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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샨샤댐 때문에.... 충칭(重慶)의 눈물 - 우한 등 샨샤댐 하류 도시 살리기 위해 충칭이 희생양 - 스펀지 도시 대전략 실패도 이번 수해의 주요 요인 - 中, 홍수 예방 대책은 오직 빠른 대피뿐.... 하늘만 쳐다본다!
  • 기사등록 2020-08-25 13:41:39
  • 수정 2020-08-25 23: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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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의 범람으로 침수가 된 충칭[사진=펑파이 캡처]


[또다시 대홍수경보, 쓰촨성·충칭은 이미 물바다]


중국 서남부에 지난달 초부터 이어진 폭우로 홍수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가장 피해가 컸던 쓰촨(四川) 지역에 다시 홍수 경보가 발효됐다.


특히 청두(成都)와 러산(樂山) 등 일부 지역에는 집중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해 비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5호 홍수로 26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상가 2만 여개가 물에 잠긴 충칭(重慶)지역 역시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류 450㎞ 지점에 있는 싼샤(三峡)댐은 2003년 저수 이래 최고 수위에 올랐다.


▲ 주차장 입구까지 물이 찬 충칭의 유명한 쇼핑센터 홍애동 [사진=GiselleonGnews 트위터]


충칭(重慶)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인 11층 높이의 홍애동((洪崖洞)을 포함해 도시 상당 부분이 침수를 당했으며 일부 지역은 3층 높이가지 물이 찬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닥친 대홍수로 인해 지난 20일까지 최소 63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5만 4000여 채가 파괴됐으며 적어도 21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중국 홍수피해대책 총지휘부(中国防汛抗旱总指挥部)의 저우쉐원(周學文) 비서장이 밝혔다. 재산 피해는 최소 260억 달러(약 31조 25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일 뿐이다.


[충칭(重慶)의 대홍수ㅡ 샨샤댐 때문에...]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있어 친근한 도시인 충칭(重慶)은 이번 5호 홍수와 연이은 물폭탄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도시 중의 하나이다. 1981년 대홍수 이래 샨샤댐이 완공되면서 이젠 대홍수로부터 벗어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올해는 지난 1981년의 대홍수를 뛰어넘는 최악의 피해를 맛보았다.


가장 큰 요인은 샨샤댐이 우한, 난징, 상하이를 비롯한 하류에 있는 도시들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상류의 도시들을 대신 희생시켰기 때문이다. 하류에 있는 도시들이 중국의 GDP 23%, 재정수입 25%, 수출입 총액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충칭은 일단 민장(岷江) 투장(沱江), 자링장(嘉陵江), 푸장(涪江) 등과 창장(長江)이 모이는 지점이어서 항상 홍수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도시이기는 하다. 그런데 충칭 상류의 도시들에 엄청난 폭우들이 쏟아지면서 그 직격탄을 충칭이 맞게 됐다.


문제는 충칭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물들을 샨샤댐 쪽으로 흘려보내야 하는데 샨샤댐에서 충칭 쪽에서의 방류를 막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충칭이 침수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샨샤댐은 유입 수량을 최대 8만 7500㎥로 제한하고 있다. 샨샤댐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유입 수량은 10만 2500㎥이기는 하지만 8만 7500㎥를 넘게 되면 사실상 샨샤댐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샨샤댐 입장에서는 하류로 방류량을 대폭 늘리면 상류의 충칭 같은 도시를 포함한 쓰찬성의 범람을 막을 수 있지만 대신 코로나19의 진원지이면서 중국의 중요한 시설들이 모여 있는 우한이나 난징, 상하이 같은 도시들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선택 차원에서 샨샤댐 상류도시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충칭 인근의 댐들에서 샨샤댐으로의 방류를 억제하다보니 충칭은 침수를 맞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샨샤댐은 23개의 배수구가 있지만 그동안 아무리 많이 열어도 11개 이상은 열지를 않았다. 우한이 감당할 수 있는 창장의 최대 수량은 6만 1000㎥인데 이를 유지시키기 위해 샨샤댐의 방류량을 조절한 것이다.


