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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3 11: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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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물질 배출하는 국내 Wood chip과 pellet은 화석연료나 마찬가지
-더 가치있게 재활용해야 할 폐목과 임목이 재생에너지 연료로 낭비되고 있다
-목재 Chip을 연료로 사용한 바이오매스 발전은 원가 경쟁력 낮아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중에는 현실에 맞지 않고 오히려 친환경에 역행하는 것들이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지원해서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을 가능한 많이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시행 중인 RPS나 REC 제도를 기본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한다. RPS(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는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에서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이다.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는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인증서이다.


우리나라는 이 제도들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취지는 좋으나 시행상의 허점이 있어 이산화탄소와 환경물질 배출 저감은커녕 결과적으로 이에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또 고비용 발전으로 국민이나 기업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해 화석연료(석탄, 유류)로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회사들에게 2024년까지 자신들이 생산하는 총발전량의 10%는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바이오매스(Wood Chip, Wood Pellet, PKS, RDF, RPF)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높은 과징금을 내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게 RPS 제도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회사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여 발전하든가 아니면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발전하는 회사들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구입해 RPS를 이행할 수 있다.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한 발전은 시설할 수 있는 부지의 한계가 있어 발전회사들이 2024년까지 RPS 10%를 충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설비를 대규모로 건설하여 RPS 제도를 이행하려 한다.


2016년 우리나라의 석탄과 유류로 발전한 총 전력생산량은 219,838GWh로 그 10%인 21,983GWh를 태양광으로 발전하려면 약 5천만 평(서울시 면적의 1/4이 넘는 규모)의 부지가 필요하다. 화석연료 발전회사들이 2024년까지 총발전량의 10%를 태양광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다.


▲ 전남 나주 대도저수지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따라서 발전회사들은 소규모 태양광발전을 하는 발전 사업자로부터 REC를 구매하는 한편, 바이오매스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직접 지어 RPS를 이행하려 한다(GS EPS 등 민간 발전회사나 동서발전 등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 Wood chip, Wood pellet을 사용하는 발전소를 건설해 이를 신재생 에너지 발전으로 인정받아 RPS를 이행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이 Wood chip이나 Wood pellet의 국내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어 수입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Wood chip을 사용해 발전하던 발전회사나 보일러를 가동해 스팀을 생산하던 업체들이 쓰는 량만 해도 만만치 않아 국내에서 생산되는 Wood chip이나 Wood pellet으로는 신규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산 Wood Chip을 사용해 발전해서 SMP와 REC로 판매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업체들은 SMP+REC(가중치 포함)가 210원/kwh가 되어야 수익이 난다. 현재 SMP가 70~80원/kwh, REC가 120~130원/kwh로 거래되고 있고, Wood Chip을 사용한 발전은 REC 가중치를 1.5를 받고 있다.


따라서 현 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 발전회사들은 kwh당 70원+120원*1.5 = 250원/kwh을 받고 있어 수익이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현재 국산 Wood chip 가격이 3~4만원/톤 수준으로 연료비가 비교적 싸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3년 전만 하더라도 5~6만원/톤이고 REC는 100원/kWh로 그 당시 가격이면 이들 회사들도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수입 Wood chip이나 Wood pellet 가격은 12만원/톤이 넘어간다. 수입에 따른 물류비용 때문에 이 이하로 내려가기 힘들다. 현지에서 항구로 이송해서 선적-해상운송-하역-국내 육송의 과정에 소요되는 물류비용이 거의 고정적이며, 이 물류비용이 수입 Wood chip이나 Wood pellet 가격에서의 비중을 절대적(약 70%)으로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입단가의 차이 때문에 수입 Wood chip이나 pellet을 사용한 발전원가는 국내산 Wood chip을 사용한 발전원가보다 50원/kwh 정도 높아 약 230원/kWh이다.


그런데도 왜 화석연료 발전회사들이 비싼 Wood chip과 Wood pellet을 수입하면서까지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하려 할까? 이 연료들에 REC를 인정해주는데다 가중치도 1.5를 부여하고 있어 화석연료 발전회사들이 RPS 제도를 이행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REC 시세가 120원/kwh 정도니까 가중치 1.5를 곱하면 180원/kwh가 된다. 여기에 한전(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팔아 받는 SMP가 70~80원/kWh를 더하면 실제 판매단가가 250~260원/kWh이 된다. 발전원가 230원/kWh을 상회하게 되는데다 RPS 이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화석연료 발전회사들이 30mw 규모의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하면, 30mw*24d/h*350d/y = 252,000mwh/년 실적을 매년 인정받아 안정적으로 RPS를 이행할 수 있다.


