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장기업 절반이 적자, 태양광 및 부동산이 가장 큰 타격]
중국 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에 적자를 냈으며, 태양광과 부동산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경제 성적표가 나왔다. 이러한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중국인들 급여가 대폭 삭감되면서 중국의 거품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 “중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상장기업 700여개 중에서 절반 이상이 적자를 기록했고, 그 중 19개 기업이 10억 위안(1890억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 상장기업 중 특히 부동산과 태양광 산업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9일 저녁 현재 실적 전망치를 공개한 기업 중 흑자가 예상되는 기업은 305개, 적자가 예상되는 기업은 393개였다”면서 “이 중 태양광산업은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론지(Longi Green Energy)와 통웨이 등 7개 회사는 10억 위안 이상의 최대형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RFA는 또한 “지난해부터 중국 경제를 이끌어 갈 3대 산업으로 불렸던 신에너지 자동차, 리튬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이 수출액으로만 보면 총 1조 6천억 위안(303조원)으로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돌파하여 거의 30%나 증가했지만, 불과 반년이 지난 지금 태양광 관련 회사들부터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국 금융학자 청샤오농은 RFA에 “과거에는 중국의 여러 지방 기업이 중앙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태양광 산업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수출신장에 기여해 왔지만 지금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시장의 각종 제재 등으로 인해 수출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도 제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자동차산업에서도 같은 어려움이 닥치고 있다”고 봤다.
청샤오능은 이어 “중국은 애초 전기 자동차가 유럽 시장을 점령할 수 있고, 아예 유럽 시장의 자동차산업을 모두 파괴하면서 독점까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유럽은 그렇게 어리석은 바보들이 아니었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결코 유럽 시장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샤오능은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내놓은 소위 ‘3대 신산업’은 품질 자체가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닌데다 미중간의 신냉전으로 인해 과잉생산을 통한 세계 시장 정복의 꿈은 이미 허망해졌다”면서 “지난 2년은 반도체와 전기차 및 태양광이 문제였지만 중국은 또 앞으로 어떤 산업을 부상시킬지 모르나 무슨 업종이 태동하더라도 중국은 결국 똑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산업정책이나 무역정책 등의 국가시책이 기본적으로 질이 그렇게 높지 않은 제품들을 과잉생산을 통해 값싸게 경쟁하면서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그러한 중국의 전략이 이젠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고품질의 제품을 통한 세계 시장 확보라는 명제를 내세우지만 중국의 산업 구조 자체가 저렴한 가격에 대량 수출이라는 기본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에서 ‘품질차별화’라는 ‘고품질 산업 추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허망한 꿈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대만 TIA의 라이롱웨이(雷榮威) 전무이사는 “오랫동안 중국은 반도체나 태양광같이 국가가 주력 품목을 하나 정하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대량생산 체제로 곧바로 돌입하는 형태라 고품질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면서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활황기라서 그런 제품들이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소비가 되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국내 경기가 부진하면서 소비도 줄어들다보니 기업들 역시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라이롱웨이는 이어 “중국 제품의 특성상 덤핑을 기본으로 하여 수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선진국에서는 소비가 힘들 것이고 당연히 일대일로 국가나 3~4선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중국 경제를 더 심각한 수준으로 빠지게 할 것이며 당연히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불황이 몰고온 급여 삭감, 거품경제는 무너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경제불황으로 인한 나쁜 소식들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중국 인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며칠 전에는 중국의 금융엘리트들이 다닌다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한 여성 직원이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이렇게 세상과 작별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RFA는 11일, “중국의 중산층이 광범위한 임금 삭감에 직면해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중국 중산층이 잦은 임금 삭감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임금 삭감 물결'의 출현은 중국의 거품 경제가 터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짚었다.
