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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또 군부 대숙청, 뿌리부터 흔들리는 인민해방군 - 또다시 ‘軍 반부패 투쟁’ 강조한 시진핑, 숙청작업 확대 - 대대적인 군부 숙청, 중국군이 흔들린다! - 시진핑은 불안하다!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 기사등록 2024-06-21 0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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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軍 반부패 투쟁’ 강조한 시진핑, 숙청작업 확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또다시 군부의 부패 척결을 촉구하며 대대적 숙청을 예고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엄명이 10년만에 열린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회의에서 중국군의 ‘절대 충성’을 강조하면서 나왔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0일 1면 전체를 할애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7∼19일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에서 중앙군사위 정치공작회의를 주재했다”면서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군의 ‘절대 충성’을 강조하면서 반부패 투쟁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군 통수권자인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현재 세계 정세, 국가 정세, 당 정세, 군사 정세가 모두 복잡하고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우리 군은 복잡한 정치적 시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치건군(政治建軍·정치적으로 군대를 세우는 일)’을 끊임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毛澤東)의 발언을 변용해 “당의 힘은 조직에서 나오고, 군대의 결속력과 전투력은 조직에서 나온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군대에는 부패한 요소가 숨을 곳이 없어야 한다”면서 “이념, 규율, 윤리, 도덕성 등의 분야에서 드러난 군의 뿌리 깊은 문제가 있는 바, 모든 계층의 관리들은 이러한 문제를 뿌리부터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번 중앙군사위 정치공작회의가 지난 2014년 푸젠(福建)성 구톈(古田)에서 열린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작심하고 군부를 향해 칼을 빼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 주석은 특히 군 부패 문제와 관련해 “확고부동하게 청렴 기조를 견지하고 당 위원회와 기율검사위원회의 감독책임 강화 등을 통해 반부패 투쟁의 깊이와 폭을 확대할 것”이라며 “부패가 자랄 수 있는 토양과 환경을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반부패 투쟁을 강조함에 따라 군에 대한 숙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대적인 군부 숙청, 중국군이 흔들린다!]


시 주석의 대대적 군부 숙청 예고가 놀라운 것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수족이나 다름없었던 12명 이상의 고위 장군과 방위산업체 간부들을 숙청한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었는데 또다시 시 주석이 군부의 부패를 거론하면서 숙청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진핑의 이러한 강성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안보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교수인 M. 테일러 프래블(M. Taylor Fravel)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민해방군은 지난 몇 년 동안 최고 수준의 부패 스캔들과 숙청에 시달려왔다”면서 “이러한 숙청의 이유가 무엇이든, 이 상황은 당의 인민해방군의 무력통제 여부와 당에 대한 인민해방군의 절대적인 충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일러 프래블 교수는 이어 “(시 주석이 군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 군대가 형편없는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해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면서 군부를 다그칠 필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 군부의 무능력이 부패로부터 기인된 것처럼 중국인민해방군 역시 같은 구조를 겪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패한 군대는 전장에서 지리멸렬할 수밖에 없고, 당연히 패배를 부를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시진핑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시진핑의 발언 가운데 두 가지 키워드, 곧 ‘부패’와 ‘당에 대한 충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금 중국인민해방군의 현주소와 함께 군부를 바라보는 시진핑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재, 시진핑 발언의 첫 번째 키워드인 ‘부패’란 한마디로 지금 중국 공산당이 감독하는 인민해방군이 생각보다 훨씬 더 부패의 늪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진핑은 집권 10년 기간 내내 중국내 부패를 일소하겠다면서 부패청산 작업을 해 왔지만 사실 군부내 부패와 관련된 숙청은 최근들어 집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민해방군내 부패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다는 것이고, 또한 부패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임을 시진핑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시진핑 집권 초기때만 해도 시 주석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군부내 지도자들을 친 시진핑 인물로 교체하면서 서서히 군부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러한 시진핑 인맥들이 군부내 핵심 권력을 차지하면서 부패는 더 극심해졌다는 것이다.


더더욱 부패 문제가 심각해진 요인으로는 중국인민해방군의 통제를 공산당이 하고 있어서다. 이는 필연적으로 부패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니 시진핑 입장에서는 대놓고 칼질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방치하다간 우크라이나에서 무기력하게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군과 같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면서 군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다는 것이다.


