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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오판, 휘청거리는 중국 경제 - 원자재 가격 상승에 위기 맞은 중국 경제 - 전랑외교로 호주와 충돌, 철광석 수입에 문제 발생 - 진퇴양난의 중국, 제성장률 목표 달성도 어려울 듯
  • 기사등록 2021-05-29 19:06:04
  • 수정 2021-05-30 08: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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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에 위기 맞은 중국 경제]


중국 경제가 원자재 파동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이 어느 정도 진정되기 시작하면서 원자재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정작 공장 가동에 필요한 원자재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가격까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0년 톤당 12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철광석은 한때 230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이렇게 철광석의 가격이 폭등을 하자 중국의 건설, 자동차, 가전, 기계, 조선산업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거나 위기를 맞게 되자 중국 정부 당국이 당황해 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이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공장가동을 줄이면서 올해 경제가 지난해 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SCMP는 이 기사에서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커지면서 중국 남부의 제조업 중심지들이 휴업이나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광둥성 전역에서는 철강 주조에서 가전제품 공장에 이르기까지 올해는 지난해보다 생존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했다.


철과 강철주물을 공급하는 광둥성의 최대 공장 중 하나인 모던캐스팅은 아예 "주조 재료비가 회사 총 이익을 훨씬 초과했고,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르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공장 가동을 절반 이하로 축소했다.


Huo라는 철강회사는 지난해에는 약 5000t의 철강을 생산했었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공장 근로자들의 수입 또한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들 철강회사 뿐 아니라 철광석 같은 원자재를 많이 사용하는 가전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자재가 제품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 가전산업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당연히 제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회사 수익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주가는 오히려 폭락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여러 인프라 프로젝트에 철광석이 필수 원자재이기도 하고, 가전제품, 자동차 및 여러 기계에 두루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기도 하다. 이러다보니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들 철강업체나 전자산업 업체들은 한결같이 중앙정부가 나서서 원자재 가격을 안정시키지 않는 한 솟아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문제는 중앙정부조차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데 있다.


시진핑 주석의 최고 경제보좌관인 류허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국금융안정발전위원회가 지난 4월초에 높은 상품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잠재적 경제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여러 국가기관들이 원자재 가격 폭등 및 품귀 현상을 해결해 보려 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최고 경제기획 기관인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도 철광석, 철강, 구리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만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가격 담합, 허위사실 유포, 사재기, 투기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근본적으로 원자재가 부족한 상황에서 허황된 공포탄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구리, 철광석, 아연, 니켈, 알루미늄을 포함한 전 세계 금속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급등했지만 중국은 이러한 세계적 현상에 품귀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충격파로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중국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중국이 철광석과 관련한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장 큰 이유는 호주에 대한 전랑외교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다. 호주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중국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부터 촉발된 양국간 갈등은 급기야 중국이 호주에 대한 전면적인 무역보복으로 번져 갔다.


그러면서 중국이 실시한 조치가 호주산 석탄과 와인, 소고기 등의 수입 금지 조치였다. 그러나 그러한 중국의 판단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광둥성을 비롯한 중국의 산업지대에서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정전사태가 잇달았다.


그렇게 호주산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무역보복을 가했던 중국이지만 정작 철광석에 대해서만큼은 손을 대지 못했다. 이유는 호주산 철광석이 품질도 가장 좋고 이를 대체할 수입선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이를 위해 철광석 수입량 11억7000만톤 중의 60%에 해당되는 7억톤을 호주에 의존해 왔다.


중국이 그렇게 호주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호주가 세계 최대의 철광석 생산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이 호주에 대해 무역보복을 하면서 큰 소리를 쳤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철강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호주가 이젠 배짱부리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을 해줄까 말까 거론하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당황한 중국은 주 수입선을 브라질로 옮겨 보려고 했지만 이 또한 신통치가 않다. 세계 두 번째 철광석 생산국이던 브라질이 지난 2015년 11월 철광산 사마르코댐 붕괴 사건 이후로 생산량이 급감했고, 여기에 코로나19가 남미 전역을 할퀴고 가면서 철광석 생산량은 더욱 줄었다.


