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총리 [AFP=연합뉴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지지율이 무당층과 젊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소폭 상승하며 9개월째 역사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일본 여권의 핵심 축인 다카이치 사나에 행정부를 향한 현지 주민들의 신뢰가 굳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V도쿄와 공동으로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18세 이상 성인 남녀 939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카이치 내각을 지지한다는 긍정 평가가 68%에 달했다고 이 날 보도했다. 이러한 결과는 한 달 전에 실시했던 동일한 성격의 조사 수치와 비교했을 때 2%포인트 가량 소폭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 매체의 분석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해 10월 정식으로 출범한 이래 단 한 차례도 꺾이지 않고 9개월 연속으로 60%대 후반이라는 압도적인 지지 세력을 유지하는 중이다. 임기 초반의 일시적인 거품 효과를 넘어 이처럼 장기간 견고한 지지율을 확보한 사례는 현행 방식의 정기 여론조사 제도가 전격 도입된 지난 2002년 이후 일본 정계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조사 대상자들의 세대별 성향을 세부적으로 분류해보면 젊은 층과 장년층의 결집 현상이 특히 도드라졌다. 39세 이하에 속하는 청년층 응답자 사이에서는 다카이치 내각에 표를 던진 비율이 무려 78%에 육박해 직전 조사에 비해 5%포인트나 급증했으며, 허리 세대인 40대와 50대에서도 72%의 높은 지지를 기록해 과거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은퇴 세대인 60대 이상 고령층의 지지율은 61%에 머물며 이전 평가 시점보다 1%포인트 소폭 미끄러지는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정당 일체감이 없는 무당파 유권자들의 표심 이동이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층 내에서 이번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직전 조사 결과보다 7%포인트나 치고 올라온 52%를 기록했다. 바로 직전 조사 과정에서 무당층과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하며 지지율 하락세를 겪었던 부진을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만회하며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생 경제 대책과 거시 금융 기조도 정권 유지에 긍정적인 동력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정부가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제시한 2개년 한정 식품 소비세율 1% 인하 및 중저소득 가구 대상 현금 지급 방안에 대해 민심은 찬성 49%, 반대 45%로 팽팽하게 엇갈렸다. 당초 집권당은 하원 선거 과정에서 식품 소비세의 2년 한시 면제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으나,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현재는 한 걸음 물러선 1% 인하안으로 선회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아울러 지난 16일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 기준금리를 기존 '0.75% 안팎'에서 '1% 안팎'으로 전격 인상하는 통화 긴축 기조를 단행한 것을 두고는 전체 응답자의 58%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고물가 잡기에 나선 금융 당국의 조치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이를 '평가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이들은 29%에 그쳐 정권의 경제 운용 방향이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휘발성 높은 대외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내각의 구상과 유권자들의 시각 차이가 극명하게 확인됐다. 중동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지역에 일본 정부가 군사적 성격의 자위대를 파견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인 61%의 응답자가 '파견해서는 안 된다'며 확전 위험에 선을 그었다. 이는 정부 방침에 동조하며 '파견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인 29%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로, 다카이치 총리가 향후 강경한 대외 정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핵심 민심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