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이라는 것은, 1등을 압도하여 역전하기 위한 2~4등의 연합일 때나 쓸모가 있지, 2등을 견제하기 위한 3~4등의 연합은 1등에게만 함박웃음을 짓게 해주는 일이 되겠다.
안철수는 한때 문재인을 넘어서 1위까지도 갔던 지지율을 반토막으로 깎아먹고 3등으로 대선을 마무리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방송토론에서의 어이없는 헛발질과 문재인-심상정의 연합전략에 당한 바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한때 그의 지지율을 40% 선까지 끌어올렸던 유권자들이 바랐던 게 무엇인지를 몰랐다.
문재인이 아무리 용을 써도 문재인의 득표는 40% 초반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그는 애초에 박근혜에게도 졌던, 거부감이 많은 인물이었고, 그에 대한 대응전략으론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반문전선을 펼쳤어야지 어이없이 당시 지지율 3등이었던 홍준표에게 흥칫뿡이나 할 일이 아니었다는 말씀이다.
국민들은 그에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 그중에서 조금 더 자유한국당쪽에 가까운 새로운 우파로서의 포지셔닝을 기대했지, 더불어민주당쪽에 가깝거나 그보다 더 왼쪽에 서는 역할을 기대하지 않았다. 초유의 정치적 사태로 갈 곳 잃은 우파 표가 안철수에게 몰렸던 게 50%까지도 넘보던 그의 지지율 확장성의 근원이었을 뿐, 이미 좌파표 30~40%는 문재인에게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토론회에서 1차로 떨어져 나간 지지율은, 그가 좌클릭을 하면서 2차로 더 많이 떨어져 나갔다. 애초에 안철수를 우파의 대안 역할로 지지했지, 좌파로 갈 거면 지더라도 홍준표로 지겠다는 생각밖에 더 하겠는가. 덕분에 홍준표는 2위로 대선을 마무리했다. 안철수,홍준표 둘을 합하면 문재인을 이기는 득표율이었음에도 그렇게 졌다.
지금도 지난 대선의 패인을 알지 못하고, 서울시장 선거 지지도에선 심지어 10%도 안되는 2위로 밀려난 굴욕을 당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는 좌클릭만을 외치며, 되지도 않는 2등 견제용 3•4등 연합전선 같은, 전략의 기초조차 망각한 발언이나 하고 있다.
안철수가 살 유일한 길은 2~4등을 연합하고 우파의 대안으로서 이쪽의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일이다. 이미 확고한 주주가 있는 좌파시장에선 끌어갈 표도 없이 조롱만 당하고, 우파 표만 더 떨어져 나간다.
야당이 야당을 상대로 싸워서야 여당 2중대란 소리밖에 더 듣겠는가.
2등을 견제하려고 3~4등이 연합한다면 온 세상이 코웃음 친다.
1등의 엑스맨이란 소리나 듣기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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