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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12 18: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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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김정일 회담에서는 6.15선언이 발표되었지만 그 선언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는 영향을 크게 미쳤지만 남북관계개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노무현•김정일회담도 현란한 말은 오갔지만 우리 돈만 나갔을 뿐 성과 없이 끝났다.
-앞으로 문재인 김정은 회담이 곧 열린다지만 비핵화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한 간에 해결가능한 일은 이산가족상봉문제이상의 합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남북 관계 개선에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관람객이 철책선에 달린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리본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2000년 5월 나는 영국여행 중이었다.

김대중이 평양을 방문,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5월의 영국의 이곳저곳을 아내와 함께 둘러보았다.


주영대사관을 통해 영국전략문제연구소를 방문하도록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곧 연락이 왔다.

테임스 강변에 위치한 아담한 흰색건물이 그 유명한 영국전략문제연구소였다.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영국적 시각을 알고 싶어 왔다고 했더니 나의 대면상대로 James Miles라는 중국전문가가 나왔다. 그는 커피 두 잔을 머신에서 뽑아들고 와서 내게 한잔을 권하면서 자기들은 이런 방식으로 손님을 대접한다고 말했다. 퍽 소탈한 자세가 마음에 들었다.


그는 나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여러 현안이 있지만 교류협력의 길을 트는 것이 가장 가능한 현실적 대화소재가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그는 그런 수준의 문제라면 거판지게 정상회담을 하지 않고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자기가 보기에는 남북한 정상이 만나 현시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에 뜻있는 정상회담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로 끝날 회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는 되지만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크게 중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의외의 반응에 내심 놀라면서 세계라는 관중석이 한반도를 보는 시각이 우리와 크게 다른데 놀랐다.


동서독 정상회담은 동독의 에어푸르트와 서독의 카셀에서 한 차례씩 두 번 열려 동서독 기본합의서와 유엔동시가입의 길을 열었다.

결국 양독 정상회담은 양자 공히 분단의 모순을 실현하여 분단지양의 계기를 만드는데 기여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그럴 전망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전문가는 남북한 정상들이 만나 주한미군의 지위에 영향을 미칠 합의도 도출할 수 없을 뿐더러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로 합의한다고 해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겠는가를 따져 물으면서 이벤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대화를 끝냈다.


김대중•김정일 회담에서는 6.15선언이 발표되었지만 그 선언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는 영향을 크게 미쳤지만 남북관계개선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노무현•김정일회담도 현란한 말은 오갔지만 우리 돈만 나갔을 뿐 성과 없이 끝났다.


앞으로 문재인 김정은 회담이 곧 열린다지만 비핵화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한 간에 해결가능한 일은 이산가족상봉문제이상의 합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과 북한 간에 열릴 정상회담에 앞서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의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펼칠 정책수단이 무엇일까를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강대국정치에 끼인 분단국가의 고민을 전 국민이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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