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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참혹한 현실, 1개 회사 채용공고에 120만명 지원자 몰렸다! - 중국핵공업집단공사 신입사원 모집에 120만 명 지원자 몰려 - 심각한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 당국은 눈감고 있다 - 미중 관세전쟁, 중국 일자리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
  • 기사등록 2025-04-14 0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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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핵공업집단공사 신입사원 모집에 120만 명 지원자 몰려]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한 회사에서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냈는데 무려 120만명이나 지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중국의 청년 일자리가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중국 내에서도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핵공업집단공사(China National Nuclear Corp)의 봄철 채용에 지원자가 넘쳐나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중국의 국영 원자력 회사의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 120만 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렸는데, 이는 중국 청년들의 일자리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한번 깨닫게 해 주었다”고 보도했다.


RFA는 이어 “중국핵공업집단(CNNC)은 이번에 173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었는데, 지원자수가 무려 1,196,273명에 달했다고 웨이보가 밝혔다”면서 “이러한 발표는 중국 당국이 경제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한 제한적인 일자리를 놓고 수백만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지금 중국의 청년 구직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혹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짚었다.


RFA는 “중국핵공업집단은 자신의 회사에 이렇게 많은 응모자들이 모였다는 것을 자랑하려 한 듯 하지만 실제 중국 내에서는 120만명에 가까운 응시자들이 모였다는 소식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심지어 이 소식을 듣고 ‘조롱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울분을 토하는 네티즌도 있었고, 이번에 또 소수의 합격자만 그 회사에 들어 갈 것이기 때문에 또다시 엄청난 수의 실패자들을 양산하게 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심각한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 당국은 눈감고 있다]


중국핵공업집단의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나타났지만 지금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은 그야말로 심각하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전체적인 고용시장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청년(16~24세)의 실업률은 1월 16.1%였고, 2월에는 이보다 상승한 16.9%였다. 이것도 지난 2023년 6월 이후 통계 산정 방식을 바꾸었음에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청년 실업률은 21.3%로 최고 수치를 찍었는데, 이에 당국은 돌연 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학생을 실업률 수치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실업률 수치를 발표했다.


그렇다고 새로 개선된 중국 당국의 실업률이 현실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말들이 참 많다. 1주일에 한시간만 알바를 해도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 식으로 계산을 했음에도 청년실업률은 계속 상승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평균 11.9%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의 청년 실업률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팀은 지난 2023년 7월, 당시 기준 중국의 16∼24세 청년층의 실제 실업률은 46.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장 교수는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족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을 합친 청년이 1천600만명에 달한다”며 “이들을 실업자로 포함하면 3월 중국의 실제 청년 실업률은 46.5%로 당국이 발표한 19.6%를 훨씬 웃돈다”고 밝혔다.


장단단 교수팀의 실업률 통계가 상당히 신뢰성이 있는 것은 국가통계국 발표를 봐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장 교수팀이 중국내 청년 실업률이 46.5%에 달한다고 발표할 당시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청년 실업 상황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16∼24세 청년 인구는 총 9천600만 명이며, 이 중 3천200만 명이 노동 인구이고, 6천400만 명은 비노동 인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노동 인구 가운데 4천800만명은 학업 중인 학생이고, 1천600만 명은 탕핑족이나 캥거루족 등 취업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국가통계국은 이어 “학업이나 취업 준비 공부를 하느라 일할 의사가 없거나 가사일을 하며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은 '비노동력'으로, 실업 인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일자리를 원하는 노동 인구 3천200만 명 가운데 630만 명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 상태”라고 설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탕핑족이나 부모에 의존해 생활하는 청년 대부분이 심각한 취업난 때문에 구직을 포기한 상태로, 언제든 기회가 되면 노동시장에 복귀할 의사가 있기 때문에 노동 인구에 속하고, 이럴 경우 중국 청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실업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연한 지적을 한 것이다.


