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UPI=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H-1B 비자 신청자에게 10만 달러가 넘는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을 정식 행정 규칙으로 명문화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신규 H-1B 비자 청원 건당 10만3천265달러(약 1억4천300만 원)의 고액 수수료를 납부하도록 지정한 규정안을 연방 관보에 공식 게재했다. 당초 행정명령 성격의 대통령 포고령으로 운용되던 방침을 행정부 차원의 규정으로 정립해 장기적인 제도로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다. 종전 정책이 해외에서 비자를 신청해 입국하는 인원 중심이었다면, 이번 규정안은 미국 현지에서 거주하며 신청하는 이들까지 적용 대상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H-1B 비자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이른바 STEM 분야 전문가들이 주로 발급받는 비자로 연간 발급 규모가 8만5천 건으로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을 마친 유학생들이 현지 취업을 위해 활용하며, 관련 수수료는 고용 주체인 현지 기업이 전적으로 부담해 왔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780달러 수준이던 수수료가 수백 배 폭등하고 대상마저 확산함에 따라 미국 내 산업계의 고용 비용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다만 기존 비자의 기한을 연장하거나 의료기관, 고등교육기관 등에 채용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수수료 납부 의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지방 농촌 지역의 병원들이 로비를 펼쳐 적용 예외 대상 지위를 확보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수수료 개편을 통해 약 88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신규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비롯한 대이민 집행 기관의 운영비로 투입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 같은 조치는 고숙련 외국인 인력이 자국민의 고용 기회를 침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경 이민 대책을 재확인해 지지층인 '마가(MAGA)'의 표심을 모으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그러나 빅테크 기업을 대변하는 일론 머스크 등 일부 지지층과 재계는 핵심 인재 공급난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며 내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고액 수수료 부과 조치는 사법부의 판단과 충돌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수수료 징수가 위법한 조세 행위에 해당한다며 무효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국토안보범주가 3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 확정을 목표로 제도를 강행함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거센 입법·사법적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4 회계연도 기준 H-1B 비자 승인자의 국적은 인도(71%)와 중국(11.7%)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한국은 1%로 5위를 기록했다. 수수료 장벽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국내 고숙련 인재의 미국 기업 취업 문호 역시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