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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디커플링에, 신장-대만까지.... "중국은 지금 두렵다!" - 清나라 말기와 비슷한 中 허세, 시진핑 두려움 반영 - 대만학자 경고, “체면 중시 허세가 중국을 무너지게 할 수도..” - 블링컨 또 中향해 경고, 중국의 위기 지금부터다!
  • 기사등록 2021-05-04 16:24:26
  • 수정 2021-05-05 0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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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중국의 허세, 청나라 말기와 비슷]


최근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허세가 하늘을 찌른다. 지난 4월 20일의 보아오포럼 연설과 4월 23일의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기념일에 보여준 시진핑 주석의 행동이 대표적이다.


보아오포럼에서 시 주석은 4대 이니셔티브를 제기하고, 4대 약속도 하면서 전 인류를 대신해 미래를 멀리 내다보며 중국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전체 2500여 자로 구성된 연설문에서 시진핑이 진짜 하고자 했던 말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딱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국가간의 일은 상호 협의해서 처리해야 하고 어느 한 나라의 일방주의는 안된다.


2) 세계는 공정해야 하고 헤게모니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3) 인위적으로 장벽을 쌓고 디커플링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 규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추진하는 국가도 얻는 것이 없고 상대 국가에도 손해를 끼친다.


이 세 가지를 더 요약하자면 “국제 문제는 반드시 중국과 합의하여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한 중국과 디커플링을 해서는 안된다”고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시진핑 주석이 주장한 그 세 가지 모두가 그동안 중국이 해 왔던 일들이다. 일방주의만 해도 그동안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적 카드를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였다. 대만을 인정하는 국가에 그동안 중국이 어떤 위협을 가했는지 뒤돌아보면 알 것이다.


두 번째의 헤게모니 추구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시진핑이 앞세운 중국몽이나 일대일로 모두 사실상 중국이 범 세계적인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것임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뿐인가? 중국이 그동안 강력하게 시행해 온 ‘인터넷 방화벽’은 대표적 중국식 디커플링이다. 어디 그뿐인가? 중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무덤이었다. 지적 재산권 탈취는 물론이고 기업에 대한 불법보조금을 통해 다른 나라에 덤핑하도록 만들면서 글로벌 산업을 장악해 왔다.


미국 주도하에 민주주의 연대와 함께 중국을 글로벌 체제에서 디커플링을 하려는 이유도 바로 중국이 자초한 것이다.


문제는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연대에 의한 정치적-경제적 디커플링이 이루어지게 되면 당장 중국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러한 위기를 중국 최고 지도부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중국에게 닥쳐온 엄청난 위기를 애써 감추면서 되려 허세로 치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민족주의를 강력하게 추구하고 있다. 이는 중국만의 허세를 치장해 주는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화주의는 이미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중국 사회의 이러한 분위기는 청나라 말기와 너무나도 유사하다. 120년 전 중국이 열강들에 의해 당하던 바로 그때도 허세가 등등했으며 그때도 그 허세를 민족주의와 결합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칼하게도 120년 전의 청나라 시대를 다시 화두로 꺼내든 것은 다른 이들도 아니라 바로 중국이었다.


지난 3월 18일과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간 2+2회담에서 미국이 강력하게 중국측에 대해 비판적 어조를 이어가자 중국 당국은 이를 청나라가 열강과 '신축(辛丑) 조약'을 맺을 당시와 대비했다. 중국이 120년 전처럼 열강에 당하던 존재가 아니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존재가 됐다며 민족주의를 고조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 사건을 기화로 중국은 더욱 더 중화주의와 민족주의 정신을 전 중국에 퍼뜨리고 있다.


[대만학자 경고, “체면 중시 허세가 중국을 무너지게 할 수도..”]


지난 4월 6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마전쿤(馬振坤) 대만 국방대 중공 군사사무연구소 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양제츠(楊潔篪)의 자세는 고압적”이라며 “그의 발언은 중국 사회에서 민족주의·애국주의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대만해역 주변에서 인민해방군의 해·공군 활동 태세가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전쿤 소장은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양제츠와 회담을 마친 뒤 바로 유럽을 순방했는데, (미국 주도하에)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해군을 남중국해와 제1 도련(島鏈, 오키나와-대만-필리핀-남중국해로 이어지는 섬들의 사슬) 주변 수역으로 파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중국 관영 매체와 인터넷 여론은 이를 ‘신 8국 연합군’으로 부르며 경보를 울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마전쿤 소장은 이러한 상황이 청나라 말기와 너무 유사하다고 봤다. 즉, “대청제국 말기 청나라 조정은 각국 열강과 많은 담판을 주선하면서 집권 당국의 체면(顏面)을 진정한 국가이익보다 앞세워 결국 비극을 불러 왔다”면서 “양제츠는 중국의 국가 존엄을 강조하며 ‘중국인에게 이런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中國人不吃這一套)’고 했는데 이러한 사유논리가 청나라 말 조정 관리의 사유논리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중국 지도부의 이러한 태도가 중국을 국제정치에서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마전쿤 소장은 “대만 주변에서 미국·중국·대만의 삼각 악순환이 계속 고조되면서 평화를 유지할 기회의 창이 갈수록 닫히고 있다”면서 대만을 둘러싼 군사 충돌 가능성도 경고했다.


