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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이 사망한다면? (1) - 김정은 신변 이상설, 한미간 시각 판이하게 달라 - 김여정 체제 안착 쉽지 않을 듯, 혼란 불보듯 뻔해 - 한미동맹 배제한 대북관여, 문정권을 위기로 몰 수도
  • 기사등록 2020-04-23 09:40:17
  • 수정 2020-04-23 12: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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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이 사망한다면 김여정이 그 지위를 제대로 물려 받을 수 있을까? [사진=kcna]


[김정은 사망설? 아직도 오리무중]


김정은 신변 이상설로 전 세계가 떠들썩 하지만 북한은 정작 23일에도 김정은의 동정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23일자에는 22일 오후 김정은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을 맞아 축전을 보내줘 고맙다는 내용의 답전을 보냈다는 소식만 전했다. 축전 보내는 것이야 얼마든지 위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김정은의 상태에 관련된 소스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과 미국 당국간에 김정은 신변 이상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 청와대는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을 앞장서서 차단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백악관은 이와 다르게 “주시하고 있다”며 신변 변화 가능성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신변과 관련해 “우리는 모른다”며 “그가 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22일(현지 시각)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나는 어떠한 것도 더할 게 없다"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대통령이 지난 저녁 말한 대로 우리는 그곳(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 관계자는 “평양 내부의 모든 통신이 갑자기 끊겼다”며 “김 위원장과 관련된 정보가 단 한 개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평양봉쇄’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 NK News의 차드오캐럴 기자가 22일 트위터를 통해 보내온 평양 상황


NK News의 차드오캐럴(Chad O’Carrol) 기자는 22일 오후, “지금 평양의 상태는 너무나도 조용하고 거의 인적이 끊기기는 했지만 특별한 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려왔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이 최근 건강 이상과 관련한 의학적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재 그의 상태를 파악 중이며 “김정은의 수술이 실패했다”는 정보는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는 우리도 솔직히 모른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우리 청와대가 21일 “김 위원장이 최근 강원도 모처에 있는 특각(별장)에 머물며 주변 지역을 비공개로 현지지도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강원도 원산 인근의 문천 지구에서 북한군이 진행한 단거리 순항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미국 행정부의 판단과는 상당히 결이 다르다.


한편, 김정은의 심장병과 관련해 유럽의 한반도 전문가인 앙투안 봉다즈는 21일(현지시간), 김정은 일가는 김일성 시절부터 위급할 때마다 프랑스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왔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프랑스 의료진이 북한으로 가는 길이 사실상 막혀 이번에는 북한 의료진이 맡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지난 12일 김정은이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보도가 맞는다고 가정하면, 김일성의 생일을 불과 사흘 앞두고도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긴급한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사실 김정은이 실제 사망했다 하더라도 사망 사실을 공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특히 김여정 체제로 넘어간다면 정권의 안보를 위해 북한 핵심 권부의 충성이 보장될 수 있을때까지는 공개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 평양시내가 평온하다는 점은 셋 중의 하나이다. 김정은이 아직 사망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뇌사상태여서 그를 공개할 수 없거나 마지막으로 사망했지만 권력이양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사망시 북한 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점은 김정은의 사망 경우에도 과연 북한의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 2008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다음 2011년 12월 사망하기까지 거의 3년간 한반도 정세는 요동을 쳤다.


특히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 시점에서는 핵심 권력층간 투쟁도 엄청났고 그 혼란이 외부세계로까지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부의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도발도 이어졌다. 2009년 4월의 2차 핵실험과 2010년 3월의 천안함 폭침, 2010년 11월의 연평도 포격 등이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이루어졌다.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의 스타일을 그대로 빼닮아 그래도 후계체제를 완성하는데 그렇게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김정은이 사망한다면 그 다음 북한 체제의 안정은 그야말로 장담할 수 없다.


물론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이미 지난해부터 최고 권부 지위를 누려왔다고들 하지만 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과 김정은-김여정으로 이어지는 세습은 차원이 다르다.


독재권력 유지를 위해 만들어 왔던 가부장적 문화를 김여정이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지도 모르고 김정일 사망때는 여동생 김경희와 그녀의 남편 장성택이라는 버팀목이 있었지만 김여정은 그러한 버팀목도 없다. 물론 김경희가 살아 있기는 하지만 장성택이 살아 있을 때와는 영향력 자체가 판이하게 다르다.


특히 최고인민회의 최룡해 상임위원장이나 오일정 당중앙위 부장 등 항일 빨치산 2세들이 김여정 체제를 떠받쳐줄 수 있겠지만 최근 김정은-김여정 등이 최룡해에 대해 그렇게 신임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그 역시 과연 김여정 체제의 안착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혼란의 불씨가 될지도 두고봐야 한다.


지난 11일 김정은 주재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보여준 최룡해와 박봉주의 모습은 지금 북한 체제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김정은 위원장이 회의 도중에 오른쪽 옆에 앉아있던 최룡해를 바라보자 최룡해가 자동반사적으로 일어섰다. 그 이후 김정은이 왼쪽 옆에 앉아있던 박봉주를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얘기하자 박봉주도 자동적으로 일어섰다.


