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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29 20: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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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의 우리나라가 아닙니다, 이제 ‘10% 기득권’ 시대입니다
-하층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건국 당시 소작농 같은 ‘흙수저’ 신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자유와 평등의 나라로 가는 경쟁 필요



(2) 10대 90의 프레임

 

남들이 자유한국당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자유한국당은 상위 1%의 특권층의 당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역시 반론을 펼치고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구구한 반론은 효과가 없습니다. 프레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애를 쓰기 보다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역공을 펼치는 것이 낫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대 99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당이 이 프레임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99%를 대변한다.”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이 프레임이 타당한 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위 1%의 소득 집중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5년 11.3%, 2010년 12.7%, 2015년 14.2%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프레임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제가 2017년 2월 5일자 한국일보 기사에서 베껴온 그림을 보십시오.

 

 

 

이 그림을 보면 60년대, 70년대 우리나라와 지금 우리나라가 아주 딴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수십 배 커지고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빈부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아들, 손자 세대에서는 우리가 책에서 배운 ‘계급’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따라 인생의 출발점이 크게 달라져서 이른바 ‘수저론’이 나오고 ‘세습 자본주의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OECD 평균이거나 조금 심한 편이고, 중국이나 브라질, 멕시코 같은 중진국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심한 편이 아닙니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빈부격차를 이렇게 불편해 하는 것일까요? 그것을 바로 이 그림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원래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은 나라였기 때문에, 그런 시절이 불과 한 세대 전이기 때문에, 내가 잘 모르는 남들이 아닌 사촌 간에, 초등학교 동창생끼리 빈부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원래 대한민국은 후진국 가운데 매우 희귀한 나라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자유와 평등의 나라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평등이 다음 세대에게는 기회의 평등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 그래서 저는 국민의 절반을 넘었던 소작농을 일소한 농지개혁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희년(禧年)의 효과는 사라지고 다시 토지개혁을 해야 하는 시점, 새로운 희년이 돌아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6년 10월 27일자 연합뉴스 기사에서 베껴온 이 그림은 좀 다른 수치를 보여줍니다. 1995년의 상위 10% 소득 집중도를 위 그림에서는 34.7%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29.2%라고 하였습니다. 아마 연구기관에 따라 계산 방법이 다르겠죠. 여하튼 그 당시까지는 양호한 편이었는데, 그 후로 급증한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상위 10% 소득집중도를 말할 때는 20세 이상의 모든 개인을 줄 세우기 때문에 성인이 된 자식을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상당한 기간 돌보는 우리나라 가정의 모습을 고려한다든지, 그래서 20대, 심지어 30대 초반까지도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이나 교사, 대기업 정규직 등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을 하기 위하여 간혹 알바를 하면서 취업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정, 즉 캥거루족이라는 사회 현상, 그리고 남편이 돈을 잘 버는 경우, 전업주부 아내가 경제권을 쥐고서 자녀 교육, 사교육 등을 전담하는 문화 등을 감안한다면 상위 10%에 쏠려 있는 소득의 혜택은 훨씬 더 많은 사람들, 아마 국민의 20%쯤은 보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상위 10%든 20%든 이들이 너무 많이 차지하고 나머지 국민들이 가난하다는 현실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 국민들이 서민이며, 그들 다수 서민, 즉 하층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건국 당시의 소작농과 같은 처지에 있고, 다시 그의 자식들이 ‘흙수저’라고 자신을 비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한국 경제의 역동성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도 초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여당이었을 때 무엇을 하셨나요? 사실 이런 현상은 비단 노무현 정부 때뿐만 아니라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에도 쉬지 않고 진행되어 왔습니다.

 

산업이 발달하여 경제 대국이 되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면 다시 자유와 평등의 나라로 돌아갈 것인가를 자유한국당은 얼마나 고민하고 있습니까? 어차피 앞으로 모든 정치 세력이 이 문제를 두고 경쟁하게 될 겁니다. 야 3당끼리도, 진정으로 하층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당이 야권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제 1야당이 되고 싶다면 10대 90의 프레임으로 대한민국 사회와 정치를 보세요.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필자가 지난 8월 24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특강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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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대환 '제3의 길' 대표 칼럼니스트 주대환 '제3의 길' 대표 칼럼니스트의 다른 기사 보기
  • 젊은 시절의 필명은 김철순. 1992년에 한국노동당 창당준비위원장, 2004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이라는 감투를 쓴 적도 있다. 2008년부터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017년부터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사회민주주의 연대 공동대표, 제3의 길 공동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좌파논어>, <시민을 위한 한국 현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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