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반전 기회, 中배터리 美서 수입 59%나 감소]
미국의 대 중국 관세폭탄으로 중국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그 틈새를 K배터리가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 솔루션이 중국 CATL등 세계적 강자를 제치고 일본과 유럽 업체에서 10조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한국으로서는 경사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15일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년 대비 59%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관세 조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중국산 제품의 수입 감소가 상당 시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틈새를 그동안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키워 온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발표한 무역통계를 분석해 보면, 올 1~2월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액은 2억8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3억8300만 달러와 대비했을 때 24.4%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그리고 출범 직후 대 중국 무역관세 조치 실행 이전인 1월에는 수입액이 전년 대비 14.8%가 늘었지만, 2월 들어 대 중국 압박이 시작되면서 무려 58.8%나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 1위 국가였는데 이젠 그 위치를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은 더욱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1~2월 미국의 전체 배터리 수입은 23.1%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에서의 수입은 줄어들었지만 대신 일본·한국·폴란드 등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이 128%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자체는 오히려 늘었지만, 중국산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 기간 전체 수입액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68.8%에서 42.3%로 줄었다. 그것도 1월달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그나마 그 정도 비율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렇게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울은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이 펜타닐 등을 문제 삼아 중국에 대해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발효한 시점은 지난 2월 4일이었다. 사실 중국산 배터리는 2월 4일 이전에는 28.4%(기존 3.4%+추가 25%)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었는데, 38.4%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당연히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에 막대한 지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더더욱 중국산 배터리의 최대 강점이 ‘가격 경쟁력’이었는데 이러한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산 배터리의 수입은 관세율이 더 높아진 3월부터는 더욱 더 급감하게 될 것이다.
이미 적용되고 있는 38.4% 관세에 지난 3월 10%의 추가 보편 관세를 더하게 되면 48.4%, 그리고 오는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의 품목별 관세까지 더하게 되면 무려 73.4%라는 엄청난 중과세를 적용하게 된다. 자동차용 배터리는 자동차 부품 관세 대상에 포함되고, 대중국 125% 상호관세 대상에선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수출은 아예 차단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중국산 배터리의 퇴출, K배터리에는 청신호]
그렇다면 중국산 배터리가 사라진 시장을 누가 채울 수 있을까? 우선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 모두 일찍이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 공장 등 3곳을 가동하고 있고, SK온은 조지아주에 자체 공장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삼성SDI도 최근 미국 완성차인 스텔란티스와 함께 설립한 인디애나주 코코모 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여기에 추가로 건설 중인 공장까지 완공될 경우 한국 배터리 3사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CAPA)은 6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보편관세가 적용되면서 미국 내로 들어오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중국산 제품의 가격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완전히 날개를 달고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 '신의 한수', 중국 텃밭서 '10조 잭팟']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의 전자업체 음론과 유럽의 태양광 업체 등에서 중국 CATL 등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강자를 제치고 조(兆) 단위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잇달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렇게 한국의 배터리 기업이 세계 제1의 중국을 제치고 유럽과 일본기업으로부터 대형 ESS 계약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역사 역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평판이 문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친 김에 3~4개 정도의 유럽 기업과 추가로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어서 전체 ESS 수주 금액은 10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전자업체 음론에 연말부터 2GWh(기가와트시)가 넘는 가정용·상업용 LFP ESS를 5년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예상키로는 전체 계약 금액은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럽 태양광 업체 F사와도 다음 달 1조원이 넘는 가정용·상업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한 또 다른 3~4개 유럽 업체와도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회사들과의 ESS 공급계약을 모두 합치면 3조~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LG에너지솔루션의 진격은 국내외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기업들은 유럽에서 CATL, 비야디(BYD), EVE 등 중국 업체에 밀려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ESS에는 값싼 LFP 배터리가 주로 들어가는데, 국내 업체의 주력은 삼원계(NCM) 배터리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일찌감치 LFP ESS 개발에 나섰고, 미국 미시간 공장과 폴란드 공장의 전기차 라인 중 일부를 ESS로 바꿨다. 실제로 미시간 공장은 오는 5월 1일부터, 폴란드 공장은 오는 년말쯤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충북의 오창공장에도 ESS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동안 테라젠, 엑셀시오 등 미국 에너지기업들과는 5조원이 넘는 ESS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도약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CATL, 비야디(BYD), EVE 등 중국 강자들을 제치고 일본과 유럽의 거대 브랜드들과 공급계약을 맺기에 이른 것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쾌거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한 물류비를 끌어 내리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ESS 수요처 인근에 생산 기지를 발 빠르게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LG는 미국 수요는 미시간 공장에서, 유럽 수요는 폴란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음론에 공급하는 물량은 중국 난징공장에서 만들게 된다.
현재 예상키로는 오는 5월부터 셀 생산을 순차적으로 실시하게 되면 실적은 10월부터 잡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에 완제품으로 납품하는 시점과 셀 생산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에선 LG의 ESS용 배터리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급상승 예상]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전함으로 인해 한 자릿수로 떨어진 K-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93%였고,. 삼원계 배터리 기반 ESS를 판매한 LG와 삼성SDI 등 한국 업체의 점유율은 6%에 불과했다.
그런데 LG등의 활약에 힘입어 5년안에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30%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는 차세대 ESS용 배터리도 준비하고 있다. 주력은 ESS 전용으로 개발한 LFP 배터리 셀인 ‘JF2’다. JF1 대비 에너지 밀도를 높인 고효율 롱셀 기술을 적용했다. LG는 한 발 더 나아가 에너지 밀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JF3’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관련 팀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JF2와 JF3가 순차적으로 나오면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서 현재 LFP 시장의 최강자인 CATL, EVE, BYD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K배터리가 드디어 순풍에 돛을 달았다.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이 가져온 결과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