대신 충칭으로 들어오는 유입량은 7만 6000㎥인데 샨샤댐으로 방류하는 양은 4만 8000㎥밖에 되지 않아 결국 그 모든 피해를 충칭이 떠안은 셈이다.


그렇다면 샨샤댐은 왜 이런 대홍수를 피할 계책을 내놓지 못했을까? 홍수 이전에 미리 댐 수위를 조절해 방류하면서 댐을 비워 두었더라면 상류의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전력생산 때문이다. 댐에 물이 차 있어야 전력 생산이 가능한데 댐을 비우게 되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제까지의 관행적 데이터로는 올해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여유를 부린 탓도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섬진강 유역의 범람도 바로 섬진강의 섬진강댐·용담댐과 황강 합천댐 등이 이러한 수량 조절에 실패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샨샤댐도 똑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충칭을 비롯한 쓰촨성 주민들의 분노는 바로 이 때문에 일어난다. 샨샤댐 하류의 도시들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양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대홍수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당국의 무능에 대해 쓰촨성 주민들이 열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주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리커창 총리가 지난 20~21일 충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충칭이 속한)서부지역은 큰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며 치켜 세운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도 시진핑 주석이 18일~20일까지 안후이(安徽)성을 방문하면서 수해지역을 시찰했던 보도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시진핑 주석의 보도는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가 일제히 보도를 한 반면 리커창 총리의 충칭 방문 보도는 인민일보 인터넷판에 조그맣게 보도된 것이 전부였다.

단지 리커창 총리가 직접 관할하는 중국정부망에서만 특집 코너까지 만들어 8편의 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중국이 당한 기록적 대홍수,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24일 AFP통신은 중국이 왜 이렇게 어마어마한 기록적 홍수가 발생하는가에 대한 5가지 문제점들을 정리해 보도했다.


첫째, 댐관리의 문제다.


중국은 이전부터 물길을 관리하기 위해 댐이나 제방, 저수지를 만들었는데 이들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그러한 100년만의 홍수를 조절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샨샤댐이 지하 단층이 복잡하게 얽혀진 곳에 위치해 있어 구조상 어려움도 함께하기 때문에 제대로 홍수 조절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들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댐들은 더욱 부담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 수리부(水利部)에 따르면 올 여름에 최소 53개의 하천이 역대 최대 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스펀지 도시(海綿城市)의 효과 문제다.


스펀지 도시란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도시’라는 의미로, 도시가 물을 저장해 홍수를 막아보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중국 주택건설부는 지난 2015년 10월 “3년 내 865억 위안(약 16조원)을 투자해, 우한(武漢), 충칭(重慶), 난닝(南寧) 등 16개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스펀지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리는 간단하다. 빗물을 바로 강으로 전부 흘려보내지 않고 60~70%를 지상에서 빨아들인다. 이를 위해 도로도 빗물이 스며들 수 있는 투과성 아스팔트로 포장한다. 그리고 도시 지하에 물 저장시설도 만들고, 거주지 주변엔 연못이나 습지대를 만든 다음 여기에 모인 물들이 배수시스템을 통해 저장한 다음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자는 개념이다.


중국은 이러한 야심찬 계획을 지난 5년간 시행해 중국 내 658개 도시의 20%를 스펀지 도시로 만들었고, 2030년까지 그 비율을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2020년 올해는 이 스펀지도시의 1단계가 종료되는 시점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 스펀지 도시들이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이른바 스펀지 도시의 역습이다. 그렇다면 왜 스펀지 도시들이 오히려 침수 피해를 겪게 되었을까? 중국 언론들은 우선 현대적 배수망의 절대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중국의 대도시들은 다들 유적지나 다름없는 고대도시들이다. 그런 도시에 대규모 현대적 저수로를 설치하기는 힘들다. 배수 설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도시들이 아무리 표면을 스펀지로 만든다고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속도전을 추구하고 외형을 강조하는 중국 스타일도 문제였다. 보통 선진국들은 도시 배수망을 갖추는데 최소 10년이상 15년 정도의 공사기간을 잡지만 중국은 이를 3년에서 5년 안에 끝내려 했다. 이러한 무리한 공사방식이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홍수의 최대 피해자는 누구인가‘라는 문제를 들고 있다.


