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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12 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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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 해체되면, 핵을 가진 북한 입장에서 남한의 저항은 제로 수준
-엄청난 경제력과 자유도와 인권격차 때문에 북한체제의 존속이 어렵고 그래서 더 위협적이다
-남한 강점하면 저항을 분쇄하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다. 서슴치 않고 10만, 100만 학살할 것

이 칼럼에 대한 자칭 진보 선수들의 반응을 보고 깊은 시름에 잠기게 되었다.

      [관련기사: [선우정 칼럼] "잘못된 報告가 나라를 그르쳤다"]

‘보수우파의 말도 안되는 (적화)망상’ 운운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과잉 증오의 산물이라고 몰아부치기도 한다.


▲ 평양에 도착하여 북한 인사들과 환담하는 대북특사단 [사진: 청와대 vis 뉴시스]


솔직히 역사를 왜 배우는지, 우리 역사 교육이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외교안보의 기본 교양이 이 나라 자칭 식자들에게 있는지 등등 많은 의문과 회의가 밀려왔다.


우리가 2천 년에서 2천5백 년 전에 씌어진 동서양 고전과 경전을, 지금도 보고 듣고 음미하고 해석하는 것은 이들의 인간, 권력, 국가, 외교안보, 폭력, 통치술 등에 대한 통찰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안희정의 타락과 다윗왕의 타락은 3천 년의 시간차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국가의 혼미와 흥망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의 기억과 시야가 짧고 좁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과 국가와 권력의 본질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래서 지금 긴가민가 하는 것들이나 국가와 통치자들의 언설/행태의 본질과 귀결을 가늠하게 해 준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구상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 중에서 경제력과 자유도 격차가 가장 큰 나라가 남한과 북한이다.

그런데 이 두 나라는 오랜 역사와 혈통을 공유하면서, 서로 통일=통합을 열렬히 지향한다.

보통 불안정한 관계가 아니다.


북한의 최대 위협은 남한의 존재 그 자체다.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과 핵무기가 아니다.

 그래서 상식이 있는 사람들은 북한의 남한으로의 흡수통합을 점친다. 이게 상식이고 동서고금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의 통찰이다.


당연히 북한은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런데 남한도 미국도 수만 수십만 명의 인명과 천문학적 재산의 손상을 각오하고 북한을 군사적으로 강점할 의사가 없다.


하지만 북한에서 정변이나 인민 봉기가 일어나 시리아나 리비아 내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북한이 진짜 겁내는 것은 이것일 것이다.


 이 경우 핵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핵공격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북한 영토 안에 군대를 밀어넣을 국가는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보편 상식이자 동서고금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의 통찰이 있다.

 군사력 격차가 엄청나게 크면, 군사적 강점도 가능하다. 솔직히 이런 사례가 월등히 많다.


전기저항이 0 또는 그에 가까이 가면 초전도 현상, 즉 평소에 볼 수없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이 해체되면, 핵을 가진 북한 입장에서 남한의 저항은 0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항쟁, 6월항쟁, 촛불시위 등을 경험했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하여) 무한대의 발언의 자유를 누리며, 북한체제를 극도로 혐오하는 5천1백만명이 있는데, 남한이 호락호락 당하겠냐고 생각할 것이다.


적화통일 위협을 말도 안되는 망상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참으로 순진하고, 바보스럽고, 인간과 역사에 무지한 경제적 개 돼지 수준의 생각이다.

국가폭력의 무서움과 위력을 모른다는 얘기다.


중국이 왜 동해안으로의 출구가 없나(잃었나)?

연해주는 왜 소련 영토가 되었나?

티벳은 왜 중국 영토가 되었나?

몽고는 왜 중국에 병합되지 않았나?

왜 인구 3~4천만 명의 쿠르드족과 파슈툰족은 민족국가를 만들지 못했나?

왜 세계에는 불합리한 국경선이 그렇게 많나?

그 나라(청나라, 러시아, 티벳 등) 그 민족의 군사력 때문이다.


주변에 적대국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위스와 프랑스는 왜 그렇게 많은 국방비를 쓰나? 1차대전과 2차대전의 과도한 트라우마 내지 시대착오 때문일까?


국가 안보는 최소 수십 년, 수백 년의 호흡으로 하는 것이다.

1천 분의 1, 1만 분의 1의 확률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사드에 그렇게 민감한 것 아니겠는가?


북한이 위협적인 것은 엄청난 경제력과 자유도와 인권 격차 때문에 체제가 장기 존속이 어렵기 때문이다.


앉아서 죽으나 나가서 맞아죽으나 매한가지라는 판단은 인간이나 국가로 하여금 엄청나게 무모한 시도를 하게 만든다.


