착 상태에 빠졌던 외교적 접촉이 다시 물꼬를 트게 됐다.
회담 의제는 전후 질서 재편과 인도주의적 조치에 집중될 방침이다. 앞서 윗코프 특사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회담 일정을 공개하면서 "이번 협상에서는 전후 안보 체제, 긴장 완화, 인도적 지원 노력, 평화를 향한 향후 조치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재역을 자임한 미국 행정부는 충돌 위험을 낮추고 장기적인 안정 장치를 설계하는 데 협상력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 협상팀은 종전 실무를 전담해온 핵심 참모가 진두지휘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동안 대화 창구를 이끌어온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번에도 사절단을 통솔한다고 밝혔으며, 파견단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직통 지침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는 최고 지도부의 의중이 협상장에 직접 반영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아부다비 회동은 지난달 2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윗코프 특사가 담판을 짓고 3자 대화 재가동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미국이 다리를 놓은 직전 3자 접촉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에 열린 바 있어, 성사될 경우 약 9개월 만에 3개국이 마주 앉는 중대 분수령이 된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수도 인근 군사기지에서 불거진 탈영병 가혹행위 논란을 정조준하며 여론전도 펼쳤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키이우 정권을 위해 싸우고 싶지 않은 이들은 우리 군에 항복할 수 있다"고 발언하며 상대측 군 내부의 사기 저하와 혼선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