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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미북 하노이쇼크, 트럼프 ‘으쓱’, 김정은 ‘참담’, 문재인 ‘몰락’ - 트럼프, ‘2020년 재선전략’이 2차 미북회담을 결렬로 이끌어 - 김정은, '자신만만'에서 '사면초가', '진퇴양난' 김영철 숙청 가능성 - 문재인, '닭쫓던 개', 10분 앞도 못내다본 정보력의 한계 드러내
  • 기사등록 2019-03-01 02:23:20
  • 수정 2019-03-01 08: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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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차 미북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고승민 기자


[트럼프, ‘2020년 재선전략’이 2차 미북회담을 결렬로 이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련한 전술이 돋보인 2차 미북정상회담이었다. 이미 우리 신문이 여러 번 주장한 바 있지만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2020년 재선전략에 어떻게 북한 비핵화를 잘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당연히 ‘과대포장된 나쁜 합의’로는 곧바로 재선가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고 그리 안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벼르고 있는 민주당에 ‘탄핵’이라는 먹잇감을 던져줄 수도 있는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이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노회한 전략가요 트럼프 대통령만큼 선거전략을 제대로 기획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부분 전문가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심지어 공화당까지도 이번 미북회담의 ‘나쁜 합의’를 우려하고 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그 모든 이들에게 ‘회심의 한방’을 먹인 셈이 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역시 트럼프’라는 찬사를 듣게 만들었으며 지지층을 더욱 강고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북회담에 임하는 전략은 이미 스스로 트위터나 발언을 통해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곧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발언도 미국의 소위 전문가들이나 한국의 대부분 언론들이 해설한 것처럼 ‘사실상 북한 핵보유 인정’의 차원에서 말한 것이 아니라 ‘급한 것은 북한’이라는 측면에서 지적한 내용이었다.


대북제재가 더욱 더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시기는 북한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 비핵화 스케줄을 요구한다해도 정작 비핵화 당사자인 북한이 스스로 적극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 스스로 비핵화 일정도 정하고 실질적 비핵화 행동도 하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했던 것처럼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최소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를 포함해 영변핵시설 등 ‘미래의 핵폐기와 사찰’을 마지노선으로 정했었다. 그리고 서로 신뢰가 구축된다면 2020년 대선의 해에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핵무기 폐기 등 ‘과거의 핵’까지 처리하는 것으로 구상했던 것이다.

그러한 일정으로 가야 북한 비핵화 문제를 자신의 재선가도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2차 미북정상회담의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었다.


중요한 것은 ‘결렬’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소득도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스타일이라면 김정은이 열차를 타고 평양을 출발하여 중국 땅을 지나고 있을 때에 스티븐 비건과 북한 대표단과의 이견이나 미합의를 이유로 회담 취소를 통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서 하노이까지 날아간 것은 결렬로 가더라도 북한의 핵위협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에 기꺼이 간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2차 회담까지 진행한 마당에 다시 핵실험을 한다든지 미사일 도발하기도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계속 김정은을 칭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핵실험 안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한 발언도 이러한 배경에 속한다.


결국 회담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손발을 묶어놓을 수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줄 것을 주지도 않으면서 얻을 것은 다 얻은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깨를 으쓱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또한 여세를 몰아 '플랜B'도 준비할 것이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피할 길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


▲ 28일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이 정상회담장을 떠나며 밝은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라 샌더스 인스타그램]


[참담 그 자체, 김정은의 북한행 열차]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하노이까지 열차를 끌고 왔던 김정은은 그야말로 ‘참담’ 그 자체요 진퇴양난일 것이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과 헤어지면서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마음은 지금 복잡하기 이를 데 없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번 미북회담을 통해서 대북제재 해제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 같다. 이미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경협 카드’를 선뜻 내놓은 상황이라 최소한 그것이라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해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의 전 선전매체를 동원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것이다.


