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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황당한 중국, 21세기에 마오쩌둥식 대약진운동 - 산림 갈아엎어 농지만드는 중국, 대홍수 자초할 것 - 21세기에 마오쩌둥식 대약진운동, 어처구니없는 처사 - 식량자급 위해 앞뒤 안가리는 중국, 대만침공 준비 일환
  • 기사등록 2023-05-15 12: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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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갈아 엎어 농지 만드는 중국]


중국에서 지금 그야말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산의 나무들을 다 베어내고 농지로 만들고 있어서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지난 20여년간 산림녹화 사업을 펴왔던 중국이 최근 반전을 맞고 있다”면서 “허난성과 쓰촨성 등 지방정부들이 최근 숲과 과수원들을 평평하게 하고 산비탈의 마른 땅에 쌀재배를 한다면서 벼를 심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중국 당국이 삭량안보를 한다면서 산림을 농지로 개간하는 행위는 농업과학에도 위배될 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실패확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당국은 공권력을 동원해 이를 강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중국의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산림이 농지로 바뀌는 현장 사진 등을 게재했는데, 특히 허난성의 200여 지방공무원들이 앞장서 숲을 통째로 파괴하고, 주변의 호수마저 다 메우면서 농지로 만들고 있는 현장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쓰촨성 청두는 도시주변의 그린벨트를 농지로 바꾼 사례는 어이를 상실하게 만든다. 청두 지방정부는 지난 2017년에 341억 위안을 투입해 16,900km의 티안푸 그린웨이(Tianfu Greenway)로 불리는 생태구역을 조성해 녹지를 만들기 시작해 올해 모든 조성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이 모든 공사를 중단하고 전면적 농지조성사업으로 변환해 약 6,700헥타르의 농지를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들을 보면, 거의 완공되었던 생태공원과 연못 등의 모든 시설들이 다시 황무지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농사를 짓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중국당국은 이를 ‘농업복원사업’이라 주장했지만 네티즌들은 ‘공적자금 낭비’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허베이성 신허현도 조경 목적으로 조성된 13핵타르를 농지로 조성하라고 명령했고, 저장성 항저우 인근의 교외도시인 차오시는 주민들을 아예 통째로 이주시킨 후 농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도시 폐기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이나 토양 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무조건 농지를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불도저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명보도 지난 4월 25일, “중국 당국이 식량 안보를 강조하며 증산을 독려하자 녹화 정책으로 조성한 산림을 훼손해 농지로 개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농지 확보의 레드라인을 엄격히 지키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지방정부들이 산림은 물론 도심 주변 녹화 지역을 농지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대 농촌관리연구센터 뤼더원 연구원은 “남방지역의 일부 마을은 상부의 강요로 수만위안(수백만원)을 들여 황무지를 농지로 개간했다”며 “마을 간부들은 이러다가는 마을이 파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농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황폐화한 산간 지역을 과수원으로 조성하라는 지방정부의 독려에 따라 농민들이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며 “어렵사리 수확할 때가 됐는데 돌연 과수를 베어내고 농작물을 경작하도록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지 개간의 '정치적 임무'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일선 간부들이 무리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당국의 행태에 대해, 독일의 수자원 보존 공학 전문가인 왕 웨이르오(Wang Weiluo)는 VOA에 “중국의 ‘산림을 농지로 되돌리기’ 작업이 상식에 전혀 맞지 않은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 중국에서 왜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시진핑 주석이 ‘식량안보’를 강력하게 제창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규제로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입었던 중국이 역시 미국 의존도가 높은 농산물에 대해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보고 이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농업농촌부는 2023∼2032년 농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재 70% 수준인 자국 곡물 자급률을 8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면서 또한 “중국은 곡물 수입량을 지난해 1억4690만t에서 1억2200만t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구 14억의 대국에서 식량이 자급자족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심각한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미중간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만 침공 등으로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제재를 받게 된다면, 당장 식량안보에 비상이 걸린다. 시진핑 주석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지난해 12월 25일 SCMP는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식량안보가 중국 국가안보의 최고 관심항목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지난해 12월 25일, 시진핑 주석이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농업 강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근간”이라면서 “자기 힘에 의지해 밥그릇을 든든히 받쳐 들어야 한다”며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근년들어 미중전략경쟁 심화 속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식량 안보를 거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세계적 곡물 가격 불안정 및 식량 공급망 불안 상황을 보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서방과의 갈등 심화시에 대비한 식량 안보 및 자급 역량 강화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시 주석이 식량안보를 강조하면서 식량자급자족을 재촉하자, 공산당과 지방정부들 모두가 앞뒤 안보고 식량 증산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일까지 벌어지게 만든 것이다.


[산림 갈아엎어 농지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렇다면 이렇게 산지를 갈아엎어 농지를 만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홍콩의 명보는 “중국이 1998년 양쯔강(揚子江) 대홍수를 겪은 뒤 치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많은 농지에 산림을 조성해왔으나, 식량 안보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20여년 만에 녹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쯔강 대홍수 사건이란 1998년 여름, 중국에 100년 만의 대홍수가 닥쳤는데, 곧바로 수해 현장으로 달려간 총리 주룽지는 물마루가 넘실대는 제방에 올라 ‘캉훙(抗洪, 홍수를 이기자)’을 외쳤다. 중국 총리가 비를 흠뻑 맞으면서 외친 이 한마디에 수많은 인민들이 동원되어 무너지는 제방을 인간사슬로 만들어 지켰다. 그러나 피해는 컸다. 3000여 사망자에 150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 일 직후 억수로 쏟아진 비는 분명 천재(天災)였지만 엄청난 사상자 배후엔 인재(人災)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래 하천 양옆으론 너른 유수지(遊水池)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마구 들어가 밭을 일구면서 유수지가 사라지고 아예 생활의 터전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이면 홍수가 났을 때 당연히 많은 인명 피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 그래서 나온 게 ‘퇴경환림(退耕還林)’ 정책이다. 농지를 물려 다시 숲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전역에 숲을 만드는 사업들이 시작된 것이었다.


그런데 시진핑의 식량자급 지시는 이러한 ‘퇴경환림’을 전면적으로 파기하고 있다. 숲을 갈아 농지로 만드는 ‘퇴림환경(退林還耕)’ 조치가 추진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의 공업화가 추진되면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중국의 농지는 1억1300만무(畝, 1무는 약 200평)가 줄어들어서 현재 19억1800만무 정도로 줄어들었다. 중국 당국은 더 이상 농지가 줄어드는 것을 막고 기왕에 다시 농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작지 확보를 ‘정치 임무’라 규정하고 100억 위안(약 1조9300억원)을 농가에 뿌려 농지 개간을 독려 중이다. ‘퇴림환경(退林還耕)’ 조치도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산림을 농지로 만들었으면 당연히 해당 지역들은 홍수에 매우 취약해질 것이다. 당연히 물난리가 날 것이고, 그 피해는 농민들의 삶의 터전을 집어 삼키게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앞 일이 뻔히 눈앞에 보이는데도 중국 당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산림을 농지로 만드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오쩌둥 당시의 대약진운동이 지금 2023년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마오쩌둥의 설익은 식량 증산 정책으로 재난과 기근을 자초했듯이 시진핑 역시 마오의 그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런 나라가 중국(中國)이다. 그러니 중국이 대국(大國)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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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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