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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연이은 실종과 숙청, 이것이 중국이다! - 전직 CCTV의 유명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 수개월째 실종 -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국, 스포츠계 쑥대밭 - 시진핑판 문화대혁명, 지금 진행중
  • 기사등록 2023-10-17 00: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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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또 실종 바람. 숙청도 지속]


중국에 또 유명 인사들의 실종바람이 불고 있고 동시에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한 숙청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만큼 중국 사회가 혼란스럽다는 것이고 공포 분위기를 통해 통치 기강을 확실히 잡겠다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차이신 등 중국 현지 매체는 지난 14일 “전직 중국중앙TV(CCTV)의 유명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가 수개월째 실종됐다”면서 “그의 지인들은 그가 수개월째 실종된 상태이며 전화 연결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2위에 CCTV의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며 명성을 얻었던 돤쉬안(段暄已)의 실종 소식이 올랐다.


이어 그가 지난 4월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아 낙마한 류아이제 전 국가체육총국 올림픽 준비판공실 주임의 부패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가 류아이제에게 뇌물을 건네고 작년 2월 열렸던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사업의 하청을 받아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 현재 거론되는 내용이다.


중국에서 유명 인사들이 사정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르게 되면 일단 상당 기간 연락이 끊긴 뒤 뒤늦게 부패 혐의가 공개되곤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돤쉬안은 1972년생으로, CCTV의 스포츠 프로그램인 '천하 축구', '챔피언 유럽' 등의 진행을 맡았으며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축구 경기 해설위원으로도 활약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또한 2007년 천하축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상의는 양복을 착용했지만, 하의는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다리 노출 사건'이 이슈가 돼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2015년 CCTV를 떠나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아들 왕쓰충이 실질적인 오너인 스포츠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사업가로 변신했으며, 2016년 6월부터는 온라인 스포츠 방송 진행자로도 나섰다.


중국은 최근 들어 이른바 부패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스포츠계의 부패문제다. 작년 11월 리톄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조사로 촉발된 축구계 사정 작업으로 축구협회 전현직 주석과 서기 등 거물 13명이 자리에서 내려왔다.


또한 전현직 축구계 거물들이 줄줄이 낙마했고, 스포츠 분야를 총괄하는 국가체육총국의 두자오차이(杜兆才) 전 부국장이 지난 8일 부패 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을 받기도 했다.


두자오차이는 중국축구협회 당 위원회 서기,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작년 4월부터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중국 체육계 거물이다.



경제인들의 실종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구리 무역 회사인 마이케(Maike)의 허진비 창업주가 회사와의 연락이 두절됐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정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케라는 회사는 최근까지도 중국의 구리 수입량의 4분의 1을 감당할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였기 때문에 그의 몰락은 중국 경제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명한 정치적 인물로는 친강 전 외교부장과 리상푸 국방부장의 실종도 있다. 그들의 행적이나 소재는 아직도 베일에 휩싸여 있다.


또한 친강 이후에 중국 보건위원회 마샤오웨이 주임도 사라졌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개년 역동적 제로코로나 정책 집행자인 마샤오웨이가 올해 3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면서 “외부에서는 시진핑이 최근 의료 시스템에 대해 강력한 반부패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이로 인한 실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금융계의 거물로 통했던 바오 판(53·包凡, Bao Fan) 차이나 르네상스(華興資本, China Renaissance Holdings) 회장이 돌연 실종됐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를 비롯한 BBC 등의 외신은 “중국 투자은행(IB)인 차이나 르네상스가 ‘바오 판 회장과 연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2월 16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면서 “바오의 실종이 회사와 관련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CNN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휴대전화·SNS 등 연락 수단은 두절된 상태이고, 바오도 회사에 며칠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서 “바오가 반부패 수사 당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실종된 바오 판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상하이 출생인 그는 푸단(復旦)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BI 노르웨이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이후 모건 스탠리와 크레디스위스 소속으로 뉴욕·런던·홍콩을 누비며 비즈니스를 해 왔다.


