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 발생 닷새째를 맞아 인명 구조의 분수령인 초기 골든타임이 종료되면서 확인된 사망자가 1,450명으로 급증했다.
지진 발생 후 사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명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 날 기준 사망자가 1,4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과 비교해 20명 증가한 수치다. 현재까지 파악된 부상자는 3,150명, 집을 잃은 이재민은 1만 2,721명에 달하며 완전히 무너져 내린 건물은 총 774채로 확인됐다.
하지만 앞으로 파악될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엔은 이번 재난으로 행방이 묘연해진 실종자 수를 약 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39초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한 두 차례의 강력한 진동에 수백 채의 건물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그 잔해 속에 여전히 수많은 주민이 갇혀 있는 상태다.
참혹한 현장에는 세계 24개국에서 급파된 2,700명이 넘는 전문 수색 구조 인력이 투입됐다. 이들은 드론을 비롯한 첨단 장비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슬픔에 잠긴 시민들도 가족과 친구를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흙더미와 잔해를 파헤치는 실정이다. 잔해 밑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무거운 콘크리트 상판을 들어 올릴 중장비가 부족해 무력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영국 BBC 방송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최악의 절망 속에서도 구조 대원들의 사투로 극적인 생환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북부 해안 마을 카라바예다에서는 미국과 프랑스 합동 구조팀이 굳게 닫힌 콘크리트 더미를 뚫고 먼지를 뒤집어쓴 한 남성과 그의 10대 아들을 구출해 냈다. 콜롬비아 구조팀 역시 6시간 동안 정밀한 작업을 벌인 끝에 3m 깊이의 무거운 잔해 아래 갇혀 있던 11세 소년을 안전하게 밖으로 빼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소년이 극적으로 생환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며 "모든 생명은 베네수엘라에 희망의 근원"이라는 글을 남겼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전날에도 잔해 수색 작업을 통해 총 33명을 구조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사고 후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48시간에서 72시간 사이의 초기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고 진단한다. 다만 잔해 속에 갇혔더라도 최소한의 물과 음식을 확보했다면 생존할 가능성이 있어 구조대원들은 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이 수만 명에 달해 시간이 흐를수록 추가 생존자를 찾아낼 확률은 희미해지는 분위기다. 수색 작업의 무게중심이 생존자 구조에서 점차 시신 수습과 현장 복구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체념도 나온다.
스위스 구조팀을 이끄는 세바스티안 오그스터는 로이터에 "재난 이후 살아 있는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전까지의 시간은 대략 72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80명으로 구성된 스위스 구조팀이 구조견 8마리의 도움을 받아 잔해 속에서 여러 명의 생존 신호를 포착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들을 제때 끌어내 살리지 못했다고 현장의 안타까운 상황을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첫 지진이 일어난 이후 총 430차례가 넘는 여진이 끊임없이 발생한 데다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수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베네수엘라 전역은 현재 공장과 정유소, 기업은 물론 일반 가정까지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되는 극심한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이 날 베네수엘라 최대 정유 시설인 아무아이 정유공장도 가동이 중단됐다.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둔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심각한 피해 지역에서는 기본적인 잔해 제거 작업조차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정부가 피해 지역에 대한 접근을 무리하게 제한하고 도로를 전면 폐쇄하면서 실제로 민간 구조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BBC에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