장 교수는 “중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는 2020년 이후 3년간 지속한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의 영향으로 소비와 기업 경영 환경 등 경제 전반이 타격을 받은 데서 기인했다”면서 “청년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대학 졸업자들이 고용이나 급여 등 처우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뒤 더 나은 직업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경제 회복을 가속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관세전쟁, 중국 일자리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


문제는 중국의 청년 일자리 상황이 앞으로 더욱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RFA는 “그리안해도 중국내 취업 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중간 관세전쟁은 지금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시사평론가 왕젠은 RFA에 “지금 중국의 대졸자 취업률은 30%에도 이르지 못한다”면서 “올해는 미중간 관세전쟁까지 겹친데다 중국 경제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대학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학자 시 링도 RF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관영 언론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을 끊임없이 그려왔지만, 중국핵공업그룹의 봄철 채용 수치는 이러한 주장과 직접적으로 모순되며, 경제 낙관론이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中, 연애-결혼-내집-출산 포기 ‘4不청년’ 증가]


이렇게 심각한 중국의 청년 일자리 문제는 너무나도 많은 사회적 불안과 함께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중국에서 이른바 ‘4불(不)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4불 청년’은 연애·결혼·내 집 마련·출산을 안 하겠다는 청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미래에 대한 확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치하의 강력한 사회통제가 젊은 층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中선 취업난에 흔한 '오버스펙' 사회 문제화]


이렇게 중국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려워지자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들이 식당 직원이나 비정규직 등으로 일하는 ‘오버 스펙’(해당 직업에 비해 자격 초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국의 BBC는 지난 1월 4일, “중국은 물리학 석사 학위 취득자가 고등학교 잡부로 취직하고, 철학 전공자가 배달 기사로 일하고, 명문 칭화대 박사 학위 소지자가 비정규직 보조 경찰에 지원하는 나라가 됐다”고 보도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실제로 B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계적 명문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재무학 석사학위를 받은 우단(29)씨는 현재 상하이의 한 스포츠 부상 마사지 클리닉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우씨는 홍콩 거주 당시 선물거래회사에서 재직한 적도 있었으나 상하이에 돌아온 뒤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육체노동을 선택했다. 우씨는 “석사 과정 동창 중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시립대 장쥔 교수는 “중국 본토의 구직 상황이 매우 어려워 많은 젊은이가 기대치를 완전히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 '역대최악 취업난' 속 국유기업 '대물림 채용' 기승]


이런 가운데 중국 국유기업들이 간부의 자녀나 친인척을 채용, 자리를 대물림하는 이른바 '근친 번식' 관행이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매체인 중국경제망은 “산둥 등 여러 지역의 연초(담배)전매국은 최근 올해 대학 졸업생 채용 공고를 내면서 '친족 채용 회피' 규정을 발표했다”면서 “채용에 나서는 조직의 간부와 그 배우자의 직계 혈족이나 3대 이내 방계 혈족, 가까운 인척은 응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경제망은 이어 “이는 국유기업들이 관행처럼 간부의 자녀나 친인척들을 채용, 자리를 대물림하는 '근친 번식'을 막기 위한 조처”라면서 “그러나 이런 채용 규제는 새로운 조처가 아니며 오히려 국유기업들의 자리 대물림이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경제망은 “국유기업 간부와 친인척 관계인 것을 감추기 위한 이력서 위조, 특채와 같은 우회적인 채용 등은 규제를 빠져나가는 흔해 빠진 수단이 됐으며, 여전히 국유기업들의 공정한 채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서로 다른 국유기업 소속 간부들이 상대방의 자녀나 친인척을 맞채용해 '품앗이'하는 수법도 새롭게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문제, 시한폭탄 될 수도...]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청년실업자 문제가 사회문제화되면서 중국공산당 체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애국주의, 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나 중국공산당 최대 지지층이 된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자)’가 경제위기 앞에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지난 2022년의 백지시위와 같은 불쏘시개가 만들어질 수만 있다면 이들은 언제든지 반 공산당, 반 시진핑 세력으로 돌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당국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이들 세대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시진핑의 중국공산당이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들면서 발생한 일이라는 점에서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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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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