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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본색 드러낸 중국, 긴박한 대만 - 환구시보, "중국 전투기 대만 상공 날아가 주권 선언할 것” - 美, 비공식 대표단 대만 보내 대만수호 의지 밝힐 듯 - 美, 존 케리 특사 상하이 방문해 中과 중요한 협상할 듯
  • 기사등록 2021-04-15 12:11:55
  • 수정 2021-04-15 16: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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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대만 타이뻬이의 숭산공항에 도착한 미국의 특사단 [사진=대만 외교부]


[‘대만 기습’ 본색 드러낸 중국]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 12일 무려 25대의 군용기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내로 보낸 다음 “미국과 대만간의 관계가 계속 개선된다면 중국 전투기들이 이젠 대만 상공으로 날아가 주권 선언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와 중국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대만과의 관계를 증진시킨 것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라면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정권이 대만에 대해 점점 더 공격적인 행동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누구든 힘으로 서태평양의 현 상황을 바꾸려 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의 거친 입으로 불리우는 후시진 편집장은 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과 대만간의 관계가 증진될수록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대만 상공을 비행하는 중국 전투기들에 대해 공격을 감행한다면 그때는 대만해협을 넘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후시진 편집장의 발언 말고도 환구시보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짧은 동영상도 웹사이트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블링컨 장관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깬 평화의 파괴자”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후시진 편집장의 이러한 강경 발언은 미 국무부의 최근 대만 관련 조치에 대한 반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미국 관리들과 대만 측 관리들의 교류를 장려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 관리들은 정기적으로 대만 관리들을 미 연방정부 청사로 초청할 수 있고 대만 대사관 격인 대만대표부의 경제, 문화 당국자들과도 만날 수 있게 됐다.


후시진 편집장도 미 국무부의 이러한 지침에 대한 반발로 대만에 대한 대규모 전투기도 보낸 것이고 자신의 과격한 발언도 바로 그 지침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비공식 대표단을 대만에 보내는 미국]


중국의 이러한 반발에도 미국은 한술 더 떠 대만에 비공식 특사단을 파견해 긴장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들의 방문은 중국의 심기를 정말 불편하게 만들었다. 미 국무부의 대만 교류 권장 지침이 나온 후 곧바로 단행된 미 특사단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은 좌불안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비공식 대표단 3명은 14일 오후 항공편으로 타이베이의 숭산공항에 도착해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대표단은 크리스 도드(Chris Dodd) 전 상원의원과 국무부 부장관을 역임한 리처드 아미티지(Richard Armitage), 제임스 스타인버그(James Steinberg) 3명이다. 특이한 것은 이들 모두가 전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비공식 대표단이다. 이는 일정부분 중국을 배려한 대목이기는 하지만 아직 국교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의 바이든 대통령의 특사단이 대만을 방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 미국 대표단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대만의 국가안보, 외교 및 국방 분야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대만 현지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인물은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30년이 넘는 오랜 친구로 대만을 향한 바이든 대통령의 확고한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중국에 대한 압박카드로 대만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의지가 이번 대만특사단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말기인 작년 알렉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국무부 차관을 잇달아 대만에 공식적으로 보낸 바 있다.


[美 특사단 방문에 강한 불쾌감 드러낸 중국]


예상대로 미 특사단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며 심지어 무력으로 대만 독립을 도모하려는 환상은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푸는 것"이라며 "이것은 대만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샤오광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공식 대표단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과 대만의 어떠한 공식 거래도 반대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이 (일국양제 원칙에 대해) 진지하게 약속을 지키고 대만 독립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마샤오광 대변인은 또한 대만 인근에 전투기는 물론 항공모함까지 투입해 무력 시위를 벌이는 것도 미국과 대만 독립 세력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면서 "인민해방군(중국군)의 군사 훈련은 대만 독립을 억제하고 미국과 대만의 유착을 억제하겠다는 결심의 신호이며, 이러한 결심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위협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 대표단의 대만 방문에 대해 "중국은 이미 미국에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 간 어떤 형식의 공식 왕래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를 더욱 해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 존 케리 특사 중국에 파견]


이런 와중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14일(현지시간) 중국으로 보냈다. 존 케리 특사의 중국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 중 처음이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케리 특사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14일부터 17일까지 방중한다고 발표했다.


