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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13 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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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의 중요한 흐름은 트럼프의 ‘오판’에 대한 우려
-트럼프가 단기적인 성과와 극적인 장면 연출에 집착해 과거정권의 실수 반복하는 것 아닌지 걱정
-우리 언론은 빅매치 경기 소개하듯, 유명 연예인의 스캔들 다루듯 근거없는 추측과 ‘설레발’ 남발


▲ 두 ‘스트롱맨’의 극적인 화해 무드가 전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연 빅뉴스다. 전세계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트럼프-김정은 대화 가능성과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여 가던 두 ‘스트롱맨’의 극적인 화해 무드. 이보다 더 섹시하고 즐거운 뉴스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다양한 분석과 전망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주요 외신들의 한 가지 중요한 흐름이 있다면 그것은 트럼프의 ‘오판’에 대한 우려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나치게 단순한 일반화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주요 외신들의 반응이 회의적이라는 인상은 과장이 아니다.


이들 외신들은 김정은이 시간을 벌기 위해 또 다시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를 속이고 있을 가능성을 점치며, 90년대 말부터 김정일이 반복해서 내놨던 변명과 거짓 약속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인 성과와 극적인 장면 연출에 집착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시선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정작 우리 언론들에게서는 그런 반응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북한으로부터 가장 많이 속았고, 가장 많이 당했으며, 가장 노골적인 협박과 위협을 당해왔던 당사자인 대한민국에서 오히려 언론은 김정은에 대한 기대에 찬 분위기다.

이미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게다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실제로 김정은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접견한 후 백악관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 정말 사실에 부합하는 것인지, 아니면 중간 전달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기대와 바람이 뒤섞여 다소 과장된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는 언론도 극소수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 할 언론은 바로 대한민국 언론인데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언론의 보도가 미국과 한국의 ‘동상이몽’을 더 심화시킨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비핵화, 관계 정상화, 체제 보장과 같은 개념은 매우 주관적이고 모호한 것들이다.


해석의 여지가 많고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체제 보장은 과연 무엇인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면서 즉각적인 시정과 개선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체제 보장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이처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자칫 대화를 위한 대화만 성사될 뿐, 그 어떤 성과도 도출하지 못한 채 오히려 김정은에게 핵개발과 체제 단속을 위한 시간만 벌어주고 그 과정에서 한미간 입장의 간극이 더 커져서 동맹에 균열이 생기는 결과마저 초래할 수 있다.


그러한 우려가 가시화되는 이 시점에서 가장 침착하고 냉소적이어야 할 이들은 바로 언론이다.


언론이기에 가장 차갑고 건조하고 담백한 언어로 실상을 진단하고 의심에 또 의심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언론이 가장 ‘호들갑’을 떨고 있다.


마치 세기의 빅매치 경기를 소개하는 듯 들떠있는 것 같기도 하고, 유명 연예인의 대형 스캔들을 다루듯 온갖 근거없는 추측과 ‘설레발’만 남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시민들은 트럼프-김정은의 대화 가능성만 보고도 드디어 핵이 없는 한반도가 다가오고 있다는 무리한 희망마저 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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