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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 대규모 이민 난입 후폭풍…스페인, 외교적 고립 위기 - 유입자 대부분 복귀에도 외교전 가열 - 미·이스라엘 비난 속 EU 회원국 갈등 - 이탈리아, 국경 폐쇄 발표로 압박
  • 기사등록 2026-08-02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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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타서 모로코 돌아가는 사람들 [로이터=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모로코 내 스페인 영토 세우타로 몰려들었던 대규모 이민자 사태가 일단락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스페인 정부는 이에 따른 심각한 외교적 고립 상황에 직면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위치한 스페인 영토 세우타에 몰려들었던 약 6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 중 4만 8천여 명이 월경을 마치고 자국으로 복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대규모 인원의 이동 자체는 어느 정도 정리되는 양상이지만, 스페인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겪게 될 외교·정치적 후폭풍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경 통제를 엄격히 시행해 오던 모로코 당국이 대규모 인원의 통과를 순순히 방치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배후 개입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불거졌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의 정치학자 기예르모 페르난데스 바스케스는 "우리는 모로코와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이 대대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대규모 불안정화 작업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스페인 사회당을 이끄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현재 유럽 내 몇 안 되는 좌파 정권의 수반이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비롯해 이민자 관련 정책, 이란 전쟁 문제 등 핵심적인 국제 현안마다 미국 행정부와 강하게 부딪쳐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을 향해 나토의 "끔찍한 파트너"라고 비난하며 교역 중단 조치까지 거론하는 등 강한 불만을 표현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스페인의 "약한 법, 형편없는 관리, 아주 진보적인 법"이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이주민 난입 사태를 "재앙"이라고 칭했다.


이스라엘 역시 스페인 정부의 정치적 곤경을 계기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주를 희망하는 가자지구 주민 전원을 받아들이라"라고 비꼬았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 역시 "이스라엘을 비판하기 좋아하는 스페인이 왜 아프리카에 식민지 영토를 유지하고 있는지 전세계에 설명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다만 세우타와 멜리야가 스페인 영토에 편입된 시점은 각각 1580년과 14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므로, 이를 식민지로 규정하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거리가 있다.


유럽 내부에서도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이번 난입 사태에 대응하여 유럽연합(EU) 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 한해 정지하겠다고 선언하며 해상 및 항공 국경을 차단 조치했다. 이 같은 이탈리아의 결정에는 핀란드와 덴마크가 동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 측은 솅겐 체제의 일시적 중단은 회원국의 안보에 명확하고 중대한 위협이 입증될 때만 가능하며, 사전 통보와 충분한 근거 제시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세우타에 입국한 이민자들은 신원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스페인 본토로 진입할 수 없어, 솅겐 체제 자체를 직접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솅겐 지역의 완전성은 절대적으로 보장된다"라고 강조했다. 산체스 총리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은 분열을 조장할 때가 아니다. 강력하고 단결된 유럽을 계속 건설해 나갈 때"라고 호소했다. 하이잠 아미라 페르난데스 마드리드 현대 아랍 연구센터 소장은 이 사안을 두고 "이민 위기가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인 위기"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 벨라루스가 중동 난민들의 폴란드 진입을 지원했을 당시 스페인이 폴란드의 솅겐 자격 정지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했다. 바르셀로나 국제문제센터의 폴 모리야스 소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지정학"이라며, 스페인이 핀란드·러시아 국경의 나토 임무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핀란드가 이탈리아의 입장을 지지한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만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스페인에 지지 의사를 밝힌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스페인 국내 정치적으로는 이번 파동이 산체스 총리의 퇴진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르셀로나 자치대의 역사학자 스티븐 포르티는 "스페인의 이민 정책이 문명 충돌을 불러왔다는 극우 진영의 주장에 국민들이 그대로 속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산체스 총리는 유럽 내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파 유권자들의 결집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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