RFA에 따르면 이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CICC 상하이 지사의 여직원(30세)은 지난해 9월 천만 위안(18억 9천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집을 샀지만 주택 시장이 폭락해 계약금 400만 위안(6억 5732억원)이 증발한 데다 급여 삭감과 대출금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주식 시장, 부동산 시장, 급여 삭감의 삼중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CICC의 일부 직원은 SNS에 급여의 30% 정도가 삭감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올해 CICC가 직원 급여를 평균 25% 삭감함으로써 2천명 이상의 직원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영기업인 CICC뿐만 아니라 이러한 급여 삭감은 중국의 대부분 기업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웬만한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이러한 임금삭감을 단행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중국에서의 임금 삭감은 이미 대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특히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금융기관의 경우 경기침체로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이를 메꾸기 위해 급여 삭감의 규모를 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RFA의 설명에 따르면 한 금융기관에 1억 달러의 대출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대손충당금이 5~10%만 생겨도 이 부분을 급여 삭감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심한 경우에는 월 3만 위안 받았던 고액 급여자가 1만 위안 이하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기 침체와 외국인들의 탈중국 현상, 그리고 외국 투자자들이 중국으로 들어오지 않으면서 중국의 금융기관들은 앞으로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메릴랜드주 로욜라대학교 경영대학원 딩홍빈 교수는 “전통적으로, 그리고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국의 해외 투자는 매년 수천억 달러가 유입되었지만 지난해에는 330억 달러에 불과했다”면서 “이는 아직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않았던 30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의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들었던 금융기관은 이제 급여 삭감이라는 호된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그러한 어려움은 앞으로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급여삭감 현실에 대해 옥스퍼드대학교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연구원은 RFA에 현재 중국의 경제 상황과 거품 경제를 겪었던 1990년대 일본의 경제 상황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중국 경제의 거품은 이미 꺼지고 있는 중”이라면서 “단지 일본과 같이 국가의 통제가 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중국 경제는 워낙 통제가 잘 되는 집단이다보니 그 속도가 다만 느릴 뿐”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이렇게 거품경제가 꺼져가는 와중에 그동안 웬만한 부를 누려왔던 중국의 중산층들이 제대로 적응해 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물론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수십만 명의 중국인들이 중국을 탈출하고 또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 재산이 적은 젊은이들을 비롯한 중국의 엘리트 집단들은 이렇게 거품경제가 꺼져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중국의 과잉생산이 ‘차이나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살 길’이라면서 밀어붙이고 있는 ‘과잉생산을 통한 세계 시장 장악’이라는 정책이 ‘차이나 쇼크’를 불러오면서 그리안해도 기반이 허물어진 중국 경제를 완전히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RFA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의 제이 샴보(Jay Shambaugh) 부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에 대해 경고하는 세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즉, ① 글로벌 수요를 앞지르는 공급 증가, ② 손실을 내는 비효율적인 기업의 증가, ③ 낮은 또는 감소하는 설비 가동률 등이 그것인데 중국이 이러한 경제지표가 뚜렷함에도 그야말로 무식하게 과잉생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제방식은 한마디로 사회주의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중국의 리튬 배터리 및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을 본다면 글로벌 수요를 2~3배 정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역시 2030년까지 7천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달성할 계획이지만, 같은 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천4백만 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다보니 중국의 주요 업체들이 손실을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샴보 부장관의 지적이다.
샴보 부장관은 또한 “2024년 1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제조업 가동률은 2016년 이후 최저치인 73.8%로 떨어진 반면, OECD 국가의 가동률은 약 80% 수준이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특히 자동차, 태양광 패널, 반도체 등 중국 당국이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이 과잉생산을 통해 중국 국내 소비를 진작시킬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저축률은 지난 2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의 45~50%에 달했는데, 이는 OECD 국가들의 과거 평균보다 2배 높을 뿐만 아니라 다른 동아시아 경제국보다 10~20%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저축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렇다보니 중국 당국은 그저 해외로 밀어내기 수출을 통해 매출을 올리려 작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밀어내기 수출이 또다시 중국의 발등을 찍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 패널의 경우만 하더라도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수많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문을 닫기는 했지만 덩달아 국제가격이 80% 이상 하락하면서 모든 피해를 중국 기업들이 안게 됐다.
결국 외부 수요에 의존하는 중국 경제는 우선적으로 글로벌 국가들의 거센 저항을 받게 되고 이는 당장 중국에 대해 문을 닫는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높은 관세 부과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무역장벽들이 계속 높아지다보면 그로 인한 모든 결과는 또다시 중국이 져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알리 익스프레스’ 등 중국의 저가공세로 한국의 쇼핑앱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어쩌면 이로인해 제2의 차이나쇼크를 한국도 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한 저가공세의 효용성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저가의 저품질이 한국 시장을 휩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제1차 차이나쇼크를 한국도 경험했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파상공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잘 살펴보고 잘 대응해 나가기를 바란다. 우리가 또다시 중국이라는 나라에 당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