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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이 사망한다면?(2) - 김정은 유고시 최대 관심, 대량살상무기와 미국의 대응 - WMD 제거에 손 댈 수 없는 한국, 자칫 국제 왕따 당할 수 있다 - 미국에 대해 한국이 친 중국화되어가고 있지 않다는 인식 중요
  • 기사등록 2020-04-24 15:10:40
  • 수정 2020-05-28 15: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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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미북정상회담 참석차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 [사진=합동취재단]


[아직도 오리무중, 김정은의 생사 여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생사여부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24일에도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대사관이 꽃바구니를 보내왔다는 소식외에 별다른 동정을 싣지 않았다. 그럼에도 소문은 난무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한 김정은 위중설에 대해 '가짜뉴스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미 행정부 당국자가 22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이 지난주부터 원산에 체류했으며 15∼20일 사이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 등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지만 공식적인 뉴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전한 이 매체는 “일부 보좌진과 고위직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김 위원장이 예방 차원에서 평양을 떠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청와대 발표와 유사하게 보도했다.


또 미 당국은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는 원산 별장에서 김 위원장이 모종의 의학적 시술 또는 치료도 받았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그의 상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보도했지만 원산별장에는 그렇게 심장 시술을 할만큼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반론도 있어서 신뢰도가 그리 크지 않다.


더불어 단순한 스턴트 시술을 했다면 6시간만 지나도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11일 이후 거의 2주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더욱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대중 정부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바 있는 장성민 전 국회의원이 23일 “중국 고위 관계자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회복이 불가능한 중태 상태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오늘 아침 북한의 최고 핵심들이 ‘이것은 사망으로 간주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것도 “23일 오전 10시 10분쯤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가 국제전화를 걸어 이런 내용을 전했다”며 “전화를 건 사람은 중국 내 고위 관료 중에서도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일인자로, 북한에 50여 차례 들락날락한 인사”라고 했다.


장성민 전 실장은 중국측 인사가 김정은의 현재 상황이 ‘코마 상태인데 회생이 불가능한 거로 판단한다’는 답이 돌아왔다”면서 “미국은 눈치를 조금 챈 것 같은데 우리 정부는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결국 김정은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어느 누구 한 사람도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듯 보인다.


그렇다면 만약 김정은이 일부 주장대로 사망했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처하려 할까?


[미국의 가장 큰 과제, 대량살상무기(WMD)의 안정적 관리]


만약 김정은이 사망했다면 당분간 북한 체제 자체가 심각한 위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 나이가 들어 후계구도를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급작스런 김정은의 후계는 누가 지도자 자리에 오르더라도 혼란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설사 김여정이나 김평일이 김정은을 대신한다 하더라도 북한 체제는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특히 미국과 중국 양국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 바로 대량살상무기의 안정적 관리다. 결국 미군이나 중국군이 북한 내부에 진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에 벌어지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은 핵무기 외에도 약 2500~5000톤 정도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탄저균,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화학무기 개발을 시작한 북한은 연간 4,500톤의 화학작용제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의 WMD가 테러국가나 단체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시 WMD를 찾아내 안전을 확보하고 처분하는 것은 미국의 최대 현안이자 중국의 최우선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2011년 여름에는 한·미가 북한 급변사태시 WMD의 처리를 위해 중국이 개입해도 중국과 충돌하지 않고 중국과 이를 공동으로 관리한다는 내용의 ‘작전계획 5029’의 부속 문서 작성에 동의하기도 한 것이다.


어찌되었건 미국은 북한 WMD의 제거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또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통해 도상 및 실전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미군은 이미 2004년 10월에 WMD 신속대응과 탐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 제20지원사령부를 창설했다. 또 2009년부터 키리졸브 훈련시 WMD 제거부대가 직접 한반도에 파견되어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도 WMD를 탐지하고 제거하는 도상 및 실전 연습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 2012년 말에는 주한 미8군사령부 내에 북한 급변사태시 북한 전역의 핵시설에 대한 침투 및 장악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이 신설되기도 했다.


