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회가 중국의 '민족단결진보촉진법' 발효에 맞춰 소수민족 탄압을 우려하는 성명을 내자 중국 정부가 내정 간섭이라며 거세게 맞섰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2일 공화당의 짐 리시 외교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을 비롯한 외교위 소속 의원 9명의 명의로 중국의 새로운 민족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수십년간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족과 위구르족, 몽골족 등 소수민족의 민족 자결권을 부인해왔다"라며 "중국의 민족단결법 신설은 중국 안팎에서 소수민족의 종교, 문화, 언어를 말살하려는 중국의 부당한 정책"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미 의회는 이번 법률이 지닌 독소 조항과 강제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 참여자들은 "특히 중국 공산당에 이념적으로 순응하도록 강제하는 법률 조항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이 법안은 억압에 반대하는 이들을 기소할 수 있는 거의 무제한적 권한을 중국에 부여하며 초국가적 탄압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다른 나라의 주권을 훼손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시도에 계속해서 맞서 싸울 것이며 티베트족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인권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미국 정계의 핵심 인사들이 당적을 초월하여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상원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의원을 포함해 양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았다. 하원에서도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를 이끄는 존 물레나 위원장과 로 카나 민주당 간사, 그리고 하원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영 김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뜻을 같이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러한 행동을 자국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즉각 반박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일부 국가는 이념적 편견과 정치적 목적으로 중국의 민족 정책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궈 대변인은 발언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명칭을 직접적으로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중국 측은 관련국들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궈 대변인은 구체적인 거론 없이 "관련 국가들은 기본적인 사실을 존중하고 거짓 정보 유포를 중단하는 한편 이른바 '민족 문제'를 빌미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중국은 통일된 다민족 국가로,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소수민족 문화 보호를 매우 중시해왔고 법에 따라 각 민족이 자국의 언어와 문자를 사용하고 발전시킬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조치와 성과는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양국 간의 새로운 갈등 도선이 된 이 법률은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해당 법안은 소수민족 거주 지역이라 하더라도 중국어를 최우선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체제에 저해되는 민족 분열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고 있다. 특히 중국 영토 밖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자국의 민족 단결이나 발전을 저해하고 분열을 부추기는 언행을 할 경우 예외 없이 법적 책임을 지우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향후 국제적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