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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도하서 대화 불씨 살린다…호르무즈 긴장 속 대표단 급파 - 미·이란, 국지적 무력 충돌 뒤 중재국 카타르 도하로 각각 대표단 파견 - 회담 일정과 격식 두고 양국 신경전 속 외교적 소통 창구 유지가 목표
  • 기사등록 2026-06-30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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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최근 나흘간 펼쳐진 국지적 무력 공방을 뒤로하고 중재국인 카타르 도하에 각각 대표단을 파견하며 외교적 대화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양측은 당장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지 혹은 실무 협상 수준에 그칠지를 두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종전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외교적 소통 창구 자체는 전면 차단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동시에 발신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날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측이 먼저 회담을 요청해왔다고 밝히며 30일을 도하 회담 날짜로 직접 지목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이번 주에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고위급 회담과 병행해 기술적 실무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후 CNN 방송은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윗코프 특사가 현재 도하로 향하는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쿠슈너가 동행하고 있는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후속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무력 충돌을 빚으며 합의 이행에 큰 차질을 빚어왔다. 이란 측은 양해각서에 명시된 60일간의 최종 담판을 도하에서 조기에 개최한다는 미국 측의 언론 플레이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선을 긋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번 주 중에 미국과 실무회담을 가질 계획이 전혀 없다고 공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향후 며칠 동안은 미국과의 종전 합의에 따른 후속 협상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두 나라 대표단이 도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할 수 있다는 정황은 계속 포착되고 있다. 이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날 도하에서 미국과 이란의 회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앞서 스위스에서 진행된 실무 접촉과 다르게, 이번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관리와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에 전적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이 접촉한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의 실무진들이 오는 7월 1일 중재국인 카타르 및 파키스탄 관계자들과 각각 따로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의 바가이 대변인 역시 이란 전문가 대표단이 이번 주 카타르 도하에 파견된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대표단의 카타르 방문은 양해각서 제11조를 포함한 조항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일정이 미국 대표단의 움직임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카타르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으로 양국은 나흘간 지속된 무력 공방을 일단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로 합의하면서 종전 양해각서가 완전히 파기되는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다. 실무 수준의 협상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양해각서에 명시된 후속 협상의 선행 조건인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타협 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종전 합의로 전면 재개방 흐름을 타던 호르무즈 해협은 최근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다시 위험 수위가 높아진 상태다. 양측의 접촉을 앞두고 해당 해협에서는 현재 제한적인 형태로 선박들의 통항이 이어지고 있다. 선박 추적 전문 업체인 마린트래픽의 집계에 따르면 이 날 상업용 선박 20여 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들었다. 해협을 통과한 배는 페르시아만을 나가는 유조선 6척과 화물선 8척, 페르시아만 내부로 들어오는 유조선 5척과 화물선 6척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은 최근 며칠 동안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무력 충돌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하루 평균 약 110척에 달하는 선박들이 이 해협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아슬아슬하게 협상 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강력한 무력 대응을 경고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의 보도에 따르면 이 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미사일을 단 한 발이라도 발사한다면 이틀 안에 전면전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론에 공표했다. 아울러 카츠 장관은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직접적인 타격 표적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면전이 다시 터질 수 있는 또 다른 돌발 변수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행 중인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군사적 공습 재개를 원하는 상황을 직접 지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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