그래도 스펀지 도시들은 피해를 입어도 상징적이지만 문제는 그러한 도시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구밀도가 낮은 수많은 마을들이 홍수에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이들 마을들은 홍수 피해가 나도 언론에 나오지도 않고 누가 관심도 가져주지 않는다. 중국 안후이(安徽)성 당국이 불어난 물을 방류해 수위를 낮추기 위해 추허(滁河)강 유역의 댐 제방을 지난달 19일 폭파시켰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제방 폭파돌로 인해 대도시의 피해 규모를 줄였지만 방파제 폭파로 피해를 대신 입게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근본적인 대책과 관련된 문제다.


지금 중국의 홍수 피해 대책은 홍수의 감시 강화와 조기 대피로 정리할 수 있다. 올해 대홍수가 발생했지만 중국의 응급관리부(応急管理部)가 금년 6월부터 8월초순의 홍수에 의한 사망자·실종자는 219명으로, 과거 5년간의 연간 평균에 비하면 반수에 미치지 못했다고 자랑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문제는 사람들은 대피해 희생 숫자를 줄였지만 경제적 피해는 더 늘어났다는 데 있다. 정부 공식 발표로도 올해 홍수로 인한 경제 손실은 15%가 늘어난 1790억위안(약 30조 830억원)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발표는 사실상 홍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중국은 올해와 같은 홍수를 당하면 대피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방책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대책을 믿고 중국 인민들이 정부를 의지할 수 있을까?


[중국은 지금 불안하다]


지난 19일 쓰촨성 청두(成都) 인근의 러산대불(樂山大佛)의 발가락이 이번 홍수로 잠겼다. 러산(樂山) 지역에는 “대불(大佛)이 발을 씻으면 러산은 잠을 자지 못한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이런 말도 있다. “대불(大佛)이 발을 씻으면 천하에 대란이 일어난다.”


물은 다시 빠져 발가락을 온전하게 드러냈지만 또다시 엄청난 홍수가 올 수 있다는 예보에 쓰촨성 당국은 러산대불에 모래주머니 2천600여 개를 쌓아 불상 훼손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처음 벌어진 러산대불의 이러한 사건은 더욱 더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도 안후이(安徽)성 방문 당시에 “물살과 하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자연재해는 하늘의 뜻으로 이러한 물살을 인간이 맞설 수는 없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중국에 닥친 엄청난 재해에 대한 인간의 무력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보여왔던 태도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중국은 지금 이번 대홍수를 맞으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그러한 위기감 말이다. 여기에 러산대불까지 물에 잠기면서 불안감의 고조는 극에 달했다.


이젠 식량 위기도 코 앞에 닥쳐왔다. CNN도 "홍수가 모든 것을 쓸어가 중국에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설상가상으로 메뚜기떼까지 창궐해 농민들에게 이중고를 안겼다.


벌써 중국의 식료품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상승했고, 특히 중국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식료품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했다. 돼지고기 주산지인 쓰찬성이 대홍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다. 중국인들이 소비하는 식료품의 약 30%가 수입산이며 이중 대부분이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 ’음식낭비는 국가의 적이라며 '잔반을 없애라'고 했지만 그러한 말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게 중국의 고민이다.


더더욱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빈곤층들이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인 쌀과 콩, 돼지고기까지 가격 인상과 함께 구하기가 힘들어진다면 중국은 또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불(大佛)이 발을 씻으면” 일어난다는 ‘천하 대란’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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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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