북한은 이 충동을 분명히 갖고 있다.

그냥저냥 평화 공존만 할 수 있어도, 위험이 너무 큰 남한 군사적 강점 생각을 안할 것이다.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이 해체된다고 해서 곧바로 침략하지는 않겠지만, 기회를 볼 것이다.


만약 기습공격으로 남한 군대만 무력화시키면(핵 위협하면 남한 군대는 혼비백산하게 되어 있다. 지금도 당나라 군대 비슷하지만) 남한을 요리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곧바로 김일성, 김정일 동상 세워놓고 절하게 만들고, 종교 탄압하고, 반동분자 처단하는 무식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남한을 홍콩처럼 만들겠다고 할 것이다.

물론 민주선거가 있을 리 없다.


당연히 외국자본 다 빠져나가고 어마어마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생활수준은 5분의 1 이하로 떨어지겠지만, 전혀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의 이권은 최대한 보장해줄 것이다.

반동분자들은 알아서 보트피플이 될 것이다.

어쩌면 보트 티켓조차 거액에 팔지도 모른다.


모바일과 인터넷을 끊어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러면서 무시무시한 폭력으로 할 수 있는 개혁(부동산, 지대추구 문제해결 등)도 할 것이다.


경제적 자유도는 중국 수준에 근접할 것이다.


종교 탄압도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거칠게는 안할 것이다.


아무튼 일단 군대만 무력화시키면, 천천히 서서히 요리하면 된다.

북한의 무시무시한 폭력은 저항보다는 도피를 선택하게 할 것이다. 물론 나는 싸우다가 죽겠지만.


당연히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이 다 반대하면서 제재하겠지만, 통일 조선(남한은 홍콩처럼 특별행정구)이 주요국의 이권은 철저히 보장해 주면서, 결사적으로 외세 간섭을 거부하겠다고 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군대 파견하려 하면 핵과 미사일로 때리려고 하는데, 1990년 이라크를 대상으로 한 사막의 폭풍 작전을 펼칠 수는 없다.


시민들의 시위? 버마 로힝야족 사태, 시리아, (후세인 시절)이라크 등에서 벌어졌던 수십만 명의 학살, 추방, 도피, 망명 사태를 보라.


나도 청년대학생 시절, 광주 2천시민 학살(실제로는 2백명 내외였다) 소식을 듣고 격노하여 혁명아가 되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한국은 붓으로, 상소로, 성명서로, 분신자살로, 광장의 시위와 촛불로 정권을 바꾸기도 한, 참으로 폭력과 먼 특이한 역사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었기에 6월항쟁과 촛불혁명(?)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국가폭력의 무서움과 위력을 모른다는 얘기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압박 봉쇄 정책과 핵공격 위협을 핑계 대면서 든 예가 푸에블로호 사건 등 몇 개 되던데, 들어 보니 오히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만들 필요가 없는 이유였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군사적 도발은 정말 없다.


그런데 북한은 울진삼척, 1.21사태,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지하당 공작 등 숱하게 많다.


남한이야말로 북한의 위협을 엄청나게 심각하게 여겨야 할 이유가 부지기수였다.


과거에는 매카시즘이 문제였는데, 지금은 역매카시즘이 문제다.

세계 보편상식과 역사적 경험과 통찰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을 보수우파니 문재인에 대한 증오니 전쟁광이니 하면서 무조건 폄하하기 때문이다.


보편상식에 비추어 보면 북한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나라인가?

그래도 어마무시한 폭력에 의해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남한을 군사적으로 강점만 하면 얼마든지 유지할 수 있다.

저항을 분쇄하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다.


10만 명이든 100만 명이든 죽이는 것이 그들에겐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비로소 중국과 비슷한 통일조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김씨 세습 왕조가 운영하는 동물농장의 노예 내지 개돼지가 되는 것이다.


북한은 ‘정의의 핵 보검’ 운운하면서 전쟁을 불사하려고 하는데, 남한은 전쟁만은 절대 안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결론은 뻔하지 않나?

김씨 왕조의 노예나 개 돼지로 사는 것 외에 무슨 수가 있나?


나 역시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는 다섯 번째 항목을 보고 엄청난 분노와 비애(悲哀)를 느꼈다.


정의용 특사의 발표는 당연히 북한과 합의했을 것이고, 이 문구를 넣어달라는 주문을 받고 발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임진왜란의 핵심 교훈은 여전히 살아 있는 교훈이다.

다윗왕의 타락도 그렇듯이.


헌법에 씌어져 있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 중의 확실한 하나는, 국가폭력에 대한 무지, 국방력에 대한 경시, 한마디로 문약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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