생태환경부는 "케리 특사가 방중 기간 셰젠화(解振華) 중국 기후변화 특사와 상하이에서 회담을 통해 중미 기후변화 협력과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6차 총회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대외적으로 기후변화를 논의한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현재의 미중관계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들이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존 케리 특사가 지난 오바마 정권 당시 국무부장관을 지냈고 그 이전에도 상원 외교위원장을 4년 넘게 재직한 바 있었기 때문에 현재 바이든 정부의 외교 방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측면에서 존 케리 특사의 방중은 미중충돌 국면에서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미중 양국이 중국에서 처음 이뤄지는 고위 당국자 회동 장소가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上海)로 조율한 것도 이채롭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는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상하이 공동성명'(상하이 코뮤니케)에 서명하고 적대 관계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던 아주 의미있는 장소다.


양국이 오랜 냉전 시기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1979년 수교를 하는 데 초석이 됐다는 점에서 당시 국제 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한 상하이 공동성명은 역사적인 외교 합의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사실상 최고위급 특사가 중국을 방문하고 그것도 상하이에서 회담을 갖는다는 것은 중국이 이번 회담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만든다.


더불어 미국 역시 존 케리라는 거물을 중국에 특사로 보냈다는 것은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을 향한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 특사단+케리 방중의 쌍권총 카드의 의미]


지금 시점에서 돌아봐야 할 것은 미국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대만에 특사단으로 보내면서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신뢰할만한 최고위 특사를 중국으로 동시에 보낸 의도다.


어떻게 보면 이번 중국-대만 양 특사단의 방문은 앞으로의 미중관계 향방을 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신장 위구르와 티벳의 인권문제, 대만 수호 이슈, 그리고 홍콩 문제 등이 미국의 주 관심사고 이 문제들에 관한한 미국은 결코 후퇴할 여지가 없다.


문제는 그러한 이슈들 자체가 동시에 중국의 핵심 이익이어서 중국 역시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중국 입장에서 최상의 방법은 현상 유지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이미 빼든 칼을 다시 칼집에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민주주의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을 손상하는 일이기도 하고 미국 국민들에 대한 신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대만을 방문한 특사단은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를 분명히 밝힐 것이다. 더불어 군사적 대응 방안도 논의하게 될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해 최근의 대만 주변의 군사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미국은 이미 대만해협에 군함을 보내 통과하면서 대만 수호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었다. 더불어 대만 영공에 전투기는 아니지만 정찰기를 진입시켜 중국 전투기들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침범 등에 대해 대응했다. 대만 영공에 미군의 정찰기가 들어갔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만약 중국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의 말대로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방공식별구역을 넘어 대만 영공까지 침범해 들어온다면 미군의 전투기들 역시 대만 영공에 과감하게 진입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기에 대항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을 향한 위협 강도가 더 높아진다면 미 해군의 대만항 접항도 시도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대만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 영공 침범 의도는 이렇게 크게 확산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반면 상하이로 날아간 존 케리 특사는 사실 중국과의 원만한 협상, 곧 대외적으로 공표하게될 기후변화 문제들에 대한 내용은 그것대로 진행되지만 실질적 협상은 아마도 앞으로의 미중관계 진전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상당히 강경할 것이다. 어쩌면 미중충돌 해소의 가장 큰 방향으로 시진핑 주석의 3연임 포기를 통한 중국정치의 정상화를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얽히고 설킨 미중관계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 중국은 대만 점령 야욕의 발톱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고, 반대로 미국은 대만 수호 의지를 특사단 파견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강 대 강 충돌의 상황에서 과연 상하이에서의 존 케리 특사는 중국에 어떠한 카드를 던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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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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