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동부 푸젠성 장저우의 태양광 시설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정부의 핵심 전략 육성 분야인 태양광 산업이 과잉 생산과 저가 출혈 경쟁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 수조원대의 거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의 집계에 따르면 실적 예고를 공시한 자국 내 태양광 상장사 21곳의 상반기 적자 규모가 130억~168억 위안(약 2조 8,000억~3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정 구간에 국한되지 않고 관련 산업 공급망 전반에서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업계 선두를 달리는 룽지녹색에너지와 퉁웨이, TCL중환 등 핵심 3개 기업의 손실 합계만 100억 위안(약 2조 1,6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태양광 설비 확충에 따른 기저효과와 신에너지 소비 감소가 맞물리면서 중국 내 태양광 설치 수요는 대폭 조정을 받았다. 적자 폭이 한층 커진 룽지녹색에너지 측은 공장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 환차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과 배터리 부문 1위인 퉁웨이 역시 수급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단가 하락세가 이어진 점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 위기 속에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성과를 거둔 기업들도 존재한다. 허성실리콘은 태양광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본업인 실리콘 업종에 집중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태양광 필름 전문 기업 푸스터는 과잉 생산이 심화된 결정질 실리콘 분야를 벗어나 에너지 저장 장치 등 글로벌 수요가 확충되는 분야로 진출해 실적을 개선했다.
산업 전반에 걸친 실적 악화에 전문가들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열린 태양광 산업 전망 심포지엄에서 왕보화 중국태양광산업협회 전 비서장은 "자국 태양광 업계가 수급 불균형과 수요 위축, 무역 장벽 강화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라며 "심각한 조정 주기가 계속 길어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류이양 중국태양광산업협회 집행비서장도 "현재 업계의 '내권식'(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국가 표준 제도가 시장 혼란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7년 1월부터 강제 국가 표준을 본격 시행해 기술 기준에 미달하는 하위 20~30%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다. 앞서 올해 4월에는 태양광 수출 기업에 제공하던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도 공식 폐지했다.
태양광은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중국 당국이 '신삼양'으로 지칭하며 집중 육성해 온 분야다. 해당 산업들은 단기간에 양적 성장을 이뤄냈으나, 업체 난립과 과잉 공급, 과도한 저가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무역 마찰이 격화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한편 전기차 업계에서는 제 살 깎아먹기식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이 나왔다. 중국 체리자동차의 인통웨 회장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2,000만 대 돌파 행사에서 "2천만대를 달성한 이후 우리는 더는 내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우리는 더는 판매량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브랜드의 향상과 더 큰 가치의 창출, 더 많은 기술적 돌파, 고객 만족도의 향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내수 시장의 판매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 내 무리한 저가 경쟁 대신 고급화 전략을 선택하겠다는 구상이다. 올 상반기 체리자동차의 전체 판매량은 127만 5,000대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수출은 94만 4,000대로 71.5% 급증했으나 내수 판매량은 오히려 15만 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