사실 시진핑 주석이 군부의 부패 관련 메시지를 낸 곳이 중국 공산당 혁명 성지로 불리는 옌안시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옌안시 일대는 1937년 8월부터 1947년 3월까지 중앙군사위 주둔지였고, 이곳에서는 대장정(大長征) 시절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1938년부터 1943년까지 5년간 살던 토굴도 보존돼 있다.


이러한 혁명의 성지에서 시진핑이 그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한마디로 공산당의 초심으로 돌아가 혁명을 하는 마음으로 군부의 부패를 일소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군부 개혁에 공산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자기 혁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당에 대한 충성’이다. 사실 말이 ‘당에 대한 충성’이지 속마음은 ‘시진핑에 대한 충성’일 것이다. 그렇다면 군부의 부패를 말하는 상황에서 왜 ‘충성 강화’라는 말을 꺼냈을까?


이는 한마디로 군부의 일체화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군부의 시진핑을 향한 충성심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미 전 국방부장이었던 리상푸에게서도 드러났지만 그렇게 시진핑 충성파로 비쳐졌던 인물이 뒤에서는 부패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것은 아마도 시진핑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시진핑은 그것이 바로 ‘충성심 결여’라고 본 듯하다.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그만큼 겉따로 속따로 돌아가는 모래성같은 조직이라고 시진핑이 판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부는 충성심이 없다면 그것은 사실상 존재 의미가 없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군부는 누구를 향해 충성심을 발휘해야 하는가? 우리의 통상적인 생각으로는 국가요 국민이다. 그러나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당(黨)’이다. 인민해방군이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공산당의 군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군은 공산당에게만 충성하면 된다. 그렇게 공산당에 충성하는 것은 공산당 지도부가 원하는대로 하면 만사가 형통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공산당 간부에게만 충성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군대에게 국가 수호는 뒷전이다. 감시하는 자도 아예 없다.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우리는 러시아의 군대를 통해 군부의 부패가 군사력을 얼마나 무너뜨리는지 두 눈으로 확인했다. 그런 이면을 똑똑히 목도한 시진핑은 군부를 바라보며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은 불안하다!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옌안에서의 중앙군사위 정치공작(업무)회의를 시진핑 주석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옌안에서의 회의를 지시하면서 “우리의 뿌리를 찾기 위함”이라 말했다고 한다. 공산당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인데 그러한 초심으로 돌아가 중국 군부를 다시 리셋해보자 하는 마음이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시진핑 자신도 군부의 혁신에 대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진핑은 군부의 혁신을 왜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까? 이미 이권으로 얽히고 섥힌 군대를 그야말로 인민의 군대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군대가 제대로 바로 서려면 공산당의 군대가 아니라 인민의 군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중국 체제의 기본 틀을 바꿔야만 한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공산당의 엄청난 이권이 걸려있는 군부를 공산당 조직이 시진핑의 손에 내 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군부의 개혁이나 혁신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인민해방군의 강군화 역시 쉽지 않은 길임을 말해 준다. 아무리 최신의 무기들이 즐비하면 뭐하는가? 그 무기들이 그야말로 부패 구조위에 서 있다면 한마디로 백사장의 모래알들 아닌가?


시진핑은 이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CMC) 부위원장인 장위안과 허웨이둥 등 인민해방군 수뇌부에게 “부패를 낳는 토양과 조건을 근절하여 강한 군대를 건설할 것”을 요구했다. 시진핑은 또한 “인민해방군이 현재 ‘복잡하고 복잡한’ 정치적 시험에 직면해 있으며, ‘새로운 유형의 부패와 숨겨진 부패를 처벌하기 위한 시스템을 강화하고 부패한 사람들이 군대에 숨을 곳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는 날이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민해방군을 향해 부패와 숙청, 그리고 충성을 군 통수권자인 시진핑이 말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군부를 바라보는 시진핑의 불만과 불안, 그리고 무기력함까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시진핑 주석이 지금 시점에서 군부의 부패를 말하며 숙청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엄청난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설파했다. 이것이 중국인민해방군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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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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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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