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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5-18 16: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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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물소 [Pixabay]


강한 뿔과 육중한 몸집을 가진 아프리카 물소(또는 들소)들이, 몸집은 작지만 강한 이빨을 가진 사자 몇 마리에 쫓겨서 허둥대는 장면을 자주 본다.

가끔 물소들이 사자에게 용감하게 돌진하여 몰아내거나 죽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물소를 비롯한 초식동물은 배고픈 육식동물 앞에서 서로 살기 위해서 몸부침 치고, 결국 차례차례 먹이가 되고 만다.


이 이야기를 현재 남북한의 상황에 적용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라면서 북한에게 비겁하게 평화를 구걸하는 남한의 모습이 사자 앞의 아프리카 물소와 유사하지 않는가?


북한이 오늘 저녁에 간단한 전화통지문을 보내어 내일 회담하자고 하면 우리는 군소리없이 나가곤 했다.

북한이 내일 예정된 회담을 아무런 설명없이 갑자기 취소해도 남한은 불평하나 하지 않은 채 따랐다.


북한이 연합군사훈련이 문제라고 말하자 남한의 국방장관은 당장 연합사령관을 만나서 상의했다.


북한이 태영호 공사를 비난하자 남한의 상당수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그를 비난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추방을 위한 국민 청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말 우리 국민들 중에 그러한 사람들이 있을까라고 할 정도로 북한의 지시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북한이 제멋대로 회담 취소한 후 적반하장으로 남한에게 “엄중사태를 해결”하라고 하자 그에 분노하기는커녕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아내고자 애쓰고 있다.


나는 남북한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보다 남북한 간에 전개되고 있는 이런 양상이 너무 싫고, 부끄럽다.

왜 우리가 사자에게 쩔쩔매는 아프리카 물소처럼 북한에게 쩔쩔매야하는가?


국가의 지도자들이 정상회담을 하면 누가 상석에 앉는지 누가 회담장에 먼저 들어오는지 등 사소한 의전문제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국격(國格)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업신여김을 당하면 국민들이 업신여김을 당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남북대화도 중요하지만, 국격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자존심을 먹고 산다.


비록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한미동맹이 있고, 약하지 않은 60만 대군이 있고, 막강한 경제력이 있다.


사자의 이빨에 벌벌떠는 아프리카 물소가 될 필요가 없다.

제발 당당하게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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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논설위원 박휘락 논설위원의 다른 기사 보기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원장)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국제정치 박사
    미국국방대학교 대학원 국방안보 석사
    2014~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2012~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1978~2009 대한민국 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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