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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휴전 한 달 만에 깨지나…호르무즈 재봉쇄로 전면전 위기 고조 - 트럼프 휴전 종료 선언에 - 이란 혁명수비대 즉각 맞불 - 중동 전역에 다시 전운 확산
  • 기사등록 2026-07-12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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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멈추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합의 파기 조짐을 보이며 다시 전쟁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휴전 체제가 끝났음을 선언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란 측이 곧바로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 날 전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전면 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이로써 지난 4월 초부터 이어지던 일시적 평화 분위기는 순식간에 깨지고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극단적인 대치 상태에 돌입했다.


이번 갈등의 불씨가 된 양해각서는 지난달 14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해당 합의문 첫 번째 조항에는 "미국과 이란 이슬람 공화국 및 현재 전쟁에 참여한 그들의 동맹국들은 이 MOU에 서명함으로써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핵심은 군사 행동을 즉시 멈추고 영구적인 평화를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아울러 합의문 다섯 번째 조항 역시 핵심 쟁점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이 MOU에 서명함과 동시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처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무력 분쟁을 끝내고 해상 항로를 다시 여는 것이 양국이 테이블에 마주 앉은 근본적인 목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상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발목을 잡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을 겨냥해 공격을 감행하자 미국은 이란 영토에 공습을 퍼붓고 원유 수출 제재를 다시 가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미국은 합의 효력 상실을 선언했고 이란은 해협 봉쇄라는 초강수로 맞대응하며 서로의 퇴로를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이란의 강경 기조는 최근 치러진 이란의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세예드 하메네이의 장례식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장례식을 기점으로 이란 내부에서는 격렬한 반미 여론이 하나로 뭉쳤고 이는 군부 강경파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서둘러 다시 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권력 내부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대외 정책의 강경화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 역시 대내외적 사정으로 인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유가 폭등을 막기 위해 이란에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야당과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 상황에서 이란이 또다시 해상 통항을 방해하는 것은 현 정권에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의미하므로 더욱 거칠게 몰아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향후 정세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예고한 해협 봉쇄를 실제로 이행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란이 물리적 행동에 나설 경우 미국은 과거 시행했던 대이란 해상 역봉쇄 조치를 즉각 재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미국이 합의 이전에 검토했던 대로 이란 내 주요 발전소나 교량 같은 민간 국가 기간시설까지 정밀 타격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오는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커다란 걸림돌이다. 전쟁 재개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은 표심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막대한 군사력을 동원해 이란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더라도 지상군을 직접 투입해 정권을 교체하지 않는 한 이란을 완전히 복종시키기 어렵다는 본질적인 한계도 미국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이란 역시 전면전으로 복귀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존 합의 체제가 자신들에게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상대방에게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자국의 핵심 이익인 해협 개방과 통제권을 두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자 카타르와 파키스탄 등 주변 중재국들의 외교적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특히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처럼 휴전 기간 동안 에너지 수출을 재개하며 경제적 이득을 보았던 국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극단적 충돌을 피하고 대화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일주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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