올해 1분기 브라질 최대 철광석 공급사 발레(Vale)의 철광석 생산량은 6804만5000톤으로, 전 분기 대비해 무려 19.5%나 감소했다.


그러자 중국은 급기야 아프리카 지역에서 철광석을 수입해 오려고 왕이 외교부장까지 나서 순방에 나서고 서아프리카 기니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산 개발에도 나서고 있지만 당장 호주산을 대체할 생산처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항만이나 인프라 시설들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당장 호주산 철광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정을 뻔히 아는 호주는 오히려 중국에게 큰 소리를 치고 있다. 중국은 당장 더 많은 철광석이 필요하고 안정된 가격으로 철광석을 수입해 오고 싶은데 호주는 중국의 그러한 사정을 외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호주의 콧대는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 커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혔고, 중국도 성장률을 올리기 위해 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과 함께 경기 회복에 따른 철광석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면서 이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상태이다.


[진퇴양난의 중국,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한마디로 중국은 진퇴양난이다. 시진핑 주석이 약속한 대로 6% 이상의 경제 성장을 하려면 대대적인 인프라 확대를 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주의 철광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호주와는 이미 대판 싸웠는데 사정할 명분도 없고 그렇다고 호주에 고개를 숙일 수도 없다.


물론 중국은 호주의 철광업체에 "일부러 공급을 틀어쥐는 것 아니냐"는 항의했다지만 호주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SCMP의 보도가 그렇다.


그래서 중국은 일단 지난 5월 5일 "호주와 전략적 대화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일단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사실 중국은 기회를 봐 가면서 호주에 대한 직격탄을 날리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호주산 철광석 수입 중단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카드는 호주에게도 상당한 손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이 부장이 직접 나서 철광석 수입선 다변화를 꾀해 보려 했지만 호주산 철광석을 대체하려면 최소 5~6년이상 기다려야만 하고 그것도 확실히 보장하지도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성급하게 호주산 철광석에 대헤 제재를 가하게 되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중국이 뒤집어 쓰게 되어 있다.


물론 중국이 그 카드를 쓰게 되면 호주도 당장은 피해를 입겠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탈출하는 전 세계적 흐름 때문에 호주산 철광석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 금방 그 피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중국 입장에서는 호주와 외교적 충돌을 강행해 봤자 중국이 득 될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에 대해 중국 푸단대의 국제관계학자인 쑹루정 교수는 '더는 쓸 경제 보복 카드가 소진된 탓'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도 어려울 듯]


이러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부족으로 인해 당장 중국 정부 당국이 세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곳곳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중국에게는 악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금속은 30%, 농산물 가격은 14% 이상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상승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전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빨리 회복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신흥국들은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경고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가성비’를 내세우는 가격 경쟁력 우위 전략을 사용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당장 가성비 최고의 중국 가전업계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오게 된다.


실제로 이미 그러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GDP는 24조 931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눈속임일 뿐이다.


중국의 지난해 1분기 GDP가 6.8% 감소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비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전 분기와 직접 비교하면 겨우 0.6% 상승했을 뿐이다. 이 수치는 올해 1분기 목표치인 1.5%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 상황이 아직 경제성장률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의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의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자 중국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솟아날 구멍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리커창 총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원자재 공급을 늘리고 투기 행위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지만 그저 촉구에 그칠 뿐이다.


그래서 외교는 평소에 잘 해야 하는데 윽박지르는 전랑외교 때문에 국제적인 인심은 인심대로 잃고 이젠 그 모든 역효과가 경제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중국의 외교 실패가 경제에 얼마만큼의 충격파로 다가오게 될까? 또 중국 경제성장률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치게 될까?


이렇게 중국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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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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