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2-05 18:23:47
기사수정
-우리나라 15~24세의 문해•산술능력은 세계 1위인데 노동 참여율은 최하위권인 120위에 그쳐
-비정규직 제로화, 공공부문 81만 증원, 최저임금 인상 등은 약탈/지대추구, 사농공상 등 적폐 강화
-과거 공공 갑질은 군사독재였지만, 지금은 법률과 행정(규제), 사법 분야와 정책,  연금 등의 폭력


“우리나라 15~24세의 문해능력(글을 읽고 쓰는 능력)과 산술능력은 만점인 100점을 받아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나이대의 노동 참여율은 28.1점을 받아 최하위권인 120위를 기록했다. 25~54세 노동 참여율도 세계 101위에 불과했다.”

한국 청년자원 최고, 노동 참여율은 최하

▲ 청년의 노동참여율이 낮은 것은 입시와 군대, 공시 공부와 긴 직장 탐색 탓이다.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아프리카 몇몇 국가 등 광대한 영토, 많은 인구와 자원을 가진 나라들의 가난하고 찌질한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찬 적이 많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은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년 간 세계사의 주역 아닌가).

그런데 남 말 할 때가 아니다. 인적 자원을 국토면적으로 환산하는 어떤 시스템이 있다면 북한과 남한은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같은 대국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측정한 문해 능력과 산술 능력에다가(WEF가 측정도 못한) 변덕스런 기후와 지형이 만들어낸 근면, 억척스러움, 경쟁심, 창의, 열정, 신명 등을 감안하면 가히 인적 자원 대국일 것이다.

그런데 저 영토 대국들이, 후진 정치시스템으로 인해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듯이, 북한과 남한도 그렇다. 조선과 사회주의를 짬뽕시킨 북한이야 논외로 치고, 그 동안 나름대로 잘해온 남한도 조선으로 퇴행하는 조짐이 역력하다.

15~24세 노동참여율이 왜 낮겠나? 당연히 대학 입시와 재학, 군대와 각종 고시공시 공부와 긴 직장 탐색 탓 아니겠는가? 군대야 일촉즉발의 정전체제니까 숙명이라 치고, 대학, 고시공시 공부, 긴 직장 탐색의 원인이 무엇이겠나? 직장계급 사회에서 상민,천민 계급에 속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 아닌가? 공공양반 사회에서 공공양반이 되기 위한 몸부림 아닌가? 그런데 이 놈의 정부는 내놓는 정책(비정규직 제로화, 공공부문 81만 명 증원, 최저임금 인상, 해고 및 성과급 관련 노동부 2대 지침 폐기 등)마다 하나 같이 600년 적폐(국가주의, 가족주의, 약탈주의/지대추구, 사농공상의 서열주의 등)를 강화하는 것 뿐이다.

백낙청 선생이 만든 조어 중에 ‘분단(체제)인식 결핍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훌륭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짜 더 심각한 증후는 ‘조선(체제) 인식 결핍 증후군’이 아닐까 싶다. ‘국가/공공 왕문어발/왕거미줄 인식 결핍 증후군’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 등) 자본 갑질에는 엄청나게 민감하고, 국가/공공 갑질에는 너무 둔감한 ‘공공갑질 인식 결핍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 갑질은 과거에는 군사독재였지만, 지금은 법률 폭력, 행정(규제) 폭력, 사법 폭력, 정책 폭력, 연금 폭력 등으로 나타난다.

분단은 그래도 휴전선도 있고, 핵과 미사일도 쏴대고, 국가보안법도 있고, 병역의무와 40조원 넘는 국방예산도 있고 해서 상대적으로 인식하기 쉽다(자유를 먹고 사는 문학, 예술, 출판 일을 하신 백낙청 선생의 인생 대부분은 이 놈의 분단 폭력에 이리저리 찢기고 밟히는 인생이었을 것이다).

공공 갑질은 합법의 외피를 쓰고 있기에 인식하는 것도 쉽지 않다. 500만 명이 먹을 파이를 250만 명이 해쳐 드셔도 표가 안나고, 한 해 100조 원의 예산 낭비가 일어나도 모른다. 한해 500조 원의 부가가치가 더 만들어질, ‘산업의 황금알 낳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그 사실을 모른다.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거대한 잠재력을 틀어막는 현상에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후진 프레임들의 패악이 크다. 노동-자본 프레임(자본, 시장 주적론), 민족-외세 프레임(미•일 제국주의 주적론), 민주-독재 프레임(친일독재 주적론) 진보-보수 프레임(쌍방 주적론), 명청 교체기 프레임(명=미국, 청=중국)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청년 자원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노동 참여율은 최하 수준이라는 기사를 보니 또 불끈 치민다. 속된 말로 ‘뚜껑’이 열린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31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