RPS를 이행해야 하는 발전업체 입장에서는 비싼 Wood chip이나 Wood pellet을 수입해 발전원가가 높아져 손실이 나더라도 RPS를 이행 못해 과징금을 무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다.


우리나라 RPS와 REC 제도의 문제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Wood chip과 Wood pellet이 친환경적이라 볼 수 없다


Wood chip과 Wood pellet은 사실 화석연료와 다름없이 미세먼지와 환경물질을 배출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Wood chip은 대부분 폐목을 사용해 만들었고, 산에서 직접 나온 목재를 이용한 임목 Chip은 얼마 되지 않으며, 임목 Chip은 가격도 폐목 Chip에 비해 3배 이상 비싸다.


그러면 왜 폐목 Chip을 많이 사용하고 폐목 Chip 가격이 쌀까? 폐목 Chip의 생산/유통과정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폐목은 대부분 건설 현장의 목재 폐기물과 아파트나 일반 주택 철거 시 나오는 목재 폐기물로 목재 Chip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폐목을 반입할 때 대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기물 처리비를 받는다. 폐목 Chip 생산업체는 생산비와 물류비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매스 발전회사에게 도착도로 3~4만원/톤 정도 싸게 납품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임목 Chip은 산에서 임목을 실어 Chip 공장까지 반입해 Chip을 만들어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폐목 Chip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다. 임목을 구입하는 비용도 들어가야 하고 폐목처럼 폐기물처리비도 받지 못한다. 그래서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업체들은 임목보다 폐목을 이용한 Chip을 절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 폐목 Chip은 석탄 못지않게 다이옥신이나 염소화합물 등 환경물질을 많이 배출한다. 폐목은 일반 가구나 주방 가구, 건물 철거시의 폐목재로 여기에는 페인트, 니스, 접착제 등의 화학물질과 중금속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런 화학물질이 그대로 폐목 Chip에 남아 보일러에서 연소되면서 대기로 배출되거나 잔류물로 남게 된다.

환경물질 배출량도 만만치 않고, 무슨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는지 몰라 관리하기도 힘들어 석탄보다 반환경적이다.


수입산 Wood chip이나 Wood pellet은 그 자체만 본다면 임목으로 만든 것이라 폐목과는 달리 화학물질 함유가 없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운송과정의 에너지 소모량을 고려한다면 친환경 재생에너지라 할 수 없다. 벌채-운송-(Chip공장)-Chip 생산-운송-(항구)-선적-해상운송-하역-운송-(바이오매스 발전소)에 이르는 동안의 운송과정과 생산과정에서 소요되는 B/C유, 휘발유, 중유 등의 화석연료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와 환경물질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국산 폐목 Chip이든, 수입산 임목 Chip이든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소가 이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것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국산 Wood Chip 발전은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문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목과 임목은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연료용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MDF나 PB를 만드는 원료(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자원은 재활용이 우선이고 그 다음 연료로 쓰는 것이 최선인데, 바이오매스 발전소에서 이를 연료용으로 대량 사용함에 따라 가구용 재제(MDF, PB)를 만드는 회사들이 폐목과 임목 구입에 애를 먹게 된다. 실제로 이들 가구 재제 제조회사들이 연료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해 달라고 정부에 시위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폐목과 임목의 공급이 원활해 이 문제가 잠복해 있지만,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이 늘어나 수요가 증가하면 다시 재연될 수 있다.


REC 제도 없으면 다른 연료원의 발전 비해 가격 경쟁력 낮아


국산 목재 Chip의 가격이 사상 최저가(공장 도착도로 3~4만원/톤)인 현재에도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발전원가가 180원/kwh 이상이다. 수입산 chip을 쓰게 되면 230원/kwh이 넘어 가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나 환경단체들은 이 점을 간과하고 있고 전문가들도 탈핵이나 석탄발전 퇴출의 정당성 부여를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무시한다.

우리나라는 Wood chip 발전에 대해 너무 관대하고, REC 가중치를 많이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RPS나 REC 제도 본연의 목적에 역행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원천적으로 수입산 Wood Chip, Wood Pellet, PKS 등으로 생산하는 발전은 REC 자체를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 국산 폐목을 이용한 발전의 REC 가중치도 1.5에서 1로 하향하여야 한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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