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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반대에도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서비스료 부과 추진하는 오만 - 미국 반대 속, 이란과 공동관리 방안 구체화 - 의무 아닌 자발적 기금 형태 제안서 전달 - 트럼프 "폭격" 위협, 이란은 독자 추진 시사
  • 기사등록 2026-07-01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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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호르무즈 해협ㆍ바브엘만데브 해협[연합뉴스 자료]

오만이 미국의 공개적인 반대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손잡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게 이른바 '서비스료'(service fee)를 징수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외교 소식통과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하여 오만이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이 서비스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식 제안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이 해협의 통행료 부과 구상에 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던 오만이, 미국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이란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공동 관리' 방안을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다만 오만 측은 이번에 제출한 구상이 강제성을 띤 의무적 통행료가 아니라 선박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서비스료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서 실행 중인 항행안전 기금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수역에서는 민간 재단이 중심이 되어 안전한 항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여금을 모금하고 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이 날 아랍어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협 수역을 안전하고 오염 없는 상태로 보존하고 수시로 발생하는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활동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비용이 든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알부사이디 장관은 "기존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의 선례를 직접적인 예시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만은 영해나 해협을 단순히 통과하는 선박을 상대로 통행료를 강제 징수하는 행위는 국제법에 위배된다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연안국이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위해 제공하는 여러 해상 서비스와 안전 확보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법적 제한과 별개의 사안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공동 관리 파트너인 이란은 이름과 무관하게 서비스료를 의무적으로 받아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의 대미 협상단 대표 고문 직책을 맡고 있는 메흐디 모하마디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통행료든, 보안 서비스료든, 해상 통행료든 이란 입장에서는 용어가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세상 어디에도 공짜 서비스는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 역시 국영방송에 출연하여 오만과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현재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하면서도, 만약 오만이 이 공동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끝내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독자적인 노선으로 징수를 강행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국 정부는 수수료의 명칭이나 형식이 어떻게 포장되든 상관없이 국제적인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유료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오만이 이란과 손잡고 통행료 부과 협력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만이 실제로 통행료를 부과한다면 "폭격하겠다"는 거친 언사로 경고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바레인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수료든 통행료든 기부금이든 어떤 형태로든 해협 이용을 돈으로 연결하는 방안에는 반대한다"고 못 박으며 역내 분쟁이 일어나기 전처럼 제한 없는 자유로운 항행 상태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 협상팀은 오만이 보낸 제안서를 접수해 검토 중이며, 자국이 우려하는 핵심 쟁점들에 대해 오만 당국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정부는 오만과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감안할 때, 향후 실무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양국 간의 이견을 충분히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내용을 보면, 양국 간 협상이 지속되는 60일의 기간 동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들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무료 통항이 원칙적으로 보장된다. 그러나 이 유예기간이 종료된 이후의 구체적인 해협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이란과 오만이 추후 협의를 통해 직접 마련하기로 규정되어 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다음 주부터 오만 측과 본격적인 해협 운영 방안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하며, 통과하는 상선에 대한 서비스료 부과 안건과 기존 항로를 변경하는 민감한 문제까지 모두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 국가들은 해협 이용에 비용을 매기는 구상 자체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징수 조치를 완전히 막아서기보다는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는 틀 안에서 통제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사무총장 역시 과거에는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항행을 제약하는 통행료 등의 제도가 국제법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완고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인 기금을 조성하는 유연한 방식이라면 실현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며 다소 유화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만이 제안한 서비스료 징수 구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주요 통로로 삼아 원유와 천연가스를 대량 수출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걸프 지역 아랍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촉발할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심장부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새로운 비용 부담 체계가 신설되면 중동 역내 에너지 수출국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세력 균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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