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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결국 선 넘은 러시아…폭발한 유럽 ‘더는 못 참는다’ - 투스크 “러시아, NATO 영토에 드론·로켓 공격 준비” - 리투아니아 영공서 NATO 전투기 첫 드론 격추 - 그런데 러시아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있다…‘EU 내부 분열’
  • 기사등록 2026-09-19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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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 “러시아, NATO 영토에 드론·로켓 공격 준비”]


러시아의 ‘전쟁 아닌 전쟁’이 유럽의 인내선을 넘어서는 분위기다.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독일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화물기를 노린 데 이어 러시아 군함은 덴마크 군용헬기를 향해 조명탄을 발사했고, 리투아니아 영공에서는 NATO 전투기가 폭발물을 실은 드론을 처음으로 격추했다.


유럽의 판단도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방화·사보타주·사이버 공격·드론 침범 등을 개별 사건으로 대응했다면, 이제는 이를 하나의 지속적인 ‘하이브리드 위협’으로 묶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EU가 이른바 ‘유럽판 NATO 4조’에 가까운 새로운 공동대응 메커니즘을 추진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AP통신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가장 심각한 경고는 폴란드에서 나왔다”면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폴란드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원국을 상대로 드론이나 로켓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투스크 총리는 특히 “러시아가 이러한 공격을 ‘우발적 사고’처럼 위장해 NATO 회원국들의 집단 대응 의지를 약화시키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격이 이뤄질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을 둘러싼 동유럽의 경계 수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리투아니아 영공서 NATO 전투기 첫 드론 격추]


그 경고에 앞서 14일 밤부터 15일 새벽 사이 벨라루스 방향에서 리투아니아 영공으로 드론 한 대가 침입했다. 리투아니아 외무부에 따르면, NATO 지휘 아래 발트해 항공임무를 수행하던 이탈리아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들이 출격해 이를 격추했다.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18일 드론 잔해에서 폭발장치가 발견돼 안전하게 처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물론 리투아니아 당국은 드론이 벨라루스 방향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체의 정확한 출처와 소유자, 침범 목적은 아직 수사 중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이를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보낸 공격용 드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NATO 전투기가 리투아니아 영공에서 실제 침입 드론을 격추했다는 사실 자체가 발트해 안보 상황의 변화를 보여준다.


[러 군함은 덴마크 헬기에 조명탄…한 발은 아슬아슬하게 비켜가]


하루 앞선 14일에는 러시아 군함과 NATO 회원국 덴마크군이 직접 충돌할 뻔했다. 덴마크군에 따르면 게드세르 인근 국제수역에서 러시아 호위함이 통상적인 사진촬영 임무를 수행하던 덴마크 공군 페넥 헬기를 향해 조명탄 2발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한 발은 헬기 가까이 지나갔다.


러시아는 오히려 덴마크 헬기가 자국 군함 주변에서 위험한 기동을 했다며 코펜하겐에 항의했다. 양측 주장이 충돌하고 있지만 NATO 회원국 군용기와 러시아 군함이 실제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접근했다는 점에서 발트해의 군사적 긴장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


[폰데어라이엔 “NATO 4조 같은 EU 대응장치 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연설에서 새로운 ‘대하이브리드 플레이북(counter-hybrid playbook)’을 공식 제안했다. 핵심은 무력공격에는 미치지 않지만 회원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보타주·드론·사이버 공격 등이 발생했을 때, EU 회원국들이 즉각 모여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NATO 회원국이 안보 위협을 느낄 경우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NATO 조약 4조와 비슷한 발상이다.


폰데어라이엔은 영국·노르웨이·우크라이나·캐나다 등까지 참여할 수 있는 ‘유럽안보이사회’ 구상도 함께 내놨다. 아직 구체적인 발동 기준이나 법적 구속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전쟁 문턱 아래 공격’에 유럽이 공동 대응할 제도적 틀을 만들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라이프치히 ‘폭탄 드론’…독일은 러시아를 공식 지목]


유럽이 대응 원칙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는 지난달 4일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생한 폭발물 드론 사건이었다. 우크라이나 안토노프항공 화물기 인근에서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탑재한 드론이 발견됐고, 독일 정부는 한 달 가까운 조사 끝에 이달 1일 러시아가 사건에 관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AP에 따르면,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은 “현장에서 발견된 드론 구성과 폭발물·기폭 기술 등이 과거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작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하고 본의 러시아 총영사관과 베를린 ‘러시아의 집’ 문화원을 폐쇄하는 대응조치를 발표했다.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확인된 러시아 연계 하이브리드 작전만 151건]


