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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한국정부는 왜 北김여정의 미국행 추진했을까? - 日요미우리, "文정부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김여정 방미 중개" - "文 '종전선언' 김정은 이례적인 사과는 김여정 방미 포석" - 김정은 비핵화 거부로 미북대화 소득없이 무산
  • 기사등록 2020-10-07 13:09:12
  • 수정 2020-10-07 20: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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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정부가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방미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Why Times DB]


[문재인 정부, 北 김여정 방미 추진]


한국 정부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의 미국 방문을 중개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의욕에 찬 시도와는 달리 결과는 절망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이 전한 주요 내용은 이렇다.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선거전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를 노리고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회담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김여정의 미국행을 추진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김여정의 방미를 추진한 것은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 논의를 재개하고 이를 통해 대북제재 해제 및 남북관계 증진을 위해서였다.


-한국 정부는 선거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서 점수를 얻어 재선에 성공하면 나중에 신세를 갚을 것이라는 식으로 북한을 설득했다.


-애초 한국정부는 제3차 미북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지난 2019년 하노이 노딜이 또다시 재현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가 완전히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김여정 부부장의 방미로 가닥을 잡았다.


-김여정은 미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고 북한에서도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어서 화제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더불어 김여정이 방미를 한다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담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김여정의 이러한 지위를 뒷받침해 주기 위해 우리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20일 국회정보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이 "김여정이 국정전반에 대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한마디로 ”김여정의 방미를 정지작업“으로서 그런 발언을 했던 것이다.


-김여정이 지난 7월 10일 담화에서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가 수록된 DVD를 꼭 얻고 싶다고 밝힌 것도 '방미의 사인'이라고 한국 정부는 판단했다.


-문제는 회담의 주제였다. 비핵화 협의와 관련해 미국은 그동안 주장대로 영변 핵시설폐쇄 이상의 조치를 1단계로 요구했는데 북한은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최우선적으로 원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이러한 미북 양국간 이견을 일거에 해소하는 방안으로 종전선언을 제시했다. 미북간에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면 북한에는 '체제 보증'의 실마리가 되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선거전에 내세울 수 있는 외교성과가 된다는 계산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9월22일 국제연합(UN) 연설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낸 것도 "미북 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국 정부는 해석했다.


-10월 7~8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한 때 한국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방미를 최종 조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갑작스런 방한 취소로 한국 정부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북한과 함께 김여정의 방미를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여정의 방미 성사는 절망적인 상태이다.


[’김여정 방미 이벤트‘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


이미 우리 신문이 분석 보도한 바 있지만 미국과 북한간 대화가 물밑에서 진행된 것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한국 정부의 관여하에 있었건, 아니면 미국과 북한간 직통으로 진행이 되었던 간에 하여튼 미국과 북한간 ’옥토버 스프라이즈‘를 위한 모종의 물밑 작업은 있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사면초가 김정은, 미국 손 붙잡을까?(9월 18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41] 사면초가 김정은, 미국 손 붙잡을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1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과의 온라인 대담 행사에서 “북한과 여전히 많은 노력들이 진행 중”이라며 “북한 문제에 있어 우리가 더 진전을 이룰 수 있고, 김 위원장이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공개적으로는 고요했지만 진행 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면서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심지어 북한과도 노력하고 있다”고 해 북한과의 물밑 교섭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국이 아무리 대선 한 달 여를 앞둔 상황이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빅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원칙을 저버리면서 북한과 손잡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한과 뭔가의 이벤트를 벌이는 전제조건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곧 FFVD를 분명히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북한의 검증가능한 비핵화 조치없이 트럼프 정권은 결코 어떤 일도 벌일 수 없고, 또한 벌이지도 않는다. 이는 미국의 국익과도 직결되는 것이지만 원칙없는 북한과의 이벤트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의 검증가능한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해 왔던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9월 21~25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각국에 촉구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강력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밝혔는데 단지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그 원칙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가 미국인들을 잠시 속이면서 미북간 평화쇼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정부가 생각했다면 이는 엄청난 착각이고 미국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한국을 방문하려 했다가 취소한 것은 이미 북한과의 대화가 물 건너 갔음을 확인해 준다.


