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접경 자연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는 벨기에 소방관들 [AFP=연합뉴스]
올여름 유럽을 덮친 극심한 폭염과 가뭄, 산불이 수십 년간 지면 아래 잠들어 있던 양대 세계대전 당시의 불발탄을 대량 노출시키며 지역 사회에 심각한 이차적 위험을 가한다.
유럽 대륙 전역에서 기온 상승과 극심한 가뭄으로 촉발된 대형 화재가 광범위한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면서, 지중 깊숙이 매설되어 있던 불발탄과 군사용 폭발물이 연이어 지표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불을 끄기 위해 전선에 투입된 소방 인력과 인근 거주 주민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돌발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과거 격전지였던 서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노출된 포탄이 화염의 열기에 자극받아 스스로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탄약더미가 다량 발견되어 현장 진입과 진화 작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독일 접경지와 가까운 벨기에 동부 리에주 주 역시 산불이 휩쓸고 간 지대마다 묻혀 있던 포탄으로 인해 응급 구조 및 긴급 대응 수칙을 전면 수정했다. 에르베 자마르 주지사는 현장에서 산발적인 폭발음이 수차례 관측되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1944년 연합군과 독일군이 대규모 혈전을 벌였던 '벌지 전투'의 주요 전장으로, 수많은 화기가 여전히 매설되어 있는 보존지구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기후 변화가 초래한 안보 위기로 규정한다.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의 사라 은제리 연구원은 수십 년간 안정 상태를 유지하던 매설물이 기후 변동과 지형 변화로 인해 지상으로 나와 재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면을 덮고 있던 수목이 타버리면서 토양이 침식되고 폭발물이 열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산불 외에도 대륙 전체를 가뭄이 관통하면서 수자원 고갈에 따른 잔해 노출도 병행되고 있다. 라인강과 다뉴브강 등 주요 수로의 수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물속에 잠겨 있던 2차 대전 당시의 독일 군함과 군용 차량, 포탄 등이 수십 년 만에 수면 밖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후 이상이 과거의 전쟁 유산과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재난을 야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