라이프치히 사건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이것이 고립된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중·동부 유럽의 외교·안보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싱크탱크인 글롭섹(GLOBSEC)과 국제대테러센터(ICCT)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침공 이후 2026년 2월까지 유럽에서 확인된 러시아 연계 하이브리드 작전을 151건으로 집계했다. 연구진은 2025년 하반기 이후 새롭게 확인한 사례만 41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런 작전은 대규모 러시아 특수부대가 직접 움직이는 방식만을 뜻하지 않는다. 현지 범죄조직이나 저비용 대리인을 활용한 방화·폭발·물류시설 파괴 등 책임소재를 흐릴 수 있는 형태가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된다. 전면전의 문턱은 넘지 않으면서 상대국 내부에 불안과 비용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회색지대 전략’인 셈이다.


[유럽도 행동에 나섰다…발트해서 ‘의심선박 강제승선’ 훈련]


유럽의 대응 역시 정치적 선언에만 머물지는 않고 있다. 핀란드 당국은 17일 발트해에서 해저케이블 등 핵심 기반시설 파괴 상황을 가정해 의심 선박을 강제로 정지시키고 승선·수색하는 실전형 훈련을 실시했다.


해안경비대·경찰·군 병력이 헬기에서 선박으로 내려가 선원들을 통제하고 선내를 수색하는 방식이었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트해에서 전력·통신케이블과 가스관 손상 사건이 반복되자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하이브리드전 대응이 ‘누가 공격했는가’를 조사하는 단계에서 공격이 발생하면 즉각 차단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있다…‘EU 내부 분열’]


문제는 유럽의 결속력이다.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27개국이 함께 대응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바로 그 순간, 기존 대러 제재조차 내부 이견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지난 14일 러시아 관련 개인·단체 제재의 6개월 연장에 합의하지 못해 결국 9월 22일까지 단 7일만 임시 연장했다. 프랑스와 슬로바키아가 러시아계 억만장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것이 핵심 쟁점이었다. 이 제재를 연장하려면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러시아의 공격에는 함께 대응하자고 외치면서 정작 기존 러시아 제재 하나 연장하는 데도 합의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EU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결국 폰데어라이엔의 새 플레이북이 실제 억지력을 가지려면 어떤 상황을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규정할지, 누가 책임을 판단할지, 공동대응에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한지부터 풀어야 한다.


[Why Times Insight]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러시아의 도발 하나하나가 아니다. 유럽이 러시아의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파고든 공간은 NATO 5조 아래의 ‘회색지대’였다. 방화 한 건, 드론 한 대, 사이버 공격 한 차례만으로 NATO가 집단방위를 발동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런 사건이 반복되고 서로 연결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유럽은 이제 개별 사건을 따로 보는 대신 하나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묶어 대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폰데어라이엔의 ‘대하이브리드 플레이북’은 바로 이 빈틈을 메우려는 시도다. 러시아가 전쟁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작은 공격을 반복한다면, 유럽 역시 각각의 공격을 따로 처리하지 않고, 하나의 안보 위협으로 묶어 공동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NATO 5조 발동 문턱을 낮추는 것과는 구별해야 하지만, 5조 아래에 존재하던 대응의 공백을 좁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유럽에는 또 하나의 전선이 있다. 바로 내부 분열이다. 러시아 관련 제재 하나를 연장하는 데도 회원국 간 합의가 흔들린다면 아무리 강력한 공동대응 원칙을 만들어도 실제 위기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새 플레이북의 진짜 시험대는 러시아의 공격 자체만이 아니라, 공격이 벌어졌을 때 27개국이 실제로 얼마나 신속하게 같은 판단을 내리고 행동할 수 있느냐에 있다.


결국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NATO 5조가 당장 발동되느냐가 아니다. 러시아가 계속해서 ‘전쟁 문턱 바로 아래’를 공격할 때 유럽이 그 문턱 아래에서도 집단적으로 대가를 부과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러시아가 유럽의 약한 고리를 시험하고 있다면, 폰데어라이엔의 새 구상은 그 ‘회색지대’를 더 이상 비워두지 않겠다는 유럽의 제도적 응답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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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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