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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대대적 숙청작업, 호랑이 사냥도 다시 시작 - 中공산당 사정기구, 내부감찰 돌입, 대대적 부패와의 전쟁 - 시진핑 집중영도체제에 걸맞지 않는 파벌들 모두 제거 - 영구집권을 위한 권력 강화, 권력층내 반시진핑파 제거
  • 기사등록 2023-03-18 13: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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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산당 사정기구, 내부감찰 돌입]


중국 공산당의 최고 사정기구가 내부 감찰에 돌입하면서 대대적인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국 공산당 최고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가 지난달 당 간부에 대한 감독 기능 강화를 목표로 내부 감찰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중앙기율위에서 이를 담당하는 관리 차오춘샤는 올해 내부 감찰 의제에는 당에 충성하지 않고 부정직한 표리부동한 자들을 엄중히 조사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한 감찰 대상으로는 간부와 관리 모두가 포함되며, 이번에는 중앙기율위가 무관용의 태도를 보일 것이고, 충성스럽고 청렴하며 책임감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전국적으로 내부 감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이번 대대적 감찰작업과 관련해 “시 주석이 집권 후 부패 사냥에 집중했지만, 중앙기율위가 내부 감찰 캠페인을 전면적으로 벌이는 것은 시진핑 주석이 당 총서기가 된 2012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리시 당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달 내부 감찰 캠페인을 개시하면서 “중앙기율위부터 권력남용을 하지 못하도록 감찰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전국의 간부와 관리는 조직을 바로잡고 정화하고 동시에 내부의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만적인 이들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방법과 가장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면서 “충성스럽고 깨끗하며 책임감 있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내부의 위반을 눈감아주지 않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기율위에 내부 통제 구조 강화를 촉구하며 간부들을 엄격히 다루고 부패 관리를 처벌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부패 공직자 처벌 강화작업도 병행]


중국은 사정기구 감찰에 이어 부패 공직자에 대한 처벌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 92명을 부패 등의 혐의로 처벌했다”면서 유력 차기 지도자로 꼽혔다가 낙마한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 서기를 소환하며, 부패 공직자에 대한 처벌을 강조했다.


쑨정차이는 중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2017년 10월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수 주일 앞두고 당 중앙위원직에서 해임된 데 이어 '솽카이'(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았으며, 약 1억7천만 위안(약 288억 원)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2018년 5월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최고인민법원은 아울러 자오정융 전 산시성 당 서기,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 왕리커 전 장쑤성 정법위 서기, 푸정화 전 사법부장, 류옌핑 전 기율감찰위 국가안전부 주재 기율검사·감찰조 조장 등의 이름도 일일이 거명하며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라이샤오민 화룽자산관리 전 회장에 대해서는 사형을 집행했다고 소개했다. 라이샤오민은 뇌물 17억8천800만 위안(약 3천억 원)을 받고, 중혼(여러 상대와 혼인)한 혐의로 기소돼 2021년 1심과 2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최고인민법원은 그러면서 “당 중앙은 부패가 있으면 반드시 처벌하고, 탐욕이 있으면 반드시 숙청한다는 굳은 결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8번쨰 호랑이사냥, 충칭시 고위직 낙마]


이렇게 대대적인 사정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충칭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정훙 전 부주임이 사정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했다. 이른바 호랑이 사냥이 재개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부패한 전·현직 고위 관료에 대한 사정을 호랑이 사냥이라고 부른다.


중국 기율·감찰위는 16일,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정 전 부주임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경청년보는 “정훙의 낙마는 올해 들어 사정 당국의 8번째 '호랑이 사냥' 사례이자, 양회(兩會) 이후 첫 번째 사례”라면서 “1955년생인 그는 충칭 출신으로, 충칭에서만 공직 생활을 하다가 2015년 충칭시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주임에 오른 뒤, 2018년 1월 퇴직했으며 은퇴 5년여가 지난 뒤 뒤늦게 사정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런데 북경청년보는 “정훙 부주임이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와 업무적으로 교집합이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북경청년보가 언급한 보시라이는 2013년 부패 등의 죄목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기 전까지 차기 대권을 놓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경쟁한 정치적 라이벌이었으며, 쑨정차이 역시 중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혔었다. 이는 정훙의 숙청 역시 이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3기가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재개하는 이유?]