마 소장은 또한 “대만 주변 해역이 마치 1차 세계 대전 폭발 직전의 발칸 반도와 같다”며 “비록 누구도 전쟁을 시작할 의도는 없지만, 전쟁의 화약통이 대만 주변에 넓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두려움을 감추려는 중국의 허세]


지금 중국 지도부는 사실 겉으로는 큰 소리를 치면서 허세를 부리지만 정작 점점 더 심각해지는 중국의 위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지도부가 두려워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 중국의 두려움 1: 미중간 충돌로 인한 경제적 디커플링


지금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중간 충돌로 인한 경제적 디커플링이다.


중국 경제는 한마디로 수출주도형 경제다. 중국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적 국가들이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턱도 없이 낮다.


그동안 중국이 지금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배려하에 WTO체제로 편입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경제적 디커플링을 당하게 되면 당장 중국의 핵심 경쟁력인 ‘세계의 공장’의 지위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의 핵심 포인트가 더 이상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추진하는 경제적 디커플링이 예상대로 진척된다면 당장 중국은 제조업의 산업 사슬이 무너짐으로 인해 경제성장률 하락과 대량 실업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중국 공산당 정권이 이나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경제성장 때문이었는데 중국 경제의 추락은 중국공산당의 기반을 통째로 흔들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통치의 합법성을 잃어버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동안 미국이 중국에 의존했던 것은 값싼 소비재 시장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에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기술과 첨단 장비를 비롯해 궁극적으로 막대한 자본과 금융결제시스템 등을 의존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선을 언제든지 인도나 저개발국으로 바꿀 수 있지만 중국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있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을 한다 치더라도 미국이 입을 손해는 중국산 제품을 다른 국가들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정도일 것이고 그로인한 생활비 상승 정도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물론 희토류 같은 전략 물자 공급 등에 대한 피해도 우려되지만 그것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입원을 대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받는 충격은 차원이 다르다. 남의 차에 무임승차 하고 다니다가 그 차가 사라진 다음 걸어다녀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비유도 그래서 나온다.


다시말해 미국은 이미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을 상당부분 장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 경제에서 손을 떼면 당장 중국 경제라는 엔진은 식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중간의 경제 구조를 모르고서 2035년이면 중국이 미국의 GDP를 앞지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허구에 가깝다.


** 중국의 두려움 2: 미중간 충돌로 인한 과학기술 디커플링


중국의 디커플링에 대한 두려움은 단순한 시장 뿐 아니라 미래먹거리가 달려 있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더욱 처절하게 나타난다.


그동안 중국은 지적재산권 탈취나 미국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마치 최첨단의 기술을 보유한 듯 자랑해 왔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대 중국 제재로 디커플링이 이루어진다면 중국의 미래는 평가하기조차 난망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최우선적으로 국방력의 강화는 이대로 좌절될 수밖에 없다. 제조 2025라는 화려한 구호 역시 먼지 속에 뒤덮이게 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경제적-기술적 디커플링이 중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내다보면서 ‘내수시장을 통한 성장’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주창하게 된 것이다.


더더욱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중국이 미국의 선진기술을 습득하는 창구로 엄청난 유학생들을 파견해 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20년에 미국에서 유학하는 중국인들이 37만 여명에 달했지만 미국은 다양한 학술교류 중단을 넘어 이공계 학생 수를 줄일 방침이어서 중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 중국의 두려움 3: 신장 위구르, 티베트, 홍콩, 대만 문제


사실 사진핑 정권의 아킬리스 건 중의 하나가 바로 신장 위구르나 티베트, 그리고 대만의 독립 문제다. 이 들 중 하나라도 독립에 준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면 곧바로 과거 소련연방 해체같은 도미노로 빠져들 수 있다는 두려움이 매우 크다.


사실 신장 위구르에 대한 인권탄압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치하에 그들에게 중화사상을 불어 넣기 위함이었다. 그것이 엄청난 인권 문제로 부각되게 만든 셈이다.


지금 이들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 달린 문제이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 입장에서는 인권이라는 세계적인 공통의 가치관과 직결되는 아젠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대치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이슈가 언제까지 그냥 지금 상태로 흘러가도록 둘 수도 없다. 이 문제를 제기한 민주주의 연대 입장에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국제적 과제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중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위기, 지금부터다!]


싸움은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그동안의 미중간 무역전쟁은 서막에 불과하다. 이미 미국은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이 국내에서 더 억압적으로, 해외에서도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봐왔다”면서 “중국은 자신들이 전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가 될 수 있고, 돼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식재산권 탈취를 포함해 중국이 취해 온 행동들에 대해 실제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신장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인권침해를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부르며 중국의 인권 문제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우리는 중국을 다루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없다”며 “적대적인 부분이든, 경쟁적이거나 협력적인 부분이든 (중국과의) 관계는 정말로 복잡한 측면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국 정책 핵심은 이런 중국에 맞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라며 동맹들과의 협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진검승부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본격적인 중국과의 다방면의 디커플링은 중국의 지도부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국 지도부의 허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이런 시점에서 지난 4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의 핑퐁외교 50주년 행사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은 핑퐁외교의 설계자였고, 가장 친 중국적 인사로 손꼽히는 헨리 키신저의 축하 영상 메시지를 내 보냈다.


어쩌면 키신저라도 붙들고 싶은 간절한 마음,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그러한 행사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미국재대만협회(AIT) 전 회장 윌리엄 스탠튼은 “키신저는 중국을 짝사랑하는 열혈 팬일 뿐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중국에 아부하는 데 쓴 그는 이제 홍콩 사태, 신장 위구르족 대규모 구금도 못 본 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것이 지금의 미국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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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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