특히 북한 붕괴시 미군은 10만 이상의 병력을 북한 지역에 보내 WMD를 제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때 투입되는 미군과 지원물자들이 순식간에 북한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서 북한 해안 곳곳에 대규모 임시항만을 건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해안에서 500m이상 떨어져 나오면 수심이 10m 이상이 되어 2~4만 톤급 대형 상선들의 접근이 용이해져 작전을 쉽게 펼칠 수 있게 된다. 이를 지원하는 해안양륙군수지원훈련도 이미 진행중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WMD의 제거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만 급변사태 발생시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운 중국에서 먼저 정보를 입수하고 대북 군사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先) 점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고, WMD의 안전 확보를 위해 미국에 의지하기보다는 러시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독자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단독작전을 거부하고 IAEA 등 국제기구 및 다자간 협력에 의해 WMD의 안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WMD 제거를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아주 중요하다. 가장 먼저 충돌 가능성이 있는 WMD 제거부터 미·중간에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그 후의 사태 진전도 우호적인 상황에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미국 전문가들의 견해는 아주 긍정적이다. 2015년에 있었던 한 세미나에서 미국의 고위 관료는 “미·중간에는 아주 뜨거운 이야기까지 오고 간다”면서 “언론이 예상하는 미·중 관계보다 실제의 미·중 관계는 훨씬 좋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당연히 한반도 문제를 놓고 미·중간에는 실무자 접촉에서 상당한 협의와 합의, 그리고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었다. 여기에는 북한의 급변사태도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김정은의 유고로 인해 북한 내부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결코 중국 단독으로 북한 문제를 처리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칫 북한 문제로 인해 중국이 대만 또는 티벳 문제 등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협의하여 북한 내부의 WMD 제거에 나설 것으로 보는 것이다.


[WMD 제거에 손 댈 수 없는 한국, 자칫 국제 왕따 당할 수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통일이 되면 북한 핵무기도 한국 소유’라는 식의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먼저 침투해서 WMD를 확보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희망만 담긴 헛된 기대일 뿐이다.


미국은 핵확산방지조약(NPT)이 인정한 핵보유국이 아닌 국가가 핵무기에 접근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한국은 핵보유국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이 볼 때 한국은 핵무기 취급 권리가 없는 나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결국 한국군은 WMD의 제거에 측면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직접 개입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은 생화학무기를 다루는 데는 제한받지 않으므로 이러한 무기들을 제거하는데 주 역할을 담당하면 된다.


[WMD 소재지 파악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WMD의 소재지이다. 한국은 다행히 WMD들이 저장된 위치와 생산하고 있는 위치들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핵, 화학, 생물학 무기, 미사일의 시설이 62곳(핵 26, 화학 11, 생물학 10, 미사일 15) 정도로 확인된 바 있다면서 이외에 북한이 은닉하고 있는 시설도 추가로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시설은 함북 길주 풍계리에 핵 실험장, 영변에 원자로 및 재처리시설 등 종합시설이 위치하고 있으며 태천에 200MW급 원자력발전소를 건설 중에 있고, 이외에 우라늄 광산 4개소, 핵 연료봉 공장 1개소, 우라늄 변환 및 정련공장 4개소가 주로 북한의 북부 지역에 존재하고 있다.


한편, 화학무기와 관련된 시설은 연구소, 생산시설, 저장시설을 합쳐 11개소로 추정된다. 화학무기 통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이미 생산되어 부대에 배치된 화학탄을 회수하는 것이다.


핵과 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제거작전(WMD-E)은 무기 저장고라 여겨지는 지역에서 한국군과 미군이 무기 및 관련 물질을 회수하는 작업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북한에는 1만 여개의 지하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평양시 주변이나 그 북쪽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은 당연히 북한의 급변사태에 개입하려 들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핵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의 통제이고, 두 번째로는 북한지역을 중국이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여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우위를 점하려 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미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것도 있고 동맹국인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미국은 행동하려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일반적인 사항으로는 국제평화와 안전을 수호한다는 것을 들 수 있지만, 북한의 대남 도발이 감행된다면 한·미동맹이 명분이 되고, 유혈사태가 심할 경우에는 대량학살방지 등 인도적 문제의 해결 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다. 가장 급박하고 절실한 명분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성이다.


중요한 것은 급변사태를 안정화시키는 과정에서나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미국의 전폭적인 협조, 특히 주변국의 우려들을 해소시키는 데 있어 미국의 지원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급변사태 징후만 보여도 미국과의 전반적인 과정을 논의하고 단계별 전략을 포함, 통일 후 계획까지 함께 협의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에게 한국이 점차 ‘작은 중국(small China)’이나 친 중국화 되어가고 있다는 인식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한반도 통일 후의 한미동맹 유지에 관련하여 한·미간에 미리 협의를 해 두는 것이 좋다. 한국 정부가 신뢰를 잃는 일들을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예고: 김정은이 사망한다면(3):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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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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