중국에서 보통 대대적인 사정작업을 들어갈 때는 시진핑 주석의 통치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세우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번에 실시되는 초 대규모 사정작업은 상당히 특이하다. 사정의 칼날을 쥐고 있는 감찰부서부터 전면적 사정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렇게 대규모로 권력의 핵심부부터 정리를 하겠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중국에서 중앙기율위 같은 감찰기구에는 시진핑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파벌들도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시진핑 3기가 출범하면서 이른바 시진핑 일파라 말하는 ‘시자쥔’외에는 사실상 권력 핵심부에서 다 내쳐진 상태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계파 분배를 통한 집단지도체제라는 관례를 완전히 깨버린 것이라 당연히 반 시진핑의 반발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대숙청 작업을 개시하면서 부패 공직자에 대한 처벌의 대표적인 예시로, 쑨정차이 전 충칭시 당 서기를 소환하고, 동시에 쑨리쥔 전 공안부 부부장, 왕리커 전 장쑤성 정법위 서기, 푸정화 전 사법부장 등을 거론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암시를 던져준다.


사실 반시진핑파가 그동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중국의 공안 또는 감찰기구 등이었다. 그래서 시진핑은 그동안 이들 핵심 사정기구 안의 반시진핑파 색출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호랑이 사냥을 해 왔던 것이다.


이번에 사정 작업을 하면서 대표적인 호랑이로 낙인찍힌 정훙 충칭시 전 부주임 역시 이미 은퇴를 했음에도 사정대상에 집어 넣었다는 것은 그를 우두머리로 하는 영향권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을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시진핑의 사정작업은 그동안 반시진핑파의 핵심들이 포진했던 지방정부들을 샅샅이 뒤지면서 시진핑을 대적할 수 있는 인물들의 수족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보시라이가 충칭 서기를 맡기 전 다롄시장, 랴오닝 성장 등을 지내 그의 정치적 기반으로 인식된 랴오닝성에서는 2021년부터 2년간 전·현직 공안청장 출신 5명을 포함해 7명의 고위 관료가 줄줄이 낙마해 어느 지역보다 사정 한파가 매섭게 몰아쳤다.


그렇다면 정훙 충칭시 전 부주임이 사정대상으로 들어간 것도 결국 시진핑 주석 3연임의 집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보시라이와 쑨정차이 잔존 세력을 척결하기 위한 포석이라 단정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반시진핑파의 척결을 어느 정도 범위까지 확대할 것인가의 여부다. 이번 시진핑 3기의 특징은 반시진핑파는 더 이상 권력 핵심부에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동시에 시진핑 주석에 저항할 생각조차 아예 하지 말라는 엄한 경고를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번 대대적 사정작업의 최종 목표는 시진핑 1인자를 기점으로 한 강력한 권력피라미드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하겠다는 것이고, 이러한 피라미드에 흠집을 낼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을 아예 솎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진핑 3기는 아마도 제2인자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동안에는 시진핑 주석이 1인자라면 총리가 2인자로서 상당한 권력을 행사했고, 또 경우에 따라 시진핑을 대신해 일부 권력을 행사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일들이 없어질 것이다. 모두가 ‘오직 시진핑 1인 지배체제’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걸림돌이 되는 자가 있다면 단호하게 숙청하게 될 것이다.


이번 양회를 통해 시진핑 권력 기반을 재정비한 것은 앞으로 시진핑 외에는 어느 누구도 최고 권력을 꿈꾸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대외적인 이유로 미국과 맞서기 위해 강력한 권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이는 허울에 불과하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대대적인 사정작업은 다시한번 ‘집중통일영도’를 강력하게 다지기 위한 대청소에 들어간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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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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