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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특명도 허사, 더 깊은 수렁에 빠진 中부동산 위기 - 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부동산 위기, 갈수록 더 심각 - 중국 당국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부동산 위기 - 부동산회사 도와주다 금융기관까지 부실화 우려
  • 기사등록 2024-03-31 05: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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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에 빠진 중국 부동산 위기, 갈수록 더 심각]


중국 경제를 수렁으로 몰고가고 있는 주범 중 하나인 부동산 위기가 시진핑의 특명에도 불구하고 해결 기미는커녕 더욱 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심지어 중국 당국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들도 실효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위기를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중국 경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한 곳은 실적 발표를 연기했고, 다른 한 곳은 순이익이 기록적으로 감소했다”면서 “이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완화 조짐을 보이기는커녕 심화하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한때 매출 기준으로 중국 최대 주택건설 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은 채무 조정 작업이 복잡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3월 31일 발표 예정이었던 연례 실적 발표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급작스럽게 발표했다.


또한 상장된 부동산 개발업체로는 한때 최대 규모였던 완커(萬果·Vanke)는 지난해 순이익이 46% 급감했다. 이러한 순이익 급감은 1991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으로, 전문가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특히 완커는 정부가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국영회사로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대형은행들에 금융지원을 요청할 정도로 관리를 해 왔지만, 회사의 경영상태가 이렇게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사실 중국 당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어 청산 위기에까지 직면한 헝다(에버그란데)와 비구이위안 등 최근 불거진 중국 부동산업체들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나선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완커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Baa3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추가 하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회사의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이고 국영기업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일부 은행의 부실 대출 급증과 함께 두 대형 업체의 이런 발표는 중국의 취약한 경제와 부진한 소비자 신뢰가 주택 판매에 주는 부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부동산 위기]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있게 생존 가능성을 외쳤던 회사들마저도 존립 위기로 빠져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중국 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특명이 있었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 했기에 중국의 경기 회복에 더욱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현재 참담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적으로 부동산 경기만 하더라도 온갖 부양책을 쏟아냈음에도 지난달에는 신축 및 기존 주택 모두 연간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월의 기존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3%나 하락했는데 이는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런 탓에 신용평가사 피치는 28일 중국 주택시장 전망을 낮췄으며,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 신규 주택 판매 감소 전망치를 이전의 0~5%에서 5~10%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고통스러운 부동산 침체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참으로 당국이 당혹해 할 수밖에 없는 성적표다. 흐름이 당국이 원하던 바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어서다.


그뿐 아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비구이위안과 완커 모두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동종 업체들이 속속 무너지는 가운데 생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했고, 그래서 자신만만해 했었는데 지금 상황은 심각하다 못해 파국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10월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채무 불이행으로 시장을 뒤흔들었고, 완커 또한 채무 불이행을 피하고자 보험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특히 비구이위안의 경우 실적 발표 시한을 지키지 못해 부활절 휴일 이후 홍콩 증시가 다시 문을 여는 4월 2일 거래 중단 가능성이 크다고 회사 측은 공시에서 밝히고 있다. 갈 데까지 간 것이다.


이 회사는 약 1천940억 달러(261조원) 상당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이달에는 처음으로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도 지키지 못했다.


완커도 그렇다. 완커는 지난해 순이익이 122억 위안(2조3천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46% 감소했고, 이는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상대 조사에서 나타난 14% 감소 전망보다 크게 악화한 것이다. 매출도 7.6% 줄었다.


특히 완커는 향후 2년 동안 부채를 1천억 위안(18조6천억원)까지 줄이겠다며 상장 후 처음으로 배당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또다른 주요 부동산업체인 헝다그룹은 더욱 심각하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업체라는 오명 아래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으며 청산 위기로 몰리고 있다.


헝다와 관련해 CNN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헝다그룹의 수익률이 무려 780억 달러(105조 1440억원)나 부풀려졌으며, 이는 중국 사상 최대의 금융사기에 해당된다고 중국 규제당국이 비판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23개 부동산 개발업체 중에서 14곳은 순손실을, 6곳은 이익 감소를 보고했다. 단지 3개만이 소폭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부동산회사 도와주다 금융기관까지 부실화 우려]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로 인해 대형 국영은행들의 재무상태도 악화되고 있다. 이는 부실 대출이 증가하면서 금융부문으로의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베이징 당국은 국영은행들에게 부채 문제를 안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지원하면서 국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을 주도록 지시했지만, 문제는 그러한 지원이 지속될 경우 금융기관마저 부실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금 중국 당국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중국의 주요 금융기관인 교통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동산 부실 대출 비율이 전년도의 2.8%에서 4.99%로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더 큰 경쟁사인 중국공상은행은 주택 모기지 대출의 부실 대출이 9.6% 증가했다. 또한 중국농업은행은 지난해 주택 모기지 대출의 부실 대출이 4.7%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부동산 기업들의 손실, 구제 방법이 없다!]


그런데 정말 중국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손실이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또다른 기사에서 “중국 부동산 위기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미 부채 탕감을 받았던 부동산 회사들마저 또다시 위기에 빠질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그 대표적인 회사가 모던랜드(Modern Land)이다.


그런데 블룸버그가 지적하는 중국 부동산 위기의 핵심은 2021년 중국 부동산 위기가 시작된 이후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총 1,110억 달러(148조 2250억원) 규모의 역내 및 역외 채권을 불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결과가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고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나왔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신규 주택판매까지 지난 2월의 경우 60%나 감소했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관건은 사실상의 국영기업인 완커의 운명이다. 당국이 앞장서서 완커를 살리려고 애쓰고 있는데, 그럼에도 완커가 무너진다면 중국 부동산 경기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단정해도 된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도 지난 25일, “중국의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재정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벌써 3곳의 홍콩 상장 부동산 회사들이 순손실로 수십억 달러를 발표했으며 헝다그룹은 뉴욕에서의 파산신청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그 중 광저우에 본사를 둔 KWG그룹 홀딩스는 2023년 순손실이 190억 위안(26억 달러, 3조 5035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회사의 공지안민 대표이사는 “지금의 위기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주택 구매자들의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중국 전반의 부동산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런 회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말해 중국의 부동산 개발회사들 대부분이 이러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아무리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선다한들 해결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동산 산업이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25% 내외에 달하고 중국인 재산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산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러한 부동산 산업을 다시 살리지 못한다면 중국 경제의 부활도 요원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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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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