한국정부는 끝까지 폼페이오 장관을 붙들고 북한측 입장에서 미국과 다리를 놔 보려 했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없는 미북간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취소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대화를 바라는 북한의 속셈]


그렇다면 북한은 왜 미국과 대화를 하려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김정은 정권의 유지 자체가 힘들 정도로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아타임스(Asia Times)가 지난 9월 10일자 분석기사에서 보도한 것처럼 “전 세계적 유행병, 국경 무역 중단, 그에 따른 필수품과 식품 부족, 최근의 대규모 홍수,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 조치 등이 ‘퍼펙트 스톰’으로 몰아닥쳐 사회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 올해가 북한에는 끔찍한 한 해가 되고 있다.”


김정은은 어떤 방법으로든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 와중에 문재인 정부에서 미국과 대화의 길을 열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솔깃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초적인 문제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데 있다.


이는 지난 9월 29일(현지시간)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제재를 풀기 위해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데서 분명해 진다.


김성 대사는 이날 오히려 “북한에 대한 핵 위협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진정한 평화는 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말에 북한의 모든 본심이 자리잡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경영자(CEO)협의회 원격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간의 '브로맨스'에도 김정은이 비핵화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단지 그 기회를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만드는 데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핵이 있어야만 김정은 체제도 유지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대북제재는 해제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 부분을 한국정부가 해결해 보겠다고 나선 것이고, 김정은 체제 보장의 확고한 방법으로 종전선언 문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착각, 트럼프 재선 전략과 옥토버 서프라이즈]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옥토버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구상했고 그 구체적 방안으로 김여정의 방미를 추진한 것이다.


곧 김여정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끌 수 있고 지난 2018년 6월의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처럼 두루뭉술한 합의문 하나 발표하면 트럼프 재선에도 도움이 되고 이를 계기로 남북관계도 풀어보려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극히 한국적 발상이고 그야말로 문재인식 구상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박지원 국정원장 체제에서 구상한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계기로 한 미북대화 카드는 한국정부 입장에서는 획기적 카드로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당사자인 미국은 이벤트가 아니라 그 이벤트에 담긴 실속을 더 중요하게 본 것이다.


즉,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가 없는 어떠한 미북대화도 소용이 없을뿐더러 그것이 오히려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 해가 된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한국 정부가 미국의 속내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김현종 청와대 2차장이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이러한 문제를 협의했지만 미국측의 싸늘한 반응에 결국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고 그래서 폼페이오 장관도 방한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정부는 왜 이렇게 김여정 방미에 매달리는 것일까? 북한이 우리 공무원을 사살해도 뭐라 항의 한번 못하고 절절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숙원 사업이 바로 남북관계의 재개인데, 이번 김여정의 방미가 추진되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수만 있다면 남북관계의 재개도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만 재개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인 것이다. 그래야 2022년의 대선에서 ‘평화로운 남북관계“를 또다시 선거 아젠다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것도 트럼프 정권내에 뭔가 작품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이제 그 모든 것이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김여정 카드를 다시 활용해 보려 할 것이지만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이 더 안달이 나 있는 것이다.


[다시 도발을 준비하는 북한]


이렇게 김여정의 미국행이 좌절되고 덩달아 대북제재 해제 방안도 벽에 부딪치자 북한 김정은은 다시 도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은 정찰위성을 통해 지난 23일(현지시간) 북한 최대의 잠수함 건조 및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 기지인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수중발사대와 함께 SLBM 실물을 포착했다.


그런데 이 SLBM은 지난해 10월 시험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3형 계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북극성-3형은 종전 북극성-1형(최대 사거리 1300㎞)에 비해 크기도 커지고 사정거리도 2000㎞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어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5일(현지시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결국 김정은이 제 갈 길을 가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관련 기사: [정세분석] 北 김정은, 제 갈길 간다!(9월 26일)

*관련 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49] 北 김정은, 제 갈길 간다!


이는 결국 김여정의 방미를 통한 대북제재 해제 희망도 사라졌고, 미국과의 더 이상 대화도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한 김정은만의 ‘벼랑끝 전술’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10월 10일의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열병식과 신포조선소에서의 SLBM 도발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김정은이 어떠한 ‘벼랑끝전술’을 펼쳐 보일까?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0월 8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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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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