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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8 13: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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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이번에 합의한 많은 것들은 과거와 비교해 새롭지 않으며 북한 정권이 즐겨 썼던 수법이란 지적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남북 합의 결과에 관해 아주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대화가 재개됐을 때 말 바꾸기를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
한이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한국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믿기 힘든 것


▲ 북한 조선중앙TV는 6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대표단과 접견했다고 보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뉴시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한국 정부 특사단의 남북 합의 발표에 대해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VOA가 전했다. 북한 정권이 과거에 합의했던 것들을 대부분 어겼기 때문에 옛 행정부의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북이 이번에 합의한 많은 것들은 과거와 비교해 새롭지 않으며 북한 정권이 즐겨 썼던 수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북특사단이 오늘 미국으로 출발해 트럼프 정부에 방북결과를 협의하러 간다는 점에서 미국 고위관료들의 태도가 의외로 차갑다는 것은 앞으로의 한미관계와 미북관계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VOA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의 남북 합의 결과에 관해 아주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관리는 6일 미국은 북한과 27년이나 대화했지만, 북한 정권이 합의를 모두 어겼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평양의 어떤 발표도 회의적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VOA 는 또, 과거 북한과 협상했던 전 행정부 관리들의 반응도 같은 입장이라고 전했다.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은 7트위터북한은 클린턴 대통령에게 거짓말을 했다


부시 대통령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북한이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테니 준비하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부시 전 행정부에서 북핵 협상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역시 6VOA에 김정은 정권의 발언은 과거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과거에도 같은 말들을 들었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과거에 합의를 어떻게 어겼는가?


대표적인 게 체제 안전보장과 핵 보유를 계속 연관시키며 조건을 자주 바꾸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059·19 공동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이 핵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 핵확산금지조약인 NPT 체제 복귀도 약속했다


하지만 다음 해 1차 핵실험을 강행해 합의를 깼다.


NPT는 가입과 탈퇴 등 말 바꾸기도 많았었다. 북한은 1985년에 NPT에 첫 가입했었다


그러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에 반발해 1993년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유엔안보리의 중재로 탈퇴를 유보했지만, 2차 북 핵 위기가 발생한 뒤 2003년 다시 탈퇴를 선언했다. 20059·19 공동성명에서 복귀를 약속했지만, 다시 파기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런 행태가 NPT 발효 이후 유례가 없는 것이라며 핵확산 방지에 중대한 도전이라고 우려했었다.


그러다 2007년에는 2·13 합의, 오바마 행정부 때 2·29 합의도 일방적으로 파기했었다


이렇게 합의와 파기를 반복하면서 결국 핵무력 완성 준비를 해 왔다는 지적이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북한이 이번에 군사적 위협 해소체제 안전 보장카드를 꺼내든 걸 볼 때 과거처럼 시간을 벌기 위해 대화를 활용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대화가 재개됐을 때 말 바꾸기를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군사적 위협 해소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서도 북한 정권은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과거 미-한 합동군사훈련의 중단, -한 상호방위조약 파기와 연합사령부 해체, 주한미군 철수,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 철회, -북 평화협정 체결 등 다양한 요구를 했었다


이런 주장은 특히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자주 반복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지난 20167차 당대회 보고에서 미군 철수를 공개적으로 직접 요구했었다.

미국 당국은 결국 비핵화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표현만 바꿔 각색했다고 본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미군을 철수하면 비핵화하겠다고 명확히 확인한 적도 없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북한이 과거 미국과의 대화에서 미군 철수, 상호방위조약 폐기, 핵우산 제거 등을 핵 포기 조건으로 내세운 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비핵화를 검토 혹은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전혀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게다가 주한미군 철수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저서 피스메이커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의 주둔이 필요하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에 동의했다고 말했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김용순 비서를 1992년 미국에 특사로 보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해 미군이 (한반도에) 와 있는 게 좋다고 요청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군이 평화유지군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김정일 위원장은 계속 미군 철수를 외쳤을까?

당시 김대중 대통령도 왜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우리 인민들의 감정을 달래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답변했다고 임 전 장관은 말했었다


북한이 이후 핵실험을 하며 미군 철수를 계속 주장하고 서울 불바다까지 협박한 것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한국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는 것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미국 당국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전문가들은 진실이라면 다행스러운 얘기겠지만 믿기 힘든 얘기라고 지적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선군절 4주년을 맞아 특수부대를 방문해 오직 총대로 적들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리고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었다


로버트 애슐리 미 국방정보국장(DIA)6일 상원 청문회에서 김정일에서 김정은 시대로 넘어가면서 나타난 큰 변화는 전쟁에 대비한 실전 군사훈련을 매우 심각하고 철저하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VOA북한 정권은 결코 한국을 점령해 (무력)통일을 이루려는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다며 평화 공세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밖에 정권 유지 등 억제수단, 무력 통일 수단, 강압외교를 통한 지원 획득, 외부의 위협을 계속 강조해 체제를 결속하려는 목적 등 다양한 이유로 핵 개발을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말했다고 한국 특사단이 밝혔는데,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노동신문은 7조선의 핵 보유는 정당하며 시비거리가 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민족의 운명, 최고 이익, 미국의 위협에 대응해 핵 억제력 강화조치는 정당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게다가 선대의 유훈이란 표현도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나 종종 사용하던 표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며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었다


백악관 관리들은 북한 정권의 이런 신뢰할 수 없는 전례들을 이미 꿰뚫고 있기 때문에 말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이번 대화에 대해 흥분할지 모르나 미국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한미관계와 미국대화의 진전 방향이 에측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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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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