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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6 19: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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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입당한 지 얼마나 되셔서, 당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하셨길래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적반하장> 예산 어마어마한데… 류여해 교수님은 개인 분장비까지 당에서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당 공식 방송을 아프리카 개인방송 수준으로 진행, 본인 학력위조 의혹 해명하는 스페셜 코너까지

최고위원 시절 일으키신 각종 논란과 참사에도 불구하고 말을 아껴왔습니다. 적을 향해 날을 세우고 싶었지, 내부를 향해 총질을 해대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당에서 제명이 되셨고, 당을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고 계신 이상 저 역시 말을 아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홍준표 당 대표에게 ‘토사구팽’ 당했다는 그 주장을 보고 실소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으셨다고요? 도대체 입당한 지 얼마나 되셔서, 당을 위해 얼마나 큰 희생을 하셨길래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토사구팽 당했다는 말은 류여해 교수님이 당 대표에게 하실 말씀이 아니라, 제가 류여해 교수님께 할 말인 것 같습니다.

 

▲ 류여해 교수님, 홍준표 당 대표에게 ‘토사구팽’ 당했다구요?


예, <적반하장> 방송 이야기입니다. 방송 시작하실 때, 당을 위한 일이라고 도와달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바쁜 시간 쪼개서 충실히 출연하고, 제 사비 써가며 판넬 디자인 등 방송 준비를 했었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출연료 같은 대가를 바란 적도 없고, 요청드린 일도 없습니다. 당을 위해서라길래 묵묵히 최선을 다했죠.

 

그리고 얼마 지나 제가 <적반하장> 진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최고위원이 되시고 나서 ‘류여해 최고가 당 방송을 사유화한다’는 논란이 일며 여러 진행자들에게 분산을 시키는 과정에서 제가 화요일 진행을 맡게 되었지요. 방송 준비, 게스트 섭외, 녹화. 생업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은 시간을 빼앗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을 위해서’라는 말 한 마디 듣고 떠맡게 되었습니다.

 

예산이 없다는 류여해 교수님 말씀에 따라, 판넬 제작 비용 같은 지출은 물론, 게스트 모시고 섭외비 대신 식사 대접하는 것까지 다 제 사비로 처리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임했습니다. 시청자 분들 반응도 좋았고, 저를 찾는 분들도 나오며 뿌듯함도 느꼈지요.

 

그런데 어느날 <적반하장>에서 매달 쓰는 예산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류여해 교수님은 개인 분장비까지 당에서 받았다고 하시더군요. 돈 벌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어차피 본업으로도 잘 벌고 있기에, 아무 건의도 하지 않고, 못들은 척 그냥 묵묵히 제 맡은 바에 충실했습니다. 물론 의도적이었건 의도적이지 않았건 <적반하장>에 상당한 예산이 지출된다는 사실을 저와 같은 방송 출연진에게 숨겼다는 사실에 조금 실망하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이유가 있었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적반하장> 작가로부터 연락이 오더군요. MC를 교체한다고. 별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모시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설명만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연락에 화요일에 저를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는 커녕, 저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한 채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하다 못해 류여해 교수님이 직접 전화라도 한 통화 주셔서 해명해주실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동안 고마웠고 수고했다라는 상투적인 인사라도 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최고위원이 되셔서 많이 바쁘셨는지, 문자 한 통 주시지 않더군요. 카카오톡 단체방에 그간 감사했다고 작별인사를 드릴 때조차도 아무 말 없으신 걸 보고 여러모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오죽하면 같은 출연진들이 따로 연락이 와서, 당에서 실수하는 거라고, 저 대신 화를 내주시더군요.

 

그리고 얼마 후, 류여해 교수님이 다시 방송 전체를 맡으시는 걸 봤습니다. 아니, 장악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당에서 공식적으로 제작 예산까지 투입하는 당 방송을 아프리카 개인방송 수준으로 진행하며, 본인 학력 위조 의혹을 해명하는 스페셜 코너까지 만들어 방송하셨으니까요. 그 스페셜 코너에 사용된 판넬도 저와 제 직원이 비용받지 않고 만들어드렸습니다.

 

<적반하장> 개인방송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당내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조차 문제 제기를 했죠. 잘 하던 진행자들 다 어디가고 왜 이렇게 운영이 되느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피드백, 댓글창에서 여러 번 보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여해 교수님은 <적반하장>을 자기 품에 붙잡고 놔주지 않으셨죠. 본인의 정치적 기반이셨으니까요. 말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데도 <적반하장> 개인방송 진행을 고집하셨으니, 류 교수님 말씀대로 ‘당에서 <적반하장>을 빼앗아가려고 한 것’이 아니라, 류 교수님이 <적반하장>을 놔주지 않으신 겁니다.

 

하긴, 입당하신 지도 얼마 되지 않으셨고, 그간 당에서 하신 일들도 별로 없으셨으니 그렇게라도 본인 기반을 만들려는 건 알겠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출연진들을 ‘토사구팽’하고, 당 공식 방송을 ‘사유화’하신 분께서, 당에서 징계를 받으셨다고 당 대표가 ‘토사구팽’을 했다는 둥, 당을 ‘사당화’한다는 둥 하시는 건 너무 뻔뻔한 게 아닌지요.

 

토사구팽이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당을 위해 뭘 그렇게 많은 일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전당대회에서 갑자기 태극기를 휘날리시더니, 보수우파를 위해 희생해온 독립운동가 마냥 본인을 포장하시는 걸 보고 제가 정치에 회의를 느낀 건 아시는지요? 과거 종편 방송 발언들을 봐도 보수우파로서의 정체성은 커녕, 오히려 반대 진영에 가까운 이야기를 종종 하시더군요. 몇년 전 JTBC에 나와 ‘안녕들하십니까’ 선동 대자보 열풍을 옹호하던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갑자기 보수우파의 탈을 뒤집어 쓰고서 본인을 포장하고, 나아가 당내 정치 행위로 본인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오랜 기간 당을 위해 묵묵히 일해온 사람들, 음지에서 보수우파를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의 전의가 꺾였습니다. 류여해 교수님께 ‘보수우파’란 그저 유명해지기 위한 홍보수단일지 몰라도,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단어는 온갖 오욕과 피해를 감내하면서도 소중히 지켜온 가치이자, 영혼입니다. 상황에 따라 기회주의적으로 자신을 포장할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이 정치 바닥의 생리라지만, 자부심 하나를 가지고 꼿꼿이 서서 보수우파를 지켜온 사람들이 류여해 교수님의 보수우파 자처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보수우파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으셨다면,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시고, 보수우파 진영 전체를 위태롭게 하는 악의적인 왜곡을 중단해주시기 바랍니다. 토사구팽과 사당화를 말하기 전에, 본인의 토사구팽과 사유화를 먼저 반성해주시고, 보수우파를 자처하며 스스로를 포장하기 전에, 진정 보수우파로서의 행동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날카로운 언어로 글을 쓸 수 있었지만, 그간의 연을 생각해 적의보다는 애정으로 드린 호소문입니다. 고깝게 생각하지 마시고 실선에서 보수우파를 위해 싸워온 사람의 뜻을 잘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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