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TV 방영된 러시아 파병 군인들 모습[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가 북한의 대규모 추가 파병 정황을 외교적 명분으로 내세워 서방 측에 군사 및 재정적 지원을 증액하고 대러시아 제재 수위를 올리도록 요구할 전망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현지시간 27일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추가 투입 정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5일 공식발표를 통해 러시아 측이 북한으로부터 3만 명 규모의 인력을 더 지원받길 바라고 있으며, 국경과 인접한 보로네시 구역에 해당 병력을 주둔시킬 준비에 착수했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본격적인 파병 행보를 시작한 이래 네 차례에 걸쳐 대략 2만 명에 달하는 인원을 쿠르스크 일대에 보낸 바 있다. NK뉴스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금년 초 시점을 기준으로 현지 주둔 병력은 1만 4천여 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력 공급 자체는 현실화할 수 있으나 이들이 전투의 전면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북한군이 러시아 군대의 핵심적인 작전 지휘를 맡기보다는 전선을 뒷받침하는 보조 임무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파병 형태를 불문하고 실행에 옮겨질 경우, 자국 인프라를 확충하는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역시 정치·외교적 이득을 취할 여지가 크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파병 위험을 외교적 사안으로 부각하는 데는 전쟁 양상의 확대를 명분 삼아 국제사회의 개입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전쟁 개입이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을 끌어낼 것이며, 자국 방어 노력에 한국의 지원을 얻어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들(우크라이나)은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 배치를 늘릴 계획이라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으며, 이를 국제사회가 유럽 내 변화하는 위협을 인지하도록 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 내용을 통해 전했다.
러시아 분야 전문가인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학교 교수는 우크라이나 측이 파병 동향을 선제적으로 취득해 외교적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먼데이 교수는 "젤렌스키는 상황을 이끌고 프레임을 짜는 주체가 되고 싶어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병력이 바닥났고, 푸틴은 더 많은 러시아인이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정보 자산을 조기에 노출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지원을 끌어내고 불리한 전황을 반전시키려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