그동안의 북한 보도행태를 보면 아주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신속하게 보도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런데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으니 아마도 ‘인민들 볼 낯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있을 김정은이 아니다. 28일 회담 결렬후 하노이 호텔에서 두문불출한 김정은이 무슨 행동을 했을지 짐작이 간다.


아마도 김영철을 비롯한 외교관계자들을 아주 심하게 문책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실패가 아닌 김영철 등의 외교라인 잘못으로 돌리기 위함이다.


당연히 김영철 등의 숙청과 함께 엄청난 회오리가 북한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과 북한 당국이 이번 회담을 아주 낙관적으로 본 배경에는 남측의 문재인 정부도 한몫 단단히 했다. 수 십조를 넘어 100조를 넘어갈 수도 있는 남북경협 카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하면서 미북회담의 불쏘시개를 던진 상황이라 김정은의 북한 당국은 당연히 낙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보인 미북회담 낙관론 등은 김정은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데 대단한 역할을 했다.


김정은은 반드시 그 분풀이를 남쪽을 향해 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민족자주’의 정신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시행하라고 닦달할 것이다. 당연히 ‘외세의 눈치 보지 말고 남북교류 시행하라’고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남쪽은 그러한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미국과의 ‘워킹그룹’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 뒤 상황은 어떻게 될까?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가게 될 것이다. 더불어 북한의 조종을 받는 남측의 종북좌파 세력들의 발호가 더욱 심해지면서 남남갈등도 더 격화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미북정상회담 이후의 김정은 행보는 ‘대략난감’에 ‘진퇴양난’이다. 사방이 꽉 막혀버렸다. 다시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시 미국에 ‘러브레터’를 보내 회담을 다시 하자고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도와줄까? 절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중국의 비핵화 권고까지 김정은이 저버렸기 때문이다.


평양으로 돌아가는 전용열차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김정은의 한숨에 기차 바닥이 구멍나지는 않을 지 궁금하다.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 뉴시스]


[닭 쫓던 개, ‘달의 몰락’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가?]


이번 미북회담의 최대 패배자는 누구일까? 유럽의 어느 신문은 바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라 지적했다. 정답이다.


이번에 확실하게 확인된 것은 미북정상회담의 흐름에 대해 미국정부가 전혀 통보해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결렬 10분전까지도 미북회담의 흐름을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확대회담이 진행되고 있던 오후 2시 10분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실을 찾아 “미북회담 합의문을 본 뒤 공식 입장을 내겠다”면서 “휴지기에 있었던 남북대화도 다시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10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청와대의 정보력과 분석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그뿐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의 성공을 확신하면서 지난 25일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이라는 것을 내 놓았다. 이를 구체화한 내용을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내놓겠다는 말도 했다.


우리 신문은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얼마나 섣부르고 잘못된 것인지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논평]지극히 ‘親北스러운’ 文대통령의 '新한반도 체제' 구상]


우리 신문은 이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구상이 미북회담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술에 오히려 해가 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 비판한 바 있다.


그만큼 정세 판단도 못하는 청와대다. 더불어 미국과의 공조가 그만큼 무너져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것이 대한민국 외교의 현실이고 실력 아니겠는가?


김정은의 4월 답방설도 같은 수준의 실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김정은의 서울 방문은 그야말로 어림반푼 어치도 없는 ‘문재인의 꿈’일 뿐이다. 물론 김정은의 서울 답방 대가를 이미 지불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은의 답방을 이야기하고 종전선언이 곧 이루어질 것같이 말하는 청와대의 현실 인식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에 포위되어 ‘터널비전’화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미래? 이번 미북정상회담으로 인해 몰락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문재인 정권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다.


아마도 28일 미북회담 결렬 이후 청와대는 ‘호떡집에 불난’ 상황이었을 것이다. ‘신 한반도 체제 구상’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대국민 홍보에 나서려 했는데 그 기본 골격이 다 무너져 내렸으니 행사의 기본 방향부터 다 수정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루만에 모두 뒤집어야 하는 청와대, 아무리 ‘행사의 신’ 탁현민이가 나선다고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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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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