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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13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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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격으로 무너진 레바논 남부의 건물 [AFP=연합뉴스자료사진]

이스라엘군이 국경 안전 확보라는 명분을 넘어 레바논 남부 지역을 민간인이 다시 거주할 수 없는 황무지로 만드는 파괴 작전을 펼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탐사보도 매체 라이트하우스리포트와 손잡고 위성 자료, 오픈소스 데이터, 현장 영상을 다각도로 검증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레바논 남부 전역에서 수만 채에 달하는 민간 주택과 교육 시설, 농경지, 산림이 계획적으로 파괴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피해의 대부분은 교전 상황이 아니라 이스라엘군이 지난 4월 중순 주민들이 떠난 무주공산 상태의 마을들을 접수한 이후에 집중적으로 자행됐다. 식수, 전력, 의료 등 기본적 생존 인프라가 무너지면서 넓은 영역이 거주 불능 지대로 탈바꿈했다.


이 같은 초토화 작전은 이스라엘 수뇌부의 의도적 정책에 기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파괴 방식을 언급하며 "국경 근처 레바논 마을의 모든 주택이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며, 지난달에는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레바논 마을 24곳의 전체 건물을 통째로 들어냈다고 공식 인정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러한 접근법을 '폐허 교리'로 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의 크리스틴 베컬 부국장은 "레바논 남부 주민을 향한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며 조직적 공격"이라며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땅을 불태우면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가 되고 주민의 복귀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무력 충돌은 지난 3월 2일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본격화했다. 현지 당국 집계 기준 레바논에서 4,300명 이상, 이스라엘 측에서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상군 진격 직후 열흘 동안에만 120만 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쏟아져 나왔다. 대대적인 파괴 행위는 4월 17일 1차 휴전과 6월 2차 휴전 발효 이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불도저, 공습, 정밀 폭파, 백린탄 등을 동원해 진지 점령을 공고히 했으며, 자국이 '옐로 라인'으로 규정한 내륙 10km 구역(레바논 전체 영토의 약 6%)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파괴 공세는 문화유산과 지역 경제의 뿌리까지 흔들고 있다. 16세기 모스크, 고대 로마 유적, 십자군 성채 등 유네스코 등재 유적지들이 잇따라 훼손됐다. 레바논 문화유산 보존단체 빌라디의 조안 파르샤크 바잘리는 "이 지역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 사람들과 그들의 땅, 그리고 역사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시도"라며 "모든 것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떻게 공동체를 재건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남부 농경지와 산림의 20% 이상이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지역 경제의 핵심이자 전체 수확량의 40%를 차지하는 올리브 나무 수만 그루가 베어져 나갔다. 레바논 환경부와 인권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이 인구 밀집지와 농지에서 화학물질인 백린탄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2,000ha가 넘는 농경지에 제초제를 살포해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생태계 파괴'를 저지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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