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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에 유니클로 수입금지까지, 이유는? - 낸시펠로시 의장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주장 - 미-중간 경제적 디커플링 이어 외교적 고립까지... - 반 인권국 부정적 이미지, 시진핑 3연임에 먹구름
  • 기사등록 2021-05-21 13:23:29
  • 수정 2021-05-21 16: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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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arket Watch]


[미국서 수입금지 된 유니클로, 이유는?]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가 다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신장 위구르와 관련된 ‘인권 외교’를 강력하게 제기하면서 일본 기업인 유니클로의 미국내 수입 금지 조치와 함께 내년에 열리게 될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으로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세관당국이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유니클로 셔츠 수입을 금지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보낸 지난 10일자 공문에 의하면,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가 신장의 준군사기구인 신장생산건설병단(新疆生産建設兵團·XPCC)이 제조한 셔츠라는 사실이 확인돼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를 압수했다는 것이다.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은 신장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인을 강제수용하고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니클로는 “제품에 사용된 면화는 신장위구르와 관계가 없다”며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유니클로 측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아니라는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거부했다.


물론 유니클로 전체 매출에서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어서 수입 금지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유니클로의 이미지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비즈니스에 직접적 영향 미치는 신장위구르]


지난해만 해도 12조원 상당의 중국산 면화를 수입했던 미국은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가 부각되면서 올 1월부터 신장산 면화, 토마토 가공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미 정부와 의회가 모든 신장산(産) 상품이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관여했다며 안면 인식 업체인 하이크비전 등 중국 첨단 기업들도 제재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강력한 조치 때문에 스웨덴 H&M, 미국 나이키 등 대형 의류업체들이 지난해 “신장산 면화를 쓰고 있지 않고 있다”고 했다가 중국 정부 비난과 네티즌들의 구매 거부에 시달린 적이 있다.


한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한국의 휠라, 헤지스, LG, LG디스플레이, 삼성 등의 기업들이 “신장 지역을 포함한 중국 내 공급망을 통해 인권침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정부에 관련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이들 기업 중 휠라와 해지스는 면화를 원료로 쓰는 의류 기업이고, 삼성과 LG는 중국 내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권침해에 책임이 있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제품, 서비스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을 점검해 보라는 취지다.


이렇게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가 크게 부각되자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신장위구르에서는 이른바 강제노동이라는 것이 없고 자율적 취업과 직업 선택만 있다”며 “미국이 하는 짓은 완전히 약자 괴롭히기”라고 비난했다.



[올림픽 보이콧으로 확대되는 신장 위구르 문제]


신장 위구르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문제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직접 들고 나오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18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유린에 대한 대응으로 2022년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낸시 펠로시 의장이 제기한 ‘외교적 보이콧’이란 선수단은 참가하되, 올림픽이 열리면 통상 외국 정상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주최국을 방문해서 양자 회담 등을 하는데 이런 ‘올림픽 외교’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 의회내 일부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의 전면 보이콧을 주장해 왔으나 낸시 펠로시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함으로써 올림픽은 예정대로 개최하되 그 올림픽을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위구르·티베트·홍콩 등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국제 인권 단체들은 세계 각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캐나다 의회는 지난 2월,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이 계속될 경우 올림픽 장소를 다른 나라로 바꾸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캐나다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229표, 반대 26표로 가결한 바 있다.


펠로시는 이날 청문회에서 “이 (위구르족 집단 학살) 문제에 대한 침묵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침묵은 중국의 인권침해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했다. “선수들을 집에서 응원하자. 국가 수반들이 중국에 가서 중국 정부를 예우하지는 말자”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펠로시는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행사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은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낼 도덕적 권위를 잃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펠로시는 또한 “대학살을 저지르는 중국 정부에 경의를 표한다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떤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상업적 이유로 중국 내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른 지역의 인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도덕적 권위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는 이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주장이) 과거에도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과거 2008년 베이징 여름 올림픽 당시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이유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개막식 불참을 요구했으나 거부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공화 양당에서 모두 베이징 올림픽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 차원이 다르다. 이번 중국문제 청문회를 주관한 톰 랜토스 인권위의 공동 의장 자격으로 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도 “베이징이 올림픽을 주최하도록 허용하면 중국의 인권침해와 집단 학살을 규탄해야 할 시기에 그 잔혹한 정권에 월계관을 씌워 왕좌에 앉도록 해주는 것”이라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미국을 포함한 모든 참가국은 새로운 개최지를 찾든가,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의 ‘외교적 보이콧’을 넘어서는 ‘전면적 보이콧’을 주장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 16년간 하원 민주당의 수장이면서 세 번째로 하원의장을 연임중인 펠로시의 주장이 미국 전역에 미칠 파급효과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도 이미 중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집단 학살’로 규정했기 때문에 펠로시 의장의 주장을 허투루 넘길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달 6일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동맹국과 논의하고 있고 계속 논의할 영역”이라고 한 것이다.


이러한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 논란에 대해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즉각 “미국 대표팀의 젊은 선수들이 정치적 수단(political pawns)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동계 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을 보내지 않고 보이콧하면 4년간 올림픽을 바라보고 훈련해 온 선수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펠로시 의장의 ‘외교적 보이콧’은 이러한 논란을 비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채택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펠로시 의장은 “동계올림픽의 베이징 개최는 이미 기정사실이 됐고 중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제한 후 “그렇다고 중국이 올림픽을 유치한 것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차선의 선택으로 외교적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미국내에서 펠로시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발하는 중국]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발언에 대해 중국은 매우 도발적으로 대응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19일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의 ‘외교적 보이콧’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일본방송협회 기자의 질문에 대해 “(펠로시 의장의 주장은) 거짓말과 허위정보로 가득하다”면서 “‘무지한 자는 두려움이 없다’고 했는데 (펠로시의 주장은) 무식한 용기”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미국의회는 비열한 정치적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거친 입’으로 불리는 ‘환구시보(環球時報)’도 19일자 사설에서 “펠로시의 ‘외교적 보이콧’ 발언은 비현실적”이라면서 펠로시 의장에 대해 “노망이 들었다”고 했다.


겉으로는 아주 강경하게 대응하는 듯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사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수하면서 이슬람 극단 세력의 영향력이 아프간 국경과 인접한 신장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상황에서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운동으로 인해 반중(反中) 시위나 올림픽을 겨냥한 격렬한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속내는 그들이 말하는 발언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중국 외교부나 환구시보 모두 펠로시 의장의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신장 위구르의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중국 발전을 막으려는 사악한 음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의 발전’이란 미국과 중국간의 디커플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리 안해도 경제적 디커플링으로 상황은 점점 악화되는데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발판으로 대대적 분위기 조성을 시도하려는 베이징올림픽에 찬물을 끼얹는 것에 대해 사실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계기로 신장 위구르 문제는 어쩔 수 없이 더 확대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베이징 올림픽 개최와 관계없이 반중 여론은 전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신장 위구르 문제로 인해 ‘反인권국’이라는 낙인을 확실하게 찍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부정적 이미지와 외교적 고립은 고스란히 시진핑 주석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이 저렇게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지금 미-중간에는 경제적 디커플링과 함께 외교적 디커플링까지 펼쳐지고 있다. 과연 펠로시의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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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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