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 해군 함대가 일본 열도를 감싸 안는 전례 없는 대규모 합동 순항을 전격 감행하며 동아시아 해역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번 군사 행동에는 중국 북부전구 소속 최첨단 055형 미사일 구축함 안산함과 052DL형 미사일 구축함 카이펑함, 종합보급함 커커시리후함을 비롯해 러시아 해군 호위함 레즈키함이 전격 투입됐다. 양국 함대는 총 17일에 달하는 항해 기간 동안 함재 헬리콥터의 상호 이착함 훈련을 시작으로 대테러 작전, 인도주의적 수색 및 구조, 해상 선박 검색과 나포 등 실전 수준의 다채로운 군사 훈련을 밀도 있게 소화했다. 작전 수행 과정에서 중러 함대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해 기관총 실탄 사격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무력 시위를 벌였으며, 이에 일본 방위성은 즉각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중국 관영 매체와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합동 순찰이 과거에 비해 작전 반경과 항행 경로를 대폭 확장했다는 점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 해군이 쿠릴열도 남단의 이투루프해협을 항로에 포함한 사실을 대외에 공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일 간 영유권 갈등이 첨예한 류큐제도 일대까지 기동 코스에 넣음으로써 대일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함대가 대한해협을 거쳐 복귀할 경우 일본 동쪽과 북쪽, 서쪽 해상을 모두 잇는 명확한 일주 항로가 완성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일 양국이 설정한 이른바 '제1도련선' 봉쇄망을 무력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태평양 진출을 가로막는 해상 요충지를 언제든 통과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동맹국을 동원해 중러를 연근해에 봉쇄하려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