최룡해는 1950년생으로 올해 70살이고 서열로 따지자면 2인자이다. 박봉주 역시 1939년생으로 올해 81살이며 서열상으로는 3위다. 그런데 불과 36살의 김정은 앞에서 저렇게 긴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정은은 지난 2월 최룡해의 최측근이었던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장과 박태덕 당 부위원장(농업부)을 해임했다. 권력 견제에 나선 것이다. 만약 이러한 인사조치에 김여정도 관여했다면 김정은 사후 최룡해도 장성택 꼴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권력체제의 위기감이 김여정 체제의 안착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김정은 사후 김여정 체제가 김정은의 권력이양 때 같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김여정이 여자라는 점이 그야말로 엄청난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수령을 신격화하는 북한 사회라 하지만 김여정을 차기 지도자로 북한 사회가 과연 인정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는 많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미 권력에서 밀려난 김정철 등과 협력하고 최룡해, 박봉주 등과의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또한 쉽지가 않다. 권력을 분점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지도체제가 가더라도 북한 내부에서는 대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대혼란이 외부에 상당히 중요한 시그날을 주면서 외세 개입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김여정 체제로 간다면 혼란은 불가피할 것]


지금 여러 분석으로는 김정은 사후 김여정 체제로 간다면 북한 내부의 혼란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게 되면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고, 내부의 혼란은 결국 외세 개입을 불러오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혼돈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군부를 뒤에 업은 일부 세력이 WMD(대량살상무기) 등 핵심 무기를 탈취하여 외부로 유출할 가능성이다. 또한 대규모의 인도적 위기사태까지 발생한다면, 국제적으로나 주변국은 여러 형태의 대북 군사개입을 검토할 것이며 결국 북한은 국가 붕괴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만약 북한이 이렇게 내분상태로 치닫게 된다면 곧바로 정부 기능이 상실될 것이고, 북한 내부의 당파들은 당연히 북한 지역 전역을 장악하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하겠지만 문제는 어느 당파든 그들이 통제하는 구역 내에서 식량 등 권력을 유지하는 필수 자원을 거의 보유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내분이 길어지게 되면 당연히 중국의 모든 국경은 폐쇄될 것이고 이로 인해 식량은 물론이고 약품이나 여러 물자의 부족으로 수십만에서 수백만이 아사(餓死)한 1990년대 중반의 기근보다 더 참혹한 인도적 재난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엄청난 난민(難民)들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그리고 남쪽으로, 일부는 러시아와의 국경선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가는 난민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도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비무장지대를 지뢰나 북한군의 공격에 따르는 부상을 무릅쓰고 통과하는 피난민 홍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 이 난민들을 한국 영토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비무장지대 안 또는 휴전선 부근에 억류시킬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또한 북한 정권이 붕괴될 위기에 빠지게 되었을 때 국면 돌파를 위한 도발 가능성도 있다. 작전계획 5015에서 참수작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곧 북한 정권이 위기 상황에서 한국을 침공하려 한다거나 대량살상무기 사용 조짐이 보이면 먼저 북한 지도부를 제거함으로써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의미가 작전계획 5015에 담겨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량살상무기들의 통제 여부가 국제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며, 연일 한국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건들이 발생할 것이다. 일부 북한 군부대는 북한 내부에서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아마도 북한 정부의 붕괴로 인한 최악의 사태는 범죄와 폭동이 확산되어 한국이 이를 억제 또는 타개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면서 한반도 전체가 불안정성에 직면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권, 철저한 대비 없다면 위기 맞을 수도...]


만약 북한 내부에서 대혼란이 일어난다면, 꼭 혼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김정은 사후 김여정 체제의 안착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면 남쪽의 문제인 정권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권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은 한미동맹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북한 위기 문제를 접근하려 할 경우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권은 감성적 대북정책을 펼치고 있다. 22일에도 통일부장관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곧바로 북한 개별관광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대북제재의 중요성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고, 더욱 철저하게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제재를 준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이 미국의 정책과는 겉도는 대북정책을 펼치려 한다면 미국은 문재인 정권을 배제한 채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될 것이고, 그것이 곧바로 문재인 정권의 위기를 가져오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80석 넘는 초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에는 환상적이고 감성적 통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다.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를 외칠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내에 꽉 차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북한 혼란기에 어떤 정책을 펼치려고 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벌써 북한의 코로나 사태 진정을 위해 모든 자금을 대주자는 이들도 있고, 북한 평양의 병원 건립 비용도 남한이 부담하자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북한에 위기 상황이 생기면 김여정의 위기를 곧바로 문재인 정권의 위기로 동일시하면서 무작정 대북지원을 펼치려 들 것이다.


그러한 대북태도는 미국과의 사실상 단절을 가져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대북작전에 한국을 배제하고 일본과 협력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연히 북한에 대한 군사진입을 반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미 당국간에 군사적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미동맹은 거의 파괴 수준까지 내려앉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한미간 갈등이 곧 문재인 정권의 좌초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더 한미 양국이 하나로 되어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속성상 미국을 멀리하고 오히려 중국과 하나되어 북한의 위기를 풀어 보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러한 시도 자체가 문재인 정권을 더욱 더 위기로 모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진짜 모르고 있는 것은 중국이 옛날의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책을 중국 독자적으로 결코 하지 못한다. 철저하게 미국과 조율하고 미국의 동의를 얻어 처리하고 있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생긴다 할지라도 중국이 미국의 동의없이 개입한다면 중국은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그러한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그저 감성적 외교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국제정세의 무지가 북한 급변사태에서 왕따를 당하고 결국 정권까지 위기로 치닫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를 배제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그야말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특히 북한의 친미화(親美化)를 추구하는 미국 정부는 문재인 정권에게 엄청난 위기로 다가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 사후,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나올까?

이어지는 두 번째 편에서 다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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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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