[실종이 흔한 사례가 되어 버린 중국]


중국은 한마디로 실종공화국이라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언제든 당국에 불시에 불려갈 수 있고, 그 경우 연락 두절이 되면서 실종으로 이어진다. 특히 잘 나가는 기업들이나 중국내 매출 1, 2위를 달리는 거대기업의 수장들도 결코 안심하지 못한다. 중국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연행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17년 1월엔 중국계 캐나다 억만장자인 샤오젠화(肖建华) 밍톈(明天) 홀딩스 대표가 종적을 감췄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과거 거물급 금융인으로 불리며 한때 중국 부호 23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실종 당시 그는 홍콩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휠체어를 탄 채 눈이 가려진 상태로 의문의 요원들에게 납치돼 본토로 끌려갔다. 이때 샤오 회장이 보유한 자산은 6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샤오 회장이 시진핑 주석의 친누나 등 시진핑 가족의 자산을 관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밀 누설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세력에 의해 납치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로부터 5년 뒤인 지난해 상하이 법원은 그에게 뇌물수수, 불법자금 운용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 수수·돈 세탁·주가 조작 등이다. 주중 캐나다 대사관 측은 “캐나다 영사관 직원들이 그의 가족에게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건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엔 카지노·부동산 업계의 큰손인 양즈후이(仰智慧) 란딩(藍鼎) 국제개발 회장이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서 체포된 뒤 조사를 받고 돌아왔다. 블룸버그는 “법률 시스템이 모호한 중국에서 경영진이 실종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회사로 돌아오기도 하고 감옥에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재의 신분으로 중국에 출장갔던 멍훙웨이(孟宏偉)도 지난 2018년 9월 25일 중국으로 출장을 간다면서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의 자택을 나간 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면서 실종됐다. 얼마 뒤 중국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4년의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인터폴 총재직을 사임한 그는 지난 2020년 1월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3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멍훙웨이의 급작스런 체포와 실종, 그리고 구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 배경에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알려져 있다. 멍훙웨이는 2014년 부패 혐의로 낙마·수감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발탁한 인물로, 저우융캉이 시진핑의 정적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인물을 사전에 숙청하는 단계를 거쳤다는 분석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특히 멍훙웨이가 ‘장쩌민(江澤民) 계열’이기도 해 중국 공산당 내에 시진핑의 반대편에 있는 유력 인물의 제거를 위한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 멍훙웨이의 부인인 그레이스 멍은 남편이 체포되자 2019년 5월 신변 위협을 이유로 쌍둥이 아들과 함께 프랑스로 망명해 지금도 프랑스 경찰로부터 24시간 신변보호를 받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도 한때 실종상태를 유지한 바 있다. 마윈은 공개석상에서 당국의 정책을 비판한 뒤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졌고, 마윈의 동태를 아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그러자 심지어 실종설을 넘어 사망설까지 제기되었었다.


그리고 실종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화상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그로부터 넉 달 후에야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 뒤로 마윈은 그가 창업했던 알리바바의 주식을 모두 당국에 넘기면서 회사를 떠나야 했다.


또 다른 실종사건으로 유명한 사례가 바로 판빙빙이다. 그는 2018년 이중계약에 의한 탈세 파문 이후 갑자기 실종됐다. 심지어 그의 탈세를 폭로한 추이융위안 전 CCTV 토크쇼 사회자도 실종설에 휘말렸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판빙빙에 대한 탈세가 폭로된 후, 중국 세무 당국이 그를 체포해 조사를 했고, 결국 판빙빙에 대해 8억8천만 위안(1천500억 원)에 달하는 세금과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판빙빙이 실종 이후 얼굴을 드러낸 것은 거의 8개월 만이었다. 역시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 있다.


[시진핑판 문화대혁명, 지금 진행중]


스스로 제2의 마오쩌둥이 되기를 원하는 시진핑은 마오쩌둥이 행했던 바로 그 2023년판 문화대혁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뉴요커는 이미 지난 2018년에 시진핑(習近平) 주석 아래 중국 공산당의 ‘문화대혁명 회귀설’을 제기한 바 있다. 뉴요커는 시진핑의 문화대혁명 회귀는 한마디로 “국가 이미지보다 중국 내 정치적 안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국내외 이미지보다는 공산당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제기하는 인권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중국 공산당 체제에 걸림돌이 된다면 누구라도 인신을 구금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공산당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그 어느 누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포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수많은 중국인들의 실종사태는 결국 '찍히면 사라진다'는 공포 통치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담아 한 미국인이 책을 썼다. 제목이 ‘실종 인민공화국’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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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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