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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분양 아파트만 6천만채, 공급과잉 후폭풍 직면한 중국 - S&P, “주택 재고 사상 최고치 기록” - 중국의 부동산 위기, “상상 초월할 정도로 심각” - 중국의 공급과잉이 불러온 역풍, 과잉지원은 결국 '독'
  • 기사등록 2024-06-02 0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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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주택 재고 사상 최고치 기록”]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무려 6천만채나 있는 것으로 확인돼 중국 당국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5월 31일(현지시간), “중국 정책 결정권자들은 넘쳐나는 집 재고를 줄이는 것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는 열쇠임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미분양 주택 판매를 위해 다양한 지원 수단을 내놓고 있지만 그러한 부양책들이 성공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이렇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 함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미분양 아파트만 무려 6천만채에 달하며 이들을 정부 지원없이 해결하는데는 최소 4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건설회사들이 더 이상 아파트를 건축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문제는 이렇게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아파트들이 엄청나다보니 집값의 하락속도가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더욱 줄어들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는 또다시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불러오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미분양 아파트의 존재가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베이징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지방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살 수 있도록 3000억 위안(약 57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또한, 각 도시에 최소 계약금과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낮춰 구매자를 유인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부동산 시장 위기를 끝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이와 관련해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부동산 애널리스트 제이 라우는 “중국의 주택 재고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최근의 부동산 정책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 “상상 초월할 정도로 심각”]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1) 인기 도시마저 ‘미분양 늪’에 빠졌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IC; China Real Estate Information Corp.)에 따르면, 중국내에서도 그나마 시장 회복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4개 주요 도시에서도 4월 기준 신규 주택 공급이 모두 팔리려면 약 27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7년 만에 가장 긴 기간이다.


이를 미국 주택부의 통계와 비교하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신규 주택 공급량은 약 9개월분에 불과하다. 그만큼 중국의 주택 재고 압력이 크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상하이·선전·광저우 등 소위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3대 도시들은 주택 구매자를 위한 대규모 완화 조치를 시행해 계약금 요건을 낮추고 더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아마도 베이징도 곧 이러한 주택 구매자들을 위한 특혜 조치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IC)에 따르면 베이징은 미분양주택이 가장 많은 도시로 꼽힌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 완화책을 편다고 해서 당장 주택 판매 촉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E-house 중국 연구개발 연구소의 얀 유에진 이사는 “대도시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도 부동산이 안전한 자산이라는 오랜 믿음에 대한 확신을 잃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의 소비자들이 선뜻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게 되고 이러한 부동산에 대한 불신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를 더욱 냉각시키게 될 것이다.


얀 유에진 이사는 이어 “장기적으로 대도시에 대한 주택 구매자들의 신뢰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면서 “하위 도시일수록 미분양 주택 재고가 많지만, 진짜 문제는 대도시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부동산정보공사(CRIC)에 따르면 4월 현재 중국 도시의 약 80%의 부동산 재고 흡수 속도가 '경고선'인 18개월보다 더 길었다. 이는 판매 부진으로 인해 개발업체들이 신규 프로젝트 제공을 자제하면서 신규 공급이 3월 대비 20% 감소했음에도 그렇게 부동산 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 면적 기준으로 보면 문제 더 심각하다!


이러한 넘쳐나는 부동산 재고 문제는 바닥면적을 기준으로 측정·평가했을 때도 심각성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개발업체가 완공했지만 팔리지 않은 주택은 4월 기준 전국적으로 3억9100만㎡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거의 완공돼 분양 승인을 받은 부동산까지 포함하면 재고량은 무려 약 18억㎡로 급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P에 따르면 대부분의 초과 물량이 하위 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5월 17일에 발표된 중국당국의 지원 패키지는 정부 지원 기업이 개발업체로부터 주택 재고를 매입할 수 있도록 5000억 위안(약 95조원)의 신용을 제공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 정도로는 공급 과잉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것이다.


칼 챈(Karl Chan) JP모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정부 지원 인수를 통해 재고를 최적 수준으로 줄이려면 5조 위안(약 950조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BCA리서치의 아서 부다기얀은 수석애널리스트도 “침체한 중국 부동산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 약 5조 위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레이먼드 청(Raymond Cheng) CGS 인터내셔널 대표도 긴급하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최소 1조 위안에서 2조 위안(약 190조~38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지금 중국 정부가 그많은 자금을 어디에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그렇다면 부동산 경기는 더더욱 침체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중국 당국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 정부, 개발자, 은행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관련해 많은 의문들이 생기면서 앞서 시행된 소규모 시험이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로 말미암아 앞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이미 시장의 신뢰도는 별로 없다보니 지금 당장 어떠한 부양책을 내 놓더라도 성공을 기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3) 개발업체 구제도 '산 넘어 산'


중국의 모든 개발업체가 부동산 매입 계획을 활용해 재고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크리스티 헝(Kristy Hung)은 “많은 개발업체가 대출을 받기 위해 보유 부동산의 대부분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자산을 팔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KWG 그룹 홀딩스는 작년 말 기준 보유 부동산의 92%를 대출을 받기 위해 이미 담보로 제공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팔 부동산이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어찌해 볼 방법이 없다.


[중국의 공급과잉이 불러온 역풍, 과잉지원은 결국 '독']


이러한 중국의 부동산 공급과잉으로부터 비롯된 중국 당국의 해결책 마련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19일, “중국 정부가 넘쳐나는 미분양 아파트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새로운 거품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중국의 미분양 주택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모든 가정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로 많다”면서 “중국은 막대한 현금을 투입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주택 버블'을 재점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주택 시장 침체기에는 '판자촌 재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방 정부는 국영 정책 은행의 대출을 통해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여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문제는 '판자촌 재개발 프로그램'이 주택 감소를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주택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개발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2020년에는 정부가 개발업체 부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호황기에는 주택 착공이 완공보다 훨씬 앞섰고, 그 격차는 2019년과 2020년 모두 거의 10억 평방미터에 달했다. 이후 중국의 주택 판매량은 급감했고, 수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파산했다. 그러다보니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아파트를 완공하기에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그 중 상당수는 이미 선분양된 상태였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되었고, 개발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며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의 주택 과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데다가 과잉 지원이 자칫 또다시 주택 버블을 낳을 수도 있어서다.


또 대규모의 보조금을 구매자에게 지급한다고 했을 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또 다른 거품을 불러일으킬 위험도 있다. 시진핑 주석과 그의 경제 고문들은 주택 부문의 과잉 공급을 오랫동안 비난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WSJ의 견해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이끌고 온 중국 공산당의 정책 실패에 대한